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도하 라운드 일괄 합의 포기...10년만에 좌초 우려

라미 사무총장, “3트랙으로 연말까지 부분 타결”

세계무역기구(WTO)는 31일 153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무역협상위원회를 열고, 10년에 걸친 다자간무역협상(도하 라운드)의 일괄 합의를 포기하고 연말까지 쟁점을 제외한 부분의 합의를 목표로 할 것을 합의했다.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 [출처: WTO]
이를 위해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10년 동안 지지부진한 도하 라운드의 “조기 수확”을 위해 처리 속도를 ‘신속, 중간, 완만’이라는 3개의 속도로 논의하는 3트랙을 구사해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 최빈국 문제가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신속 처리(패스트 트랙)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WTO는 31일 웹사이트에 올린 무역협상위원회 비공식 회의 보고에서 “농산물, 비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무역 및 지적재산권 문제는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점을 회원국 대사들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보고에서 “12월 각료회담에서 부분 타결이 이뤄진다고 해서 나머지 사안들이 포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각국이 라미 WTO 사무총장이 말하는 “조기 수확”을 받아들인 것은 대규모 다자간 무역 협상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무역협상은 양국간 및 지역적인 것으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하 라운드에서 공산품 관세인하 외에 농업보조금 규제, 서비스 무역 개방, 지적재산권 규칙의 강화 등의 문제는 제외되며, 관세 기준의 공통화 및 최빈국의 수출에 대한 관세와 수입 할당제 철폐 등 개발도상국을 위한 지원이 중심이 된다.

2001년 11월 시작된 도하 라운드는 서방 선진국들이 농업 보조금과 관세감축 대가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개방을 요구했지만, 신흥국 측은 타협에 응하지 않아 교섭은 암초에 부딪혀 있었다. 5월 30일 도하 라운드 토론을 위한 개막연설에서 롭 데이비스 남아공 무역산업 장관도 “공산품 관세와 비농산물 시장 접근이 결코 연결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WTO는 12월 각료회의를 열고 부분 합의를 승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분 합의에도 여전히 문제는 있다. 예를 들면, 개발도상국 측은 미국이 면화 생산자에 대한 거액의 보조금 삭감에 동의하도록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12월 각료회의에서 합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WTO는 완전히 신뢰를 잃을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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