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70% 넘게 찬성하는 ‘평준화’ 놓고 ‘밀당’하나?

경기도교육청, “평준화 철저히 준비했다”...교과부 ‘준비미흡론’ 일축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공약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명.안산.의정부지역 고교 평준화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평준화를 시행하려는 경기.강원도교육청과 이를 가로막는 교육과학기술부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교과부에 이들 세 지역 고교 평준화를 위한 교과부령(교육감이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규칙) 개정을 요청했으나 교과부는 교육청의 준비미흡을 이유로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평준화 지정을 위해 관계 법령이 개정되려면 △학교군 확정 △학생배정 방법 결정 △비선호 학교 해소 대책 등의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21일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기도교육청의 학군 확정, 학생 배정방법, 전형방법 등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가 부족하다며 고교평준화 관련법령 개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설 차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평준화 자체를 찬성하는 것은 의견수렴을 했는데 학군 배정은 이렇게 하겠다, 그 다음에 학생 배정방법은 이렇게 하겠다, 이런 데 대한 아무런 의견수렴절차 없이 최종안을 확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안을 제출을 했기 때문에 이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교과부 입장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타당성 조사 때 학군 및 구역 설정과 학생 배정방법, 비선호 학교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고 최근 협의단을 구성해 유력한 검토안까지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김상곤 교육감 취임직후인 2009년 5월 평준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년 6개월 동안 정책효과 분석, 타당성 연구, 여론조사, 지역순회.도의회 보고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도교육청은 “1년 6개월 동안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교과부의 ‘준비미흡론’을 일축했다.

평준화 시행 시기를 놓고도 교과부와 도교육청의 입장이 엇갈렸다. 경기도교육청은 2012학년도부터 이들 지역에 고교 평준화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교과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2012학년도 평준화를 적용하려면 적어도 3월 말까지 고시하는 입학전형기본계획에 학군설정, 전형방법, 학생배정방법 등을 담아야 하는데 이를 7월에 확정하겠다고 한 것은 ‘전형방법 등 입학전형에 관한 사항은 3월 말까지 확정공고 해야 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8조에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시행령 제78조2항을 보면, 입학전형기본계획의 범위에서 그 실시기일 3개월 전까지 입학전형일시, 원서접수 및 전형방법 등 입학전형 실시 계획을 수립.공고하면 된다”며 “입학전형기본계획에는 입학전형실시권자, 전형 방법, 내신성적 산출 방식 등이 포함되지 학군 설정, 학생 배정 방법 등은 포함되지 않아 관례적으로 7월에 하는데 교과부가 법령을 위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교육청은 “목포.여수.순천은 2004년 2월 개정 부령 공포 후 4월에 학군고시안 의결, 5월 학생배정안 합의, 6월 고입전형 기본계획 공고를 거쳐 이듬해 시행했으며 성남.부천.고양.안양도 2001년 2월 부령 개정 후 3월 말 학군 설정을 고시하고 나서 2002년 시행”했으며 “학군 설정은 부령 개정 이후 부령을 근거로 시행령 제84조2항에 따라 도의회 교육위 의결을 거쳐 확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기피학교 대책에 대해서도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대책, 우수 학생 유출 방지 대책, 과대.과밀 해소 대책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과 이행계획, 재정투자계획을 거쳐 관련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안산과 의정부 사립고 2곳에는 각각 16억 원, 1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이들 학교를 포함, 3개 사립고의 교직원 직무연수와 컨설팅 장학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평준화 시행을 놓고 교과부가 쉽게 길을 터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 의원들은 21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강원 고교 평준화를 위한 교과부령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경기 및 강원도교육청의 6개 도시 평준화 요구를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은 지방자치, 교육자치를 명백히 거부하고 해당 도시 시민의 여망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경기 및 강원도교육청의 6개 도시 고교평준화 요구를 교육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8~9월 경기도교육청이 평준화 도입에 대해 학생.학부모.교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광명 78.3%, 안산 77.1%, 의정부 74.5%가 찬성했고, 지난해 12월 학부모 전화 설문조사에서는 광명 78.3%, 안산 77.1%, 의정부 72.5%가 평준화에 찬성했다.
태그

경기도교육청 , 고교평준화 , 설동근 , 교과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도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