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쓰레기남’ 논란과 함께, 연세대가 청소노동자 몰래 업체 입찰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세대가 궁지에 몰렸다. “연대 쓰레기남 보다 연세대가 더 하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지난 13일 오후, 연세대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이 청소노동자와 몸을 부딪쳤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청소노동자가 들고 있던 쓰레기봉투를 짓밟아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은 15일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연대 쓰레기남’이라 칭하며 분노를 표했다. 연대 학생들 역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부끄럽다’며 해당 학생의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대 쓰레기남’ 사건이 발생한 비슷한 시점에서 연세대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세대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연세대가 노조와의 면담에서는 “기존 업체는 변경 없을 것이고, 고용 역시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청소 노동자에게 한마디 통보 없이 업체 입찰 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대 측이 입찰설명회를 계획했던 15일은, 노조와 용역업체가 집단교섭이 잡혀있던 날이었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 총무처에서 작성한 ‘미화, 일반경비용역 입찰 제안서’의 내용은 기존 노조와의 단협을 뒤엎고 노동법을 무시하는 독소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제안서에는 △미화원의 자격은 18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한다 △미화원의 과실 및 비협조 등의 사유로 학교에서 교체를 요구할 시에는 3일 이내에 교체하여야 한다 △학교 사정에 따라 연장근무가 필요할 때는 이에 응해야 한다 △청소경비 업무 외 추가업무 수행(년 4회 교내 전구역 자연보호 활동 및 청소 실시, 조찬기도회 및 연합채플 지원 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대분회는 “이미 2008년 초 연대분회는 학교와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한 정년은 70세가 되는 해의 말일로 한다’고 합의했다”면서 “하지만 연세대 학교당국은 기존의 합의와 용역업체와의 단체협약도 파기하는 입찰 내용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미화원 교체 조항과 관련해서도 “과실, 비협조 등의 모호한 사유는 학교 측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학교가 자의적으로 미화, 경비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연장근무의 강제 역시 노동법에 위반되는 사항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세대 분회 조합원들은 지난 15일, 학교 측을 상대로 항의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항의면담에서 박명석 서울경인공공서비스 지부장은 “연대 쓰레기남은 있어도, 교직원이 폭언, 폭행 당했다는 소리는 없다”며 “학교가 우리 청소미화노동자들을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학생들도 그대로 배우는 것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당국과 노조 측은 면담 끝에 △입찰과정에서 조합원, 학생대표의 참관과 발언권 보장 △현재 노동자의 고용 보장 △업체 변경으로 인한 근로조건 저하 없음 △변경된 업체의 집단교섭 참여와 단협승계를 위해 적극 노력 등의 입장에 합의했다. 또한 연세대 총무팀장은 “입찰 기준단가 상향을 충분히 검토했다”며 “저가, 덤핑 입찰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입찰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이미 연세대가 ‘고용은 문제 없다’며 단언하면서도, 청소노동자를 배제한 채 업체 입찰을 추진했기 때문에 또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여지가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이민정 공공노조 정책부장은 “우선 학교 당국은, 교체되는 업체에 노동자들의 고용과 단협 승계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입찰이 끝난 상황이 아니어서 안심할 수 없다”며 “입찰 제안서의 내용 역시 고치겠다고는 했지만, 다시 나와 봐야 아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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