‘저항’못하는 ‘장애인 여성’, 한국 살기 힘들다

지체장애 여중생 집단성폭행 불구속 입건, “어떤 저항을 해야 하나”

대전 지역에서 벌어진 지체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대해, 검찰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19일 밝혀진 지체장애 여중생 A(15)양에 대한 16명의 고교생 집단 폭행에 대해 대전지방검찰청이 불구속 입건 방침을 내린 것.

A양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피의자 B(17)군 외 3명을 알게 됐으며, 피의자들은 A양을 대전 둔산동 한 건물 남자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했다. 이후 B군은 친구들에게 A양의 전화번호를 알려줬으며, 2개월여 동안 모두 16명이 A양을 성폭행 했다.

가해자들에 대한 불구속 방침이 알려지자 학부모와 네티즌은 검찰의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불구속 이유에 ‘피해를 입은 여학생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 ‘성폭행 도중 폭력이 수반되지 않았다’,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였다’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출처: 비마이너]

가해자들은 검찰에서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해자 A양은 가해자가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지적장애와 지체장애까지 가지고 있으며, 성폭행 시 피해자의 ‘저항’역시 지적장애인의 특성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남숙 장애인부모연대 지부장은 1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피해자는 지능지수가 40정도로, 읽고 쓰는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가해학생들이 전혀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또한 피해자는 지적장애 외에도 어렸을 때의 사고로 왼쪽 손가락 네 개가 잘려나가 의수를 착용한 지체장애 3급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하는 피해자는 자기방어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유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남숙 지부장은 “피해자의 경우, 성폭행 상황에서 방어 또는 대처능력을 기대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은 모든 면에서 소극적이며, 그것이 호감인지 성폭행인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 교수 역시 이번 판결이 장애인의 특성 보다는, 지나치게 범죄성립 요건만을 고려했다며 비판했다. 하태훈 교수는 “우리는 흔히 피해자가 저항해야 되고, 폭력이 수반돼는 요건이 갖춰져야 범죄가 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이것은 장애인에 대한 간음죄이기 때문에 그런 요건(범죄성립요건)이 지나치게 고려된 잘못된 구속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비장애인의 경우, 성폭행 상황에서 저항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지적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 2005년 의붓아버지의 지체장애 자녀 성폭행 사건으로, 대법원에서는 폭행, 협박이 수반되지 않아도 장애인에 대한 간음죄가 성립된다는 판례를 남긴 바 있다. 이에 대해 하태훈 교수는 “신체장애나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에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제 별다른 폭행 협박이 없어도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는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대전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13일 오전, 대전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19일에는 대전지검에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대전지방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검찰에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불구속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피의자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 여중생 보호자의 탄원서와 고소 취하서 제출 등의 변경 사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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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장애인 ,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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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이번 사건에 대한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그런데 몇가지 용어를 수정해주셨으면 합니다.
    기사에 '일반인' '정상인'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요. 이는 장애인에게 낙인을 주거나 비하하는 용어로 보아 사용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대신 '비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죠. 수정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