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공공요금인상 사회적 합의부터

공공요금 인상 문제점 국회토론회 개최

정부가 10일 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5.3% 인상했다. 지식경제부는 도시가스 원가의 상승으로 최소 7.9%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서민의 생활비 부담을 고려해 5.3%로 조정했다고 요금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공공요금 인상의 신호탄이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고, 수자원공사도 오는 2019년까지 상수도요금을 매년 3%씩 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다음 달부터 버스와 지하철의 기본요금을 100원씩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공공요금 인상이 부자감세로 인한 재정적자와 고환율정책으로 인한 물가상승 문제를 서민증세로 해결하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과 ‘공공기관을 서민의 벗으로 의정포럼’ 의원단은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공요금 인상 꼭 필요한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하반기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이 사회적 논의나 합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의 부자감세나 4대강 토건사업으로 공공요금이 왜곡되고, 양극화가 심화 된 속에서 공공요금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대기업 위한 고환율 정책이 불러온 물가상승

발제를 맡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물가인상 요인을 짚어보고 정부의 정책실패를 공공요금 인상으로 메우려는 의도를 지적했다. 정태인 원장은 “물가인상에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보다 3-4배나 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정책을 무리하게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정부는 금리동결, 또는 금리 인하를 통해 부동산 버블과 가계부채의 폭발을 막고 환율 조작에 의한 성장률을 유지해 폭탄을 차기 정부로 넘기는 것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며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가 폭발 할 수 있어 금리 대신 물가를 희생시키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정태인 원장은 “따라서 물가는 대외 요인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 최대목표”라며 “공기업의 요금인상으로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목표”라고 강조했다. 공공요금을 올려도 수요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태인 원장은 “지금은 서민의 물가부담으로 대기업의 이익을 보존해주는 형태이며, 공공요금의 동결이나 인하가 거시경제를 위해바람직하다”며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을 바꿔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정태인 원장은 공공요금에 대한 접근으로 시민과 노조가 참여하는 공공요금 산정위원회를 통해 공기업의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 하는 식의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해 공공성 개념의 보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태인 원장은 “공공노조가 만들어온 공고성 개념은 세계적인 보편적 가치”라며 “공공성은 경제 효율성 갖는 오류를 보정하는 개념으로 시민사회와 국가가 조화 하도록 하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요금 논의 단계부터 사회적 합의가 중요”

이어 토론에 나선 이호동 에너지 노동사회 네트워크 대표는 “전기요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선 에너지와 전기는 기본권이자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불가피한 적자발생시 보존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동 대표는 “현행 요금체계로 인한 한국전력 손실의 큰 요인은 산업요금 특혜와 호화주택의 전력과소비 등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규제와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에너지 기본권이 보장 된 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호동 대표도 공공요금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호동 대표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결정기관이나 규제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며 “밀실에서 에너지 공기업이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하는 체계가 아닌 요금 논의 단계부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중교통요금 인상 문제를 다룬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교통요금 결정에 있어 매출증대 부분이 정체된 상태”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있어 이용자들의 이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안 되면서 수송실적이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탁 연구원은 “자가용 이용자들의 부담을 늘려 대중교통 이용율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요금을 동결 인하하면서 개인별 수송수단 이용에 강력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 맞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서울시 교통유발금은 도심지보다 외곽지역에 더 부담하고 있고, 각종 경감제도로 교통유발금을 삭감해준다”며 “대형건물의 교통유발금을 거의 제로화하는 정책으로 서울시가 각종 재원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를 하면서 막대한 돈을 재정지원하면서도 제대로 된 경영평가나 감사를 진행한 바가 없다”며 “재정을 적정하게 사용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공공요금 결정과정이 형식적”이라며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통신이나 석유는 사유화가 되면서 요금이 풀렸다”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가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사유화된 공공서비스 요금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건호 실장은 “정유사와 통신의 재공공화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통신요금에 강력히 개입하면 기업가치도 내려가고 주식매입조건도 가능해 진다. 통신사가 못 버틸 만큼 밀어붙이면 점진적으로 가능하다. 공공통신사만 만들어 내면 지혜로운 이용자들이 옮겨 온다”며 재공공화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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