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세계회의, 1만여명 참여 속에 ‘탈원전 세계선언’ 채택

“우리 어린이의 생명과 돈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이 나라의 높으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돈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탈원전 세계회의’ 개막식에서 후쿠시마 출신의 초등학교 4학년 도미쓰카 유지(10)는 이렇게 일성을 내뱉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고리야마의 초등학교 4학년인 도미쓰카는 아버지를 고향에 남겨두고 어머니와 요코하마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도미쓰카는 “과학자가 되어 환경에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 절대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해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답했다.

일본의 피스보트와 그린피스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등이 공동주최한 탈원전 세계회의가 14~15일 이틀간 요코하마 국제평화회의장에서 열렸다. 강연, 워크숍, 영화 상영, 콘서트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연인원 1만 1500명이 참가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개막식에는 33개국 100여명의 해외 대표를 포함해 5,000여 명이 참가했다. 개막 사회를 맡은 노나카 토모요 씨가 “후쿠시마 사고는 끝나지 않는다. 등골이 오싹한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 자신을 바꾸기 위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하여 2일 동안 생각하자”고 호소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요시오카 타츠야 실행위원장도 “국제 연대의 힘으로 후쿠시마 피해자를 지원하고 탈원전 자연에너지로의 전환 시키자”고 호소했다. 전 후쿠시마 지사인 사토 씨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년 후 국제회의에서 결정한 5가지 원칙이 아무것도 활용되지 않았던 것이 후쿠시마 사고로 밝혀졌다”며 통렬한 반성을 담아 말했다.

독일 녹색당의 레베카 헬프스 유럽의회 의원은 “독일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 가동 원전의 절반인 8기의 원전을 중단했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 전력 부족도 가격 상승도 없었다”며 “일본 정부는 전세계 전문가들의 협력을 구해 후쿠시마 피해자와 세계를 위해 함께 배우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이다 테츠야 씨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세계사에 남게 되었다. 일본은 전후시대 대신 ‘후쿠시마 후’ 시대가 시작되었다”며 “석유, 핵 대신 태양에 의한 평화를 목표로 하자”고 호소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우라늄 광산에서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는 원주민 대표인 피터 와츠 씨는 채굴 우라늄이 후쿠시마에도 수출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피폭자를 치료했던 히다 순타로 의사는 후쿠시마 사고 후 일본은 더 이상 피폭에서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한편, 개막식 이후 5000여명이 요코하마에서 원전반대 수도권 연합이 주최하는 '탈원전 세계 대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원전반대 등의 플캐카드와 현수막을 내걸고 탈원전을 호소하며, 포트 사이트 공원에서 야마시타 공원까지 약 4㎞를 행진했다

15일에도 다양한 워크숍과 전시회 등이 이어졌다. 이 중 특히 “한국인 피폭자와 한일 청구권 협정과 핵 에너지”는 상당한 호평을 끌었다고 일본 레이버넷은 전했다.

일본 참가자들은 한국에 있는 피폭자 대부분이 지금까지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일본에 강제 체류를 당하고 방사선에 노출됐는데도 일본인 피폭자와 같은 보상조차 받을 수 없는 것은 분명 이중의 고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피폭자들은 후쿠시마 피해자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올해 경남 합천에서 열리는 ‘2012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개최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15일 세계 33개국 100여명의 대표들은 폐막행사에서 ‘탈원전 세계선언’을 채택하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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