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변화는 세계 이념지형의 변화부터 경제와 산업의 변화, 생활조건의 변화 등의 외부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노조 내부의 불신, 갈등, 분화 등의 내부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과 평가들은 꾸준히 지속됐지만, 통일된 합의 도출이나 방책 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8월 말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10차에 걸쳐 ‘새로운 노동운동을 위하여! 노동운동평가대안포럼’을 기획했다. 정책연구원은 첫 출발로 8월 3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현장운동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 진단,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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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위기’만 10년째, 대안은 있나?
현재 한국사회는 세계경제위기의 여파로 고용률 악화와 임금노동자 비율 증가추세 둔화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역시 노동자대투쟁의 효과가 사라진 1990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박하순 노동자운동연구소 소장은 “사실상 저성장궤도로 진입하고 주기적인 대외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987년의 노동자대투쟁 같은 대투쟁이 없다면 조합원수 정체와 노조조직률의 감소를 역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들도 감지된다. 정규직 채용이 중단되고, 하청과 아웃소싱 등의 비정규직이 일반화 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평균근속년수는 2년 2개월에 불과해 고용불안정성도 심화된다. 고령화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기업별 분단, 연령별 분단도 가속화 되고 있다.
노조법의 변화와 손배가압류의 일반화, 노조파괴, 용역 투입 등 노조탄압도 심화된다. 그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계속된 패배로 무기력증에 빠졌고,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대형사업장의 준 어용화도 노동운동의 위기를 부추긴다. 조합원들 역시 노조 조직화의 어려움과 산별노조의 지지부진 등으로 간부기피현상을 겪는다.
특히 노조 간부들은 조직 방침을 받아 실무적으로 움직이며 피로누적과 책임과잉으로 조합활동의 조로화를 재촉한다.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부족으로 간부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며, 간부 재생산구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간부의 활동 역량의 발전은 지지부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노조운동은 조합원들의 공동체 구조가 아닌, 간부들만의 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박 소장은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조건이 유지만 된다면 기존 정규직들은 현 체제 안에서 지배세력의 신자유주의적인 공격을 참고 견디는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또한 초기업단위 차원의 단결이나 사회적 정치적 투쟁에도 둔감해져, 투쟁의 패배와 노조의 약화, 조직률 하락 내지 정체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일부 한국노동운동연구소 부소장은 “이제 노동조합 대중운동의 방향을 대기업과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로 전면적으로 바꾸어나가야 한다”며 “그 출발은 현장일 수밖에 없고, 현장에서 산별노조의 주체를 튼튼하게 세워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 부소장은 “노조 활동가들이 개별적으로나 조직적으로 운동의 목표와 전망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활동전망을 상실하면서 노동과 자본의 대립전에서 이탈하거나 무기력하게 된 것”이라며 “노동운동의 주체의 재구성을 활동가조직의 역할을 올바로 자리매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파간의 갈등으로 인한 노동운동의 분화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정 부소장은 “정파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본토대가 되는 기제이며, 노조운동의 개량화, 제도화에 대항하여 노조운동을 계급적, 민주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유력한 활동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정파 운동이 ‘정파답지 못한 정파조직의 정파운동’으로 갈등과 분화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노동운동 안에서 제대로 된 정파조직을 만들고, 노동조합 공조직이 정파들의 원심력에 휘둘리지 않고 자제 의사결정체계와 일상활동으로 정상적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정 부소장은 “이를 위해서는 정파조직들에서부터 조직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활동이 이뤄져야 하며, 그 방안의 하나로 노조 공조직을 집행하고 있는 정파부터 나서서 다른 정파들과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장운동과 산별운동의 위기, ‘간부들만의 노조’
이번 포럼에서는 현장과 산별노조의 활동가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현장운동과 산별운동의 진단과 과제,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박유순 금속노조 기획실장은 현재 금속노조가 사업장내에서 중간간부들을 양성하고 자본의 일상적 도발에 대항하여 일상적 투쟁을 조직해야 할 현장실천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내 비정규직의 확대를 막지 못한 결과, 정규직은 일상적으로 고용문제에 직면해 있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확대됐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 정파조직은 현장조직을 꾸리고 현장 활동을 강화하려 하나 모범적인 현장 활동 사례가 발굴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사업장내의 비정규노동자의 증대와 조직화의 실패, 임금 근로조건의 차별의 확대는 금속노조의 정체성을 약화시켰고 그 결과 금속노조는 집중보다는 원심력이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위원 제도를 활성화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과, 현장권력 획득에 집착하는 정파간 갈등의 증폭을 공동 실현 과제 도출과 공동 실천으로 극복하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박 실장은 “교섭형식보다는 교섭의제를 발굴하고 쟁점화 해 전 계급적 산업적 요구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야 한다”며 “1사 1노조로의 조직 개편의 부진은 금속산별의 조직확대의 주요 원인이기에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조직문호를 개방하고, 연대투쟁의 모범을 창출하는 활동을 정파조직이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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