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국가보안법? 진정한 ‘애정남’은 경찰

[인터뷰] 북한 찬양고무 혐의로 압수수색 당한 박정근씨

지난 21일 아침 10시 30분경 박정근씨는 자신의 사진관에서 첫 손님을 맞이했다. 맞이한 첫 손님은 박씨에게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가게를 뒤지기 시작했다. 경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의 근거에는 박씨가 북한의 트위터를 리트윗 했으며, 두리반 철거농성장, 포이동주거복구대책위,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진관에서 만난 박정근씨
박씨는 사회당 서울시당 연대사업국 활동을 하면서 두리반과 포이동에서 도시 철거민들의 싸움에 함께 하면서 사진을 담아왔다. 정권 말기, 선거철만 다가오면 나타나곤 하는 국가보안법 기획수사라는 의심과 함께, 사회당 당원에게 북한을 찬양 고무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의아한 상황을 알아보고자 박씨가 일하는 사진관에 찾아가 얘기를 들어 보았다. (사회당은 북한 3대 세습에도 반대해 왔으며, 꾸준하게 북한체제를 비판해온 정당이다.)



-21일 아침 어떤 일이 있었나
21일 아침에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시각인 10시경 사진관에 출근을 했다. 아침부터 첫 손님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8명의 보안과 경찰이 들어오더라.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혐의를 말하더라. 사진관을 뒤지더니 CF메모리카드와 하드디스크까지 압수해 가려고 했다. 하드디스크는 손님들의 사진이 들어있는 것이라 필요하면 복사해서 가라고 했다. ‘북’이라는 글자가 적힌 것들은 모조리 다 가지고 가더라(웃음). 아버지가 정부 허가받고 개성에 관광한 사진이 담긴 CD도 가지고 갔다. 2시간여쯤 지나자 수사관들이 가택 수사도 해야 한다며 집에 와서 물품들을 가지고 갔다.

-어떤 물건들을 압수해갔나
CF메모리카드, 스마트폰, 러시아혁명사 책,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이라는 책, 사진학강의 노트, 친구의 사회당 입당원서 등... 수사관 입장에서도 국가보안법 혐의를 적용하고자 했으니 어떻게든 ‘북’과 연관된 것들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경찰이 압수한 물품 목록

사진학 강의 노트는 두리반철거반대 농성장에서 사람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처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할 때 두리반철거농성이나 포이동주거대책위, 반값등록금 집회 참석 등을 들면서 불법 집회 참석이라며 이야기 했었다. 아마도 북과 연결시키고자 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3대 세습문제 등 북한에 비판적인 사회당 당원이다. 사회당은 (이전에) 반 조선노동당도 강령에 가지고 있었다. 평소 북한 체제나 메스게임에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전쟁 이후 평양의 도시설계계획 같은 도시계획학에 관심이 있었을 따름이다.


포이동 주거 대책위 회의 안건지도 압수해갔다. 또, 토론회 할 때 메모했던 수첩도 압수했다. 친구가 써준 생일축하 쪽지, 기본소득에 관한 책 등 대부분 돌려받았다. 돌려받지 못한 물품은 <현대북한>이라는 책이다. 한 번 더 읽어보고 돌려주겠다고 하더라.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이라는 책은 북한대학원 전공 교수가 통일부 허가받은 것을 친구가 제본해 빌려서 본 책이다. 그 책을 가져가서 아직 안돌려주고 있다. 거의 다 돌려받았는데 그 정도만 못 돌려받았다.

-수사 받는 과정은 어땠나
제가 조금 어리니까 조사받았다는 것을 어디에다가 알리지 마라고 하더라. 수사관들이 스마트폰도 압수하는 등 이 상황을 주변에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가게 옆 pc방에 가서 ‘선거 앞두고 기획 수사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 담긴 트윗을 올렸다. 트윗을 올리고 5분 정도 지나자 수사관이 올라와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가 아니다’라고 말하더라. 계정 잠금 해놨는데 수사관들은 이미 트윗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더라. 오래전부터 감청을 해온거 같더라. 친구한테 ‘이(가게)전화 감청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압수수색 영장의 근거 자료에 7월경에 올린 제 트윗이 있는 것을 봤다. 9월에 수사를 나왔으니 몇 달 전부터 감청을 해오지 않았겠나.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한 시민이기 이전에 국제시민이기 때문에 유엔에서도 악법으로 지정한 국가보안법은 없어져야 한다. (평소 악법이라고 여기다가) 직접 겪어보니까 알겠다.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당초 27일에 조사 받기로 했는데 조사를 10월 5일로 미뤘다.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같다. 무혐의로 결정 나더라도 앞으로 감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활동의 제약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북한 트위터 계정을 리트윗한 문제가 국가보안법에 걸리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이피 주소를 우회하지 않아도 접속이 된다. 그렇게 따질꺼면 트위터 본사에 문제제기를 해야 맞지 않나.

친구 중에 음악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감청을 당하고 있다더라. 경찰은 여론이 식을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꼼수를 쓰는 것 같다. 감청이나 트위터를 통해 사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무혐의로 결정 난다고 해도 대응을 할 생각이다. 경찰들이 SNS를 감시하고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최근 패킷 감청 문제도 나오고 하니까.

(이번 사건으로)저 스스로 부담스럽긴 한데 경찰이 똥 밟은 거 아닌가. 아무 혐의도 없는데 괜히 정권말기에 보안인력 감축하는데 실적 올리려고 조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국가보안법에서 찬양고무와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찬양고무를 누가 해석하나. 나이트클럽 웨이터가 인공기가 그려진 명함을 돌리다가 국가보안법으로 잡혀간 일도 있다더라. 이회창씨 대법관 시절에도 이적행위를 할 소지가 없는 사람이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는 것은 국보법에 적용이 안된다는 판결을 내린적이 있다. 2차 수사 받으러 가면 ‘나의 트윗이 사람들을 찬양고무 시킬 수 있겠냐‘고 수사관한테 말하려고 한다.


인터뷰 진행 중 박정근씨에게 또 다른 소환장이 왔다. 이전에는 보안수사대에서 조사요청이 왔었다. 새로 온 소환장에는 '보안과'로 부터 조사요청이 왔다.

한편, 박정근씨는 5일 오전 10시 30분 경기지방경찰청에서 2차 수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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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a

    보안수사대 조사받아서 아는데 이넘들 완전 ㅄ임....
    일단 주눅들거나 열내면 지는거임 ㅋㅋ;;;;

  • 개콘 애정남

    정말 경찰이 아무 죄없는데 법을 어기면서 데리고 가서 조사하고 그런가요? 그런 경찰이면 다 책임을 물어야죠. 지금 도가니때문에 난리인데.. 근데 아닌 땐 굴뚝에 연기가 나나요?

  • 서울대학병원

    의료계의 도가니.
    동영상, 첨부파일 증거서류추가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12822
    꼭 서명합시다.
    일요신문 보도기사
    http://www.ily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406
    모른 척 지나치시면 나와 내가족들이 아플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