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는 지난 9일 새벽6시45분경 아산공장 의장부 라인 점거에 동참했다. 1시간가량의 라인점거 결과는 참혹했다. 현대차는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해도 정규직 전환은 고사하고, 10여년을 같이 일한 동료를 폭행하는 판이다. 당일 20여명이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고, 25일간의 파업기간 동안 14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강씨도 9일 회사 관리자, 용역경비에게 끌려나오다 이마가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고, 허리 타박상을 입었다. 관리자들에게 ‘하이바(안전모)로 맞은’ 강씨는 동료들과 아산시 인근 병원으로 바로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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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씨는 회사 관리자, 용역경비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지고, 이마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출처: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
3남매 중 막내인 강씨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9일 저녁에야 소식을 알렸다. 모친에게 ‘병원에 오지 마시라고 해도 기어이 오신다’고 해 속옷과 양말만 부탁했다.
아들을 만나러 다음날 아침10시경 집을 나선 모친은 집 앞마당에서 쓰러지셨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심장마비로 인한 뇌출혈.
“다음날 어머니에게 전화하니까 안 받으시더라고요. 조카가 전화 와서 ‘할머니 쓰러지셨다’고 했어요. 누나에게 물어보니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고 해서 병원으로 갔죠. 9일 저녁 전화통화 할 때도 그렇게 걱정하시더니... 어머니는 지병도 없었고, 건강하셨죠”
강씨는 돌덩이처럼 찬 어머니의 시신과 마주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3일장을 치르며, 13일 선산 작은 무덤속으로 어머니를 보냈다. 하청노동자로 차별받고 살아도, 빠듯한 월급봉투를 알아채도 ‘열심히 살아라’ 말하던 어머니였다. 2005년 노동부가 현대차 1만명 불법파견을 인정하자 사내하청지회(비정규직노조)에 가입해 노조활동을 할 때도, 2010년 대법원 판결로 다시 정규직화 투쟁에 나서도 ‘몸만 다치지 말아라’했던 어머니였다.
“마음이 아파요. 장례식장에 온 친척들이 다른 말 안 하고, 다친 거 빨리 낳으라고 걱정해줬어요. 회사가 원망스러워요. 10년을 일한 나는 정규직이었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위해 싸우죠.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싸우는 거죠... 인터뷰 나중에 했으면 좋겠어요. 말주변도 부족하고...지금은 말이 잘 안 나와요”
시간이 지나고 대화하고 싶다는 강씨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입가에 미소를 잊지 않았다. 그리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아들에게 ‘빨리 결혼해라’라는 모친의 잔소리가 그리워진 듯 몇 마디 덧붙였다.
“아직 결혼도 못하고, 불효했죠. 어머니와 저는 같이 살았거든요. 매일 장가가라고 하셨죠. 자주 놀러가지도 못했는데... 작년에 부모님과 함께 안면도에 2박3일 여행 갔던 때가 떠올라요. 결혼하고, 아들, 딸 낳아서 늦게나마 효도하고 싶어요”
강씨와 같은 부서인 노조 간부 대의원 임00(30대) 씨도 슬픔을 전했다. 임씨 역시 같은날 회사 관리자가 볼트통을 집어던지며 폭행해 머리가 찢어졌다. 어린 두 아이와 아내가 문병오기 전 피 묻은 잠바를 볼까 세탁소에 바로 맡겼단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들에는 다쳤다고 말하지 않았다.
“강00 어머니랑 우리 어머니랑 연세가 비슷해요.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처음에 다른 사람에게 강00 소식 듣고 미안해서 묻지도 못했어요. 강00은 어머니와 농사도 같이 짓고 효자였어요. 얼마나 씩씩하고 밝은데요. 그런 막내아들이 다쳤다고 하는데 밤잠이나 제대로 주무셨겠습니까. 좋은 모습 보시고 가셔야 하는데 안 좋은 모습만 보고... 제가 죄송스럽습니다. 앞으로 이 친구와 정규직 되어서 같이 늙어가고, 서로 위해주며 살 테니까 걱정 없이 하늘나라로 가셨으면 좋겠어요”
눈 내리는 15일 밤 날이 차다. 아산시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사내하청지회가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자 환자복 차림의 임씨와 검은 옷을 입은 강씨가 커피한 잔 마시고 건물안으로 들어선다. 첫 만남부터 미소를 지었던 이들은 조합원들에게 ‘입원해서 미안합니다. 빨리 낳아서 열심히 싸우겠습니다’고 말하며 또 밝게 웃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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