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안하고 불행한 오늘을 거부한다”

경쟁과 학벌강요 교육 NO, 고3 대학입시거부선언 나서다

11월, 수능시험을 앞두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어김없이 들려온다. 2011년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0일, 19세 18명이 ‘경쟁과 학벌을 거부’하겠다며 대학입시거부선언을 하고 나섰다.


18명의 대학입시거부선언자들과 ‘대학입시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투명가방끈모임)’은 10일 오전 11시 청계광장에서 “불행하고 불안한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바꾸자”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투명가방끈모임은 8월 대학거부선언행동 준비를 시작해 무한경쟁교육과 입시위주의 교육, 학벌사회 타파를 주장해왔다. 이들은 10월부터 대학을 다니다 대학을 거부한 이들, 대학을 가지 않은 20대들과 함께 대학거부 1인 시위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대학입시거부선언자들은 대학입시가 “수십 만명을 점수, 등급으로 줄 세우고 우리의 삶에 가격을 매기는 상품화 과정”이라며 “경쟁에 미친 입시위주 교육과 불안정한 모두의 삶을 무시한 채 폭주하는 사회에 제동을 걸기 위해 대학입시라는 단단한 제도에 시비를 건다”며 선언의 취지를 밝혔다.

선언자들은 이번 선언이 대학에 가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경쟁 사회와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력이, 학벌이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으며 학교가 서열화되지 않은 사회, 우리를 상품이 아닌 인간으로, 우리의 모습 그대로 보는 사회를 원한다. 사회가 모든 이들의 최소한의 생존, 사람다운 삶,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를 요구한다”며 “존엄하고 안정된 인간적인 삶을 위해, 유예되지 않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학입시거부선언자들은 박스에 자신의 목소리를 담았다

대학입시거부선언에 참여한 조만성 씨는 “꿈을 물어 볼 때면 어느 대학에 가고 싶다는 대답을 해왔던 것 같다”며 “공부하는 기계로, 경쟁의 구덩이에 허덕이다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대학입시거부 이유를 밝혔다.

김재홍 씨는 “수능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은 현 대학 입시체제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기 씨는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정한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대학만이 삶을 결정하는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며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 대학 위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한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0교시, 야간자율학습 등 입시제도에 시달리는데 문제를 제기한 대단한 결정”이라며 대학입시거부선언을 지지했다.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활동하는 한낱 씨는 수능시험이 “인생을 한 방에 걸어야 하는 의미없는 경쟁, 대학을 가지 않으면 선택지가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에 가도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회, 동료를 책망하고 남 탓을 해야 하는 사회에 의미있는 선언을 한 이들에게 격려와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투명가방끈모임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청계광장 옆 파이낸셜 센터 앞에서 대학입시거부선언 거리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이 던지는 용기 있는 선언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살인적인 대학등록금 등에 지쳐가는 경쟁사회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태그

수능 , 대학거부 , 대학입시거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천용길 수습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