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고용노동부는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대책’을, 국토해양부는 ‘건설근로자 임금 제때, 제대로 받기’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체불 근절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선급금을 지급하는 공공공사 현장에서 다수의 체불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정부 대책의 실효성과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 노동자들이 ‘정부의 대책은 선언적이고 일방적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이유역시 이 때문이다.
공공공사 현장에서 체불액 74% 발생...정부 의지 없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집계한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의 체불임금 규모만 272억. 그 중 LH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이 발주한 공공 공사현장의 체불규모가 총 체불액의 74%(202억)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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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뿐 아니라, 일명 ‘쓰메끼리’라고 불리는 유보임금 또한 공공 공사현장에서 극심하게 나타났다.
현재 토지주택공사 안산신길지구와 서울시 시청사 신축현장, 광주시 등의 현장에서는 임금 유보일이 30~40일을 넘겼다. 건설기계 노동자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하는 임대료를 120일의 어음으로 지급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서울시청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유보임금 근절을 요구하며 집회에 나섰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대구스타디움의 경우는 노사간 유보임금 근절을 합의했지만, 건설사에서 또 다시 밀린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4대강 공사 현장에서는, 원청 건설사는 선급금 명목으로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받은 반면,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체불임금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때문에 노조는 “공공공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가 공사 진척도에만 신경을 쓸 뿐 열심히 일한 건설노동자의 임금이 제때 지급되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또한 체불, 쓰메끼리, 임대료 어음 지급 등의 지속적인 발생은 안일한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목숨 걸고 한강대교 올라야 ‘체불임금’ 받는 더러운 세상”
현장에서 체불과 유보임금 등을 겪은 건설노동자들은, 그들이 몸담았던 ‘현장’이 사라져버림과 동시에 생계가 파탄나기도 한다. 건설사의 부도나 공사 포기는 체불임금을 더욱 확산시키며,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 노동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건설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건설사의 부도나 공사포기, 도주 및 원하청간 분쟁 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계가 파탄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청기업인 전문업체의 부도율이 증가함에 따라, 체불 등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작년 4분기 부도난 업체는 56개, 폐업한 회사는 1천 44개로, 2009년에 비해 각각 70%, 67%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건설노조가 집계한 전국 건설현장의 체불에 있어서도, 40여 건의 하청 또는 건설사가 부도를 맞게 되며 체불이 발생하는 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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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제화와 강제성을 갖지 못하는 정부의 대책은 이 같은 고질적인 건설현장의 문제들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유보임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건설기계 노동자의 경우,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어 노동부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건설노조는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한 인천, 경기, 전북, 광주, 대전, 강원, 대구, 부산 등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의 실태 폭로와 정부의 대책 마련 이행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추운 겨울, 체불 임금을 받으러 갔던 건설노동자가 현장소장에게 맞아 죽었고, 한강대교위로 올라가 임금을 달라고 농성한 노동자가 겨우 추석에야 임금을 받았으며, 체불 임금 2000만원을 받지 못하던 레미콘 노동자가 분신 사망했다”며 “한강대교에 올라가고, 목숨을 내놓으면서 체불된 임금을 달라고 하여 받는 것이 아니라, 원래 지급되어야 할 시기에 제때 지급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공정사회의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이들은 “건설노동자의 유보, 어음, 체불이 근절되도록 하는 법, 제도를 개선하고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앞장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또한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때까지 결사투쟁의 정신으로 투쟁을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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