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뭉쳤다... 희망버스 전북에 오다

비정규직 투쟁, 노동자의 인간선언

21일이면 “2년 이상 현대차에서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딱 1년이 된다. 그러나 변한 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정치를 추구했다. 그리고 당선자 시절 예정되어 있던 민주노총 이석행 당시 위원장과의 간담회도 경찰출두조사를 요구하며 하루 전날 취소한 전례도 있다.

이석행 전 위원장은 당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으로 약 10여 차례 경찰에게 소환장을 받은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법과 원칙은 노동자에게 만큼은 냉정했다. 그러나 그 법과 원칙은 사업주에게는 관대했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면과 정몽구 현대차회장의 사면 등 기업인들에게는 관대한 기준이 적용되었다.

2011년 현재, 작년 대법판결로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임을 인정받은 최병승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경찰에 수배 중이다. 변한 건 없다.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법, 다시 말해 기업에게 불리한 법과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투쟁하는 노동자의 목을 겨누는 법은 잔인하리만치 냉정하다.


그러나 희망은 결코 죽지 않는다
“부릉부릉”, 희망을 부르는 목소리들이 비정규직을 위로하다


대법 판결, 1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힘들어지지만, 노예가 아닌 인간이기를 요구하며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꿈꾸고 만들려는 목소리는 탄압에도 죽지 않고 더욱 모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선 김진숙 해고 노동자의 처절한 85호 크레인의 절규에 응답하는 수많은 희망들이 계속 부산 영도조선소를 찾고 있다.

마찬가지로 월차는커녕, 화장실도 눈치보고 가야하는 비정규직의 눈물과 설움을 떨쳐버리려는 희망들이 5박 6일간의 전국 순회 투쟁을 시작했다. 이름하야 금속노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 순회투쟁단이다.

현대자동차,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STX, GM대우 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자신의 이름을 박탈당한 채 노동해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서로의 공장을 찾으며 외롭게 투쟁했던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연대하며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려는 노력이 1주일간 가열차게 진행된다.

대법 판결에도 꿈쩍 않는 국가와 기업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기를 거부하고 노동자 스스로, 연대와 단결로 풀려는 노력. 그 3일차 전북을 방문한 노동자들의 눈가에는 희망의 웃음과 함께 서로를 위로하는 따스함이 자리했다.

7월 20일 새벽,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연대와 단결을 외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선언


3일차 희망버스가 처음 찾은 곳은 현대차 전주공장이다. 아침 7시며 어김없이 울리는 투쟁가와 방송차, 그리고 모여드는 노동자들. 세계 일류를 꿈꾸는 현대자동차에 불법파견이 사리지지 않는 한 계속 될 풍경 속에 희망버스도 함께 했다.


“정규직 0명, 생산직 다수가 비정규직인 공장. 우리는 불법파견의 온상이 된 공장들을 돌아보고 있다. 양극화의 주범들을 법에 기대기 보다 투쟁으로 돌파하고자 우리 희망버스는 전주를 찾았다”

“법원은 계속 우리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맞다. 이 땅의 제조업 모든 비정규직은 불법파견이다. 900만이 비정규직인 이 천민자본주의를 끝장내야 한다. 우리의 투쟁이 지금 1주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8월에도 불법파견을 끝장내는 투쟁을 화끈하게 하자”


희망버스 단장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현대차 전주공장 아침 출근투쟁에서 이렇게 희망버스의 취지를 알렸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간선언’이라고 말했다.

전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조 때문에 지겹도록 탄압받으면서 왜 지키려하는지 물은 적이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떳떳하게 노동했지만,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눈치를 받았던 설움을 투쟁을 통해 이겨냈다고 답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안전사고가 나면 라인이 멈추는 일이 없다. 그들은 환자 치우듯 손가락이 잘려도 병원에 보내고 끝이다. 현장을 보존하여 원인을 살피는 안전사고 대응책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치면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노동자가 산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만 산재율 때문에 병원비로 끝내려 하는 일도 종종 있다.”

노조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떠나서 다친 후에는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노예의 삶”이라고 표현한다.

노예가 아닌 인간이길 원하는 것.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언제나 정당한 권리에 대한 요구에서 시작한다.(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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