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노조 경영 위해 오늘도 ‘전쟁중’

[한국사회포럼2011]삼성의 지배구조와 무노조 경영

삼성은 지난 80년대부터 고수해 온 무노조 경영방침을 하나의 ‘신화’로 자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무노조 상황이 노동자들의 회사 만족도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삼성의 무노조는 이미 “노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영 원칙”이라는 회사 방침에 의해 자리 잡은 것이다.

때문에 삼성에서도 노조 결성을 위한 몇 차례의 시도가 존재했고, 노동계 안팎으로 삼성 무노조 경영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삼성은 더욱 노조 결성 탄압의 벽을 공고히 했다. 이미 노조 결성을 시도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의 핸드폰 추적이나 징계, 탄압, 회유 등의 사건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17일 개막한 ‘한국사회포럼 2011’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와 무노조 경영에 대한 기획토론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 무노조 경영의 실체와 노동현실, 무노조 경영방침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와 유가족들의 사례, 삼성의 지배구조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의 발표들이 이어졌다.


삼성은 무노조를 위해 오늘도 ‘전쟁 중’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이유로 △노동조합의 다중에 의한 횡포 차단 △산업평화유지의 노사관계 목표달성 △노동조합원 병폐와 역기능 견제 △노사공동체 형성과 인간성 회복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삼성의 무노조 정책은 소수의 경영진들이 행하는 다수의 노동자들에 대한 횡포로서 드러난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재벌의 무노조 경영 그 자체가 범법행위이며, 오로지 불법과 폭력적인 방법으로 유지되어 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난 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부터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위해 각 계열사에 노무관리지침서를 그룹비서실을 통해 각 계열사로 정기적으로 내려 보내왔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에서 노동자 통제를 위해 결성된 조직은 ‘지역대책위’로 알려져 있다. 지역대책위가 각 계열의 노사담당을 지휘하며 노조 결성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환 위원장은 “이른바 사고처리반이라고 불리는 지역대책위는 노조건설을 하려는 노동자와 해고자들에 대한 위치추적, 감청, 통화내역 조회 등을 하고 일이 해결될 때까지 납치, 감금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은 ‘어용유령노조’를 설립함으로써 노조설립을 원천봉쇄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의 움직임을 보일 시, 노동부와 시청, 군청 민원실 등에 직원 2~3명을 대기시켜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신고를 내기 전에 먼저 서류를 관청에 접수하여 어용유령노조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의 노사관리 교본으로 통하는 비서실의 ‘노사관리 기본지침’에는 11가지의 행동 지침을 규정해 놨다. 이 지침에는 1단계인 침투 전에 대한 대응전략과 행동원칙으로부터 침투 후기의 해고, 격리 등의 2단계 조치, 잠복기와 분위기 조성 시 등에 해당하는 행동 요령 들이 기술 돼 있다. 김성환 위원장은 “삼성재벌은 무노조 경영을 위해 삼성노동자들과 일 년 365일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결국 이는 노동자를 무장 해제시켜 삼성족벌 이씨 일가의 극대이윤 추구를 위한 노동 착취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없는 삼성, 남편과 아들을 죽였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이 같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 고수는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이미 삼성 반도체와 LCD에서 일하다 사망한 백혈병 등의 희귀종 환자와 유가족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으며,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주현 씨의 유가족 역시 삼성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노조를 결성해야 한다는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가 해고를 당한 박종태 씨의 경우도 지속적으로 1인 시위 등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정애정 씨는 삼성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민웅 씨의 아내로, 남편의 죽음 규명과 산재 인정을 위해 활동하고 있었다. 정애정 씨는 “결국 삼성의 무노조 경영으로 우리 남편을 죽인 것”이라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위한 약자인 노동자 탄압은, 남편과 같은 현장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편과 함께 10년 째 같은 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 해왔던 그는 과도한 교대근무와 라인생활, 유해 화학물질의 사용 등에 대한 견제 기구가 없기 때문에 피해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 김주현 씨의 부친인 김명복 씨 역시, 고인의 장시간 노동과 화학물질에 의한 피부병 발병 등 우울증으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김주현 씨의 죽음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자, 유족들을 상대로 다양한 회유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명복 씨는 “삼성전자는 투신현장을 보존하기는커녕 방치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했고, 경황없는 유족을 돈으로 회유하여 사건자체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또한 아들의 투신자살을 단순자살로 매도하고 수시로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김 씨는 “1월 21일에는 공장장의 뒤늦은 조문 조건으로, 온전한 CCTV영상을 유족에게 주기로 약속하였음에도 약속을 지키기 않고 편집된 영상을 보여주는 등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23년간 삼성 수원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노조의 필요성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된 박종태 씨는 “김주현 씨가 장시간 노동과 강압적인 노무관리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투신자결을 한 것은 무노조 경영 하에 삼성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설명했다.

박종태 씨의 경우, 노조의 필요성과 노동조건 개선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해외출장과 왕따근무, 해고 등의 탄압을 받은 사례다. 박 씨는 “삼성은 무노조 경영으로 노동자를 탄압, 억압하고 인권유린과 왕따 등 힘 없는 노동자를 녹슨 기계나 고장 난 기계처럼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에 대한 공격, ‘천민성’보다는 ‘자본 자체’가 돼야”

한편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우리 사회에서 특수한 상황이 아닌, 재벌 그룹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노조 탄압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서 제시되고 있다. 김승호 전태일 노동대학 대표는 “삼성의 무노조나 LG, 현대중공업 등의 어용노조는 사실상 다르지 않다”며 “삼성에서 나타나는 무노조는 한국 재벌들의 노조 기피 경향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재벌의 독점성과 시장 지배구조는 노동시장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천민적 기업행태와 재벌의 경제지배력 증대, 사회의 양극화, 인간파괴 등의 추상적 영향은 사회 실제적인 모습들을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김승호 대표는 삼성의 지배체제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로비와 친삼성 인맥 네트워크의 형성과 관리 등은 천민적 자본주의 국가의 재생산을 이끈다”며 “특히 언론의 소유, 광고 탄압, 대학의 소유, 재벌 경제연구소를 통한 담론 생산과 보급 등은 사회의 담론을 천민자본주의 필요에 맞는 내용으로 생산하고 보급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승호 대표는 삼성 재벌이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사회의 천민성으로만 제한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민성과 전근대성으로만 제한시키는 것은 천민성이 제거된 자본을 미화하는 것이 되고, 노동운동이 재별의 천민성 제거를 위해 투쟁하도록 이끌게 된다”며 “이는 후발 초국적 자본을 선진 초국적자본화 하는 것으로서 재벌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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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kk

    이웃나라 일본을 보는것 같습니다. 착하고 예의바른 시민과, 이상한 생각을 하는 정부의 모습.
    삼성은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것 같아요. -저는 47년 동안 삼성 제품 안쓰고 사는 대한민국 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