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내부가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 12일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회의에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힌 가운데 교수협의회가 13일 조건부 사퇴요구안을 가결시켰으며 같은 날 저녁 7시 학부 총학생회는 서 총장의 개혁실패를 인정하라는 요구안이 상정된 비상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가 서남표 총장에게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13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약 580명의 교수 중 35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85%에 이르는 301명이 혁신위 구성안에 찬성하고 나머지 54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교수협이 요구한 혁신위에서는 학교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해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총장이 지명하는 인사 5명과 교수협이 지명하는 인사 5명, 학생 대표 3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며 의사결정은 과반수로 할 예정이다. 활동기간은 15일부터 3개월로, 활동이 종료되면 카이스트 전체 구성원과 이사회에 최종보고서를 보고하게 된다.
교수협은 이날 오후 2시쯤 서 총장을 만나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총장에게 14일 정오까지 혁신위 운영 수락여부 답변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서 총장이 이를 수락할 경우 바로 혁신위 구성에 들어가지만 거부하면 교수협은 14일 정오에 소집된 총회에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과 이후 조치에 대해 의결할 계획이다.
한편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7시부터 비상학생총회를 열고 학부생들의 전체 생각을 집결할 예정이다. 이병찬 카이스트 학생(수리과학과)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카이스트 사태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지나치게 경쟁 위주이고 안전망이 사라진 서남표 총장의 제도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며 “서남표 총장의 개혁안이 전반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개선하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요구는 비상학생총회 안건에도 포함되었다. 이날 예정된 학생총회에서는 △학교 당국의 ‘경쟁 위주의 제도 개혁’의 실패 인정을 요구하는 안과 △학교 정책 결정과정에 학생대표들의 참여와 의결권을 제도로서 보장하는 안, △차등수업료 제도 전면 폐지, 재수강 횟수 제한 폐지, 전면 영어강의 방침 개정 등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안 등이 상정, 논의될 예정이다.
이병찬 학생은 “서 총장이나 학교 측이 이 사태의 대안으로 상담센터 확충 등을 이야기하는데, 상담을 통해 자살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생각을 안 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런 죽음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서 총장은 지금까지의 교육철학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사과를 포함해 잘못된 제도에 대해 획기적인 개선안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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