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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관에서 만난 박정근씨 |
-21일 아침 어떤 일이 있었나
21일 아침에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시각인 10시경 사진관에 출근을 했다. 아침부터 첫 손님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8명의 보안과 경찰이 들어오더라.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혐의를 말하더라. 사진관을 뒤지더니 CF메모리카드와 하드디스크까지 압수해 가려고 했다. 하드디스크는 손님들의 사진이 들어있는 것이라 필요하면 복사해서 가라고 했다. ‘북’이라는 글자가 적힌 것들은 모조리 다 가지고 가더라(웃음). 아버지가 정부 허가받고 개성에 관광한 사진이 담긴 CD도 가지고 갔다. 2시간여쯤 지나자 수사관들이 가택 수사도 해야 한다며 집에 와서 물품들을 가지고 갔다.
-어떤 물건들을 압수해갔나
CF메모리카드, 스마트폰, 러시아혁명사 책,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이라는 책, 사진학강의 노트, 친구의 사회당 입당원서 등... 수사관 입장에서도 국가보안법 혐의를 적용하고자 했으니 어떻게든 ‘북’과 연관된 것들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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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압수한 물품 목록 |
사진학 강의 노트는 두리반철거반대 농성장에서 사람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처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할 때 두리반철거농성이나 포이동주거대책위, 반값등록금 집회 참석 등을 들면서 불법 집회 참석이라며 이야기 했었다. 아마도 북과 연결시키고자 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3대 세습문제 등 북한에 비판적인 사회당 당원이다. 사회당은 (이전에) 반 조선노동당도 강령에 가지고 있었다. 평소 북한 체제나 메스게임에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전쟁 이후 평양의 도시설계계획 같은 도시계획학에 관심이 있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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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동 주거 대책위 회의 안건지도 압수해갔다. 또, 토론회 할 때 메모했던 수첩도 압수했다. 친구가 써준 생일축하 쪽지, 기본소득에 관한 책 등 대부분 돌려받았다. 돌려받지 못한 물품은 <현대북한>이라는 책이다. 한 번 더 읽어보고 돌려주겠다고 하더라.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이라는 책은 북한대학원 전공 교수가 통일부 허가받은 것을 친구가 제본해 빌려서 본 책이다. 그 책을 가져가서 아직 안돌려주고 있다. 거의 다 돌려받았는데 그 정도만 못 돌려받았다.
-수사 받는 과정은 어땠나
제가 조금 어리니까 조사받았다는 것을 어디에다가 알리지 마라고 하더라. 수사관들이 스마트폰도 압수하는 등 이 상황을 주변에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가게 옆 pc방에 가서 ‘선거 앞두고 기획 수사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 담긴 트윗을 올렸다. 트윗을 올리고 5분 정도 지나자 수사관이 올라와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가 아니다’라고 말하더라. 계정 잠금 해놨는데 수사관들은 이미 트윗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더라. 오래전부터 감청을 해온거 같더라. 친구한테 ‘이(가게)전화 감청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압수수색 영장의 근거 자료에 7월경에 올린 제 트윗이 있는 것을 봤다. 9월에 수사를 나왔으니 몇 달 전부터 감청을 해오지 않았겠나.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한 시민이기 이전에 국제시민이기 때문에 유엔에서도 악법으로 지정한 국가보안법은 없어져야 한다. (평소 악법이라고 여기다가) 직접 겪어보니까 알겠다.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당초 27일에 조사 받기로 했는데 조사를 10월 5일로 미뤘다.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같다. 무혐의로 결정 나더라도 앞으로 감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활동의 제약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북한 트위터 계정을 리트윗한 문제가 국가보안법에 걸리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이피 주소를 우회하지 않아도 접속이 된다. 그렇게 따질꺼면 트위터 본사에 문제제기를 해야 맞지 않나.
친구 중에 음악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감청을 당하고 있다더라. 경찰은 여론이 식을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꼼수를 쓰는 것 같다. 감청이나 트위터를 통해 사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무혐의로 결정 난다고 해도 대응을 할 생각이다. 경찰들이 SNS를 감시하고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최근 패킷 감청 문제도 나오고 하니까.
(이번 사건으로)저 스스로 부담스럽긴 한데 경찰이 똥 밟은 거 아닌가. 아무 혐의도 없는데 괜히 정권말기에 보안인력 감축하는데 실적 올리려고 조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국가보안법에서 찬양고무와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찬양고무를 누가 해석하나. 나이트클럽 웨이터가 인공기가 그려진 명함을 돌리다가 국가보안법으로 잡혀간 일도 있다더라. 이회창씨 대법관 시절에도 이적행위를 할 소지가 없는 사람이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는 것은 국보법에 적용이 안된다는 판결을 내린적이 있다. 2차 수사 받으러 가면 ‘나의 트윗이 사람들을 찬양고무 시킬 수 있겠냐‘고 수사관한테 말하려고 한다.
인터뷰 진행 중 박정근씨에게 또 다른 소환장이 왔다. 이전에는 보안수사대에서 조사요청이 왔었다. 새로 온 소환장에는 '보안과'로 부터 조사요청이 왔다.
한편, 박정근씨는 5일 오전 10시 30분 경기지방경찰청에서 2차 수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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