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SH공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개발 임대아파트 단지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2034가구) 33㎡의 전세 보증금을 올해만 30% 인상한 4,200만원으로 책정했다. 작년 3,200만원 수준이었던 전세 보증금이 한꺼번에 1,000만원 가까이 인상된 것이다.
이는 서울시가 최근 전세전환요율을 3% 가까이 낮추면서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월 임대료를 임대보증금으로 전환시켜 줄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영구임대와 공공임대 수준에 맞추겠다”며 재개발 임대아파트 전세전환요율을 9.5%에서 6.7%로 변경하고 이와 더불어 임대료를 5% 인상하는 내용의 인상안을 발표했다.
전세전환요율이란 매월 임대료를 받는 서울시가 한꺼번에 임대료를 받게 되는 데 따른 이자를 입주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으로, 입주자의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한꺼번에 선납하면서 이자를 뺀 나머지 금액을 서울시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요율(일종의 이율)이 낮아질수록 입주자가 부담해야 하는 전세보증금은 많아지며 요율이 높을수록 입주자에게 유리하다.
전세전환요율은 3% 가량 인하되지만 이에 따른 전세보증금 인상금액 변화를 계산해 보면, 전세보증금은 30%가량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임대료가 20만원이었던 가구가 전세로 전환할 경우, 원래 이율대로 9.5%를 적용하면 2,526만원(전세보증금=월임대료(20만원)÷전세전환요율(9.5%)×12개월)을 추가로 내야 하지만, 이율이 6.7%로 낮아지면 추가 비용은 3,582만원으로 올라 입주자는 결국 천만 원 이상의 보증금을 더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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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과 빈곤사회연대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서울시 임대아파트 임대료 및 임대보증금 인상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산프라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임대아파트 임대료와 임대보증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서울시에서는 민간임대차 시장이 대란을 겪고 전체 사회가 전세대란 해결을 위해 고심하는 이 때 입주자들과 어떤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임대아파트 전세보증금을 31%나 인상하기로 했다”며 “작년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8.8%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서울시재개발임대아파트연합 공동대표는 “네 식구가 좁디좁은 아홉 평 집에서 엄마는 딸과, 아빠는 아들과 한 방을 써가며 살고 있다. 무슨 여유가 있다고 이런 사람들을 추려 내쫓으려 하느냐”며 “이런 정책을 입안해 서민들의 주거마저 불안하게 만드는 서울시는 각성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시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이 같은 임대료 인상을 추진한다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전세전환요율’이라는 어려운 말로 포장한 서울시의 안내문에서는, 그래서 전세금이 얼마나 인상되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인상사실과 인상액을 원천적으로 숨기고 빠르게 추진하는 행위가 괘씸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렇게 인상하는 전세금에 가구 수를 곱해보니 2조원 가까이 된다”며 “서민 주머니를 털어서 민간투자를 통해 쌓인 막대한 부채를 갚겠다는 게 서울시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토지공공성네트워크의 권정순 변호사는 “전세전환요율을 변경하고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는 이번 인상안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사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반 사기업도 아니고 서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SH공사가 보증금 폭탄 정책을 쓰느냐”며 “마지막 안식처로 임대아파트에 머무는 서민들에게 좌절과 낙담을 안기는 무자비한 정책을 철회하고 주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고 주민설명회 개최 및 합리적 인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서울시, 주거단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공동협의기구 구성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며 서울시청에 오세훈 시장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공대위는 이후 서명운동과 집중집회를 전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임대료 인상철회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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