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선생님, 학생들께 간단한 눈인사를 건네고. 수업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교장선생님께 받은 학교 소개 팜플릿을 살펴보았다. 제대로 된 사전 정보 없이 갔던 터라 성인이 된 장애인들의 문맹률이 높다는 글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먹었다. 아니, 성인 장애인 중 초등학교 문턱조차 넘지 못한 사람들이 무려 50%나 된다니!
들은 적도 없었고, 솔직히 말해 관심도 없었다. 항상 남을 향한 비판의식만 뚜렷해, ‘당신들은 약자를 생각지 않니, 관심을 가지지 않니’ 나불대던 입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다.
‘띠리딩동딩~’ 경쾌한 종소리가 ‘여기 학교예용~’ 외치고 있었다. 아, 수업 끝났겠구나. 쉬는 시간 몇 분 만에 빨리 끝내야 하는 인터뷰. 시간이 촉박했다. 얼른 교실로 들어가, 고입과정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시라는 최귀자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
- 처음엔 남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두려웠어요. 건물 간판에 적힌 글 읽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다울장애인학교를 다니면서 생활 속 바뀐 점들이 있다면...
- 여기서 배운 덕에 어딜 가도, 무얼 봐도 아, 저건 저런 글이더라, 아, 저기 무슨 단어가 들어가는구나 알게 되니 답답함이 없죠. 그리고 혼자서 일기도 쓰게 되고,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옮길 수 있으니까. 가장 중요한 건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 학교에 정말 감사해요.
학교 졸업 뒤, 미래에 대해 세운 계획이 있나요?
- 저는 이 학교 들어오면서 세운 목표가 과학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입학하는 것이거든요.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따고, 그 쪽으로 나가 보고 싶어요^^
이 글을 읽으실 독자 분들, 교육청에 바라는 것들을 얘기해주세요.
- 후원자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우리 다 같은 인간이잖아요.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교육의 혜택은 동등하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육청 같은 곳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요즘 매일 아침 학교 오는 게 즐겁거든요. 저희같이 매일 아침이 즐거운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겠죠?
마지막으로 아직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계신 장애인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저는 지금 중학교 3학년 되는 아이가 있어요. 예전엔 제가 모르는 게 많으니 '이게 뭐니?' '저게 무슨 뜻이니?' 물어보게 되고, 사춘기 아이들은 귀찮으니까 짜증을 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제가 물어보기는커녕 영어도 읽을 줄 알고, 대화가 통하니까 우리 아들이 ‘와~ 우리 엄마 대단하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못 배운 아쉬움이 있다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지 말고, 지금이라도 '아, 나 도전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여기 다울학교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어요.
후다닥! 짧고 굵은 인터뷰가 끝나고, 수업 시작 종이 치기 전에 빠져 나오니, 인터뷰하기로 약속돼 있던 이정호 선생님이 마침 바깥 일을 마치고 들어오고 계셨다.
선생님은 장애가 있으셨으나 몸의 불편함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는 훌륭한 분이셨다. 게다가 인터뷰 내내 굉장히 친절하시기까지 하여 서투른 초보 기자는 감동, 또 감동이었다.
![]() |
- 저희 학교는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성인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구요, 성인 장애인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시청, 교육청과의 투쟁 끝에 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성인 장애인들의 대부분이 장애가 있어서 기존의 일반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배움의 적령기를 놓치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을 위해 만들어질 수 있었죠.
어떤 계기로 이곳의 선생님이 되셨나요.
-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의 강사로 강연을 다니다가 이 학교가 만들어질 준비 단계라는 얘기를 듣고 도움이 필요하다 하셔서 저도 같이 힘을 합치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은 좀 진부하지만 없으면 아쉬울 것 같아요. 학생들을 가르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 장애인 분들이 대부분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기 힘드신데, 이 학교를 나옴으로 해서 도움이 되셨다 하는 얘기를 들을 때, 처음 시작할 때 글도 모르시던 분이 이름을 처음으로 쓰셨을 때, 학생들이 하나하나 알아나가실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마지막으로 교육청, 나라에 바라는 것들이 있으시다면, 독자 분들께도 한마디해주세요.
- 전국적으로 장애인 야학은 몇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적으로 ‘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주간에 공부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저희 다울장애인학교가 최초입니다. 다시 말해 이 말은 장애인 분들이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적다는 얘기 또한 되겠죠. 나라의 지원이 좀 많이 늘어나, 아직까지도 혜택을 받지 못한 분들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우리 장애인 분들도 지역사회 속에서 비장애인들과 같이 살아가기가 조금 더 쉽게 되겠지요. 또한 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저희도 똑같은 사람으로서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니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나는 오늘도 힘이 빠진다. 그들의 삶 속에 뛰어들어 본 적도 없고. 얕게 살펴보기만 하는 나마저 힘이 빠지는데, 저들은 어떨까? 그런데...나에게 잘가라 인사하시는 저 선생님의, 만학의 꿈을 불태우는 학생들의 얼굴엔 모두 따뜻한 미소가 가득 담겨 있다. 저 웃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나보다 몇 차원 높은 경지에 이르신 분들인가 보다.
정말이지 머리가 어지럽다. 나는 아직 어리고, 고정된 수입이 있는 성인도 아니니... 은근슬쩍~ 빠지고...어리다는 것을 무기로 염치없이 외치겠다. 어른 여러분~ '울산다울장애인학교' 많은 후원 부탁드립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울산 다울성인장애인학교]
울산 남구 삼산동 1558-8 백솔빌딩 10층(통계청 옆) (T. 052-261-1203)
후원계좌 : 농협)376-01-036112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