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연대체, ‘신자유주의 세력’ 논란 불씨로 남아

좌파 단체, “민주당도 요즘은 스스로 진보라고 한다”

지난 1월 27일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사업계획으로 통과된 상설연대체 구성이 이르면 2월 중순께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노총은 31일 상임집행위에서 대의원대회 결과에 따라 상설연대체 구성을 해나가고 대의원대회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밝힌 연대연합에 대한 입장을 반영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오는 9일 산별대표자회의에서 “신자유주의 세력과는 연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시하되 사안에 따라 연대, 제휴할 수 있다”는 수정안을 논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애초 상설연대체 구성 논의에 참가했던 좌파단체들이 모두 상설연대체 구성에 참가할 지는 미지수다. 상설연대체 구성 논의 중 가장 논란이 됐던 민주당과의 연대연합 쟁점이 여전히 논란의 불씨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27일 대의원 대회에선 김영훈 위원장이 민주당과의 계급연합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몇몇 단체는 민주당과의 사안별 연대에 대해서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이 민주당과의 사안별 연대 안으로 상설연대체 건설을 추진하면 논의에 참가했던 몇몇 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반면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 과정에서 김영훈 위원장이 상설연대체의 연대 연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계획을 통과 시켰기 때문에 일부 단체들의 반발엔 개의치 않고 갈 가능성도 높다.

김영훈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민주당과 계급연합을 할 생각이 없다. 민주당의 하위개념으로 만들기 위해 1년을 달려온 게 아니”라며 “이전 한국진보연대 가입 건으로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상설연대체의 상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김영훈 위원장의 발언에 따라 민주노총 상집은 상설연대체의 연대원칙을 결정한 것이다.

민주노총 상설연대체 논의 담당자인 양태조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은 “몇몇 단체가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민주당을 규정하고 문구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로 민주노동당은 다가 올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단결 이후 민주당 등과 선거연합을 고민하고 있다”며 “상설연대체 운영원칙 1번은 각 조직의 정치적 독자성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각 조직에 관여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이 있어 민주당을 명시하는 문구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대대에서 현장 발의안이 거부된 것은 이미 현장에서 민주당과 실질적인 사안별 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노총이 이런 고민을 담은 수정안에 동의한 단체들하고만 갈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또 “이미 조직운영원칙 2번에는 이견이 있을 땐 표결이 아닌 각 단체들이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어 굳이 강력한 규정을 담은 문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의 사안별 연대 평가부터 필요”

그러나 민주당과의 연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단체들은 민주당과 계급연합(상설연대체 참가)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이미 민주노총이 진행하고 있는 사안별 연대도 역사적 평가가 필요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의원 대회에서 민주당과의 연대 문제가 갖는 문제점이나 평가가 진행되지 않은 채 상설연대체에 민주당과의 사안별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논란의 불씨를 계속 살린 셈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연대연합 원칙을 두고 논쟁을 벌였던 단체들은 민주노총의 민주당과의 사안별 연대 안 추진 계획을 두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상설연대체 논의에 참가했던 최영준 다함께 연대협력국장은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민주노총이 민주당을 명시하지 않고 신자유주의 세력이라는 문구로 상설연대체 연대연합 문제를 정리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영준 국장은 “신자유주의 세력이라는 것은 광의의 표현으로 그 세력이 어딘지 분명하지 않다. 민주당은 최근 자신들도 진보라며 진보 진영 시늉을 하고 있고 신자유주의를 일부 반대한다고 하고 있다. 최근엔 케인즈주의적 입장도 보이고 있다”며 “그런 민주당과 상시적인 연대를 열어놓는 그런 표현엔 동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이미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가 민주당과 다양한 연대 틀을 만들어 놓고 큰 그림을 그리며 가고 있는 상황에서 상설연대체가 민주당과의 여러 연대 틀의 부속물처럼 될 수도 있다고 제기해왔다. 그럴 경우 상설연대체가 힘을 받을지도 의심스럽다”며 “모호한 표현으로 문구를 정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불가피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대표자 회의 등에서 공식입장을 표명하면 그간 공동행보를 해온 다른 단체들과 상의해 공식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도 “민주당과의 연대 문제는 단순한 문구의 문제가 아니”라며 “민주당과의 여러 가지 연대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논란이 핵심인데 그 문제를 왜 회피해야하는 지 설명이 필요하다. 쟁점이 있는데 민주당을 빼는 것은 정치적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제 민중 단체가 같이 하기 위해 논의를 해 왔는데, 문구를 그렇게 조정한다고 해서 쟁점을 없었던 걸로 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도 민주노총의 민주당 사안별 연대 안은 10개 단체가 제기한 문구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정지영 처장은 “민주노총 입장이 공식화 되면 최대한 10개 단체들이 공동의 행보를 해나가도록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석호 진보신당 사무총장은 “애초 진보신당은 민주당과 상관없이 '상설연대체를 못한다' 이렇게 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기준은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같이 논의를 해온 10개 단체 판단도 고민의 지점”이라면서도 “처음 10개 단체가 제시한 안에서 민주당 이름이 빠지고, 민주당을 비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빠지는 건데, 그런 부분이 빠졌다고 대중운동 내에서 함께 못한다고 하는 것은 설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석호 사무총장은 “몇 가지 문구가 안 들어가서 상설연대체를 못한다는 것은 민주노총에서 활동하는 진보신당 활동가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

민주당 , 상설연대체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