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검찰청은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목소리를 내던 천주교 신도이자 활동가 한경아 씨에게 지난 14일 구속영장 청구 사유중 하나로 한 씨가 독신 여성이라는 점을 들었다.
제주시 출신으로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한 씨는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연대하고, 천주교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정기간 강정마을에 머물렀고,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 등 다시 서울 자택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검찰은 “피의자는 제주시 000출신이며, 서울시 000에 주소를 둔 사람으로, 그의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을 보더라도 그의 주소지에 단독 등재된 독신으로, 약 1개월 전 쯤 서귀포시 강정동에 일시 거주하고 있어 피의자의 가족의 유대관계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구속 사유를 들었다.
관련해 당사자인 한 씨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며 “어이가 없었던 이유는 대한민국 검찰의 여성에 대한 인식과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한 씨는 이어 “독신 여성은 모두 도주의 우려가 있나”고 되물으며 “영장실질심사때 변호사가 ‘서울에 사는 독신 여성은 도주 우려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제기하자 판사가 ‘그 얘긴 하지 말자’며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 대해서도 “처음 나는 체포해 간 경찰관이 여성이었는데, 조사는 남성에게 받았다. 체포자인 그 여성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겠다고 요구해 바뀌었다”며 “검찰과 경찰 인식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또,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 씨는 “유대관계가 매우 좋다”고 웃으며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들레법률사무소 소속 김인숙 변호사는 “강정마을에서 서울 자택으로 가면 도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이 말이 되냐”고 되물으며 “주거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다 보니 검찰이 재미있는 소설을 썼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이번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로 보통 주거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은 제대로 된 주소가 없는 경우나 거주지에 살고 있다는 게 확인되지 않을 경우”라며 “검찰이 한 씨를 ‘전문 시위꾼’으로 몰아가려다 보니 이 같은 우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랑희 씨는 “독신 여성이라는 것과 도주 우려가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며 “검찰의 편협한 사고와 짜 맞추기 수사가 드러난 것이다”고 주장했다. 랑희 씨는 “구속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며 “그렇기 않을 경우 자의적 해석으로 인해 영장이 남발되는 등 공권력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랑희 씨는 “인신을 구속해 수사한다는 것은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아 무엇보다 조심해야 하는 문제”라며 “결국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백수민 씨는 “가부장에 사회에서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이라며 “여성 등 모든 사람을 평등한 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인권을 무시하는 등 왜곡된 가부장성에 의해 무리하게 법 적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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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콘 차량이 공사 현장 정문 안으로 들어가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펜스를 두드리며 항의하는 천주교 신도들. [출처: 자료사진] |
한편 한 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 20분경 강정마을 도로에서 긴급체포 됐다. 경찰은 당시 한 씨가 ‘공무집행방해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당일 천주교 신부들은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연좌농성, 레미콘 차량 밑 농성 등을 했다.
당일 사건은 신부들은 도로에 일시 감금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경찰이 한 씨를 긴급체포하자 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 저지 범대위 등은 경찰의 불공정한 법 집행을 문제 삼으며 ‘화풀이 연행’, ‘보복성 연행’이라고 비판했다.
제주지방법원은 15일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실질심사를 한 후, 영장을 기각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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