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아이들 위한 병원, 우리가 짓자”

[동일본대지진 1년, 현장을가다](2) 정부투자 병원 불신높아...대학생도 나서

3.11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발생 1년이 지났지만 건강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방사능에 노출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전문가들조차 방사능 유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명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사선에 더 민감한 어린이, 학생, 임산부 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해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지난 17일 후쿠시마현에서 도쿄 등 수도권으로 방사능을 피해 전학 온 초중학생 300여명이 국회의사당을 찾아 “우리는 몇 살까지 살 수 있나요?”, “우리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나요?”, “간 나오토 총리, 모든 원전을 즉시 멈춰 세워주세요”라고 항의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 등은 대기중 방사능 수치가 매우 높아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피난구역으로 지정한 원전 주변지역 외의 거주자에 대해서는 피난 경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일본 정부가 ‘불안 조장’ 등 이유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어린이의 갑상선 추가 정밀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미디어충청>은 24일 오후 후쿠시마 역에서 방사능 유출에 따른 건강 문제를 제기하는 대학생들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누어 주며 후쿠시마현에 어린이들을 위한 병원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역 [사진총괄 : 도영, 정재은]


"정부 입장 1년 지나도 바뀐 거 없다"
[인터뷰] 대학생 이케다 마유미(24세) 씨


무슨 내용의 선전전, 서명운동을 하고 있나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에 어린이들을 위한 병원을 건설을 위해 목표 3억엔(한화 42억원 가량)을 모으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원전 사고 이후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들, 히로시마 지역 일부 의사들과 함께 이 운동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의대에 후쿠시마현과 정부 예산(1천억엔)으로 방사능 연구시설, 연구실험시설 등 5개의 의료센터가 만들어진 계획이라고 작년 9월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부흥계획의 하나로 후쿠시마 의대는 향후 방사선 의료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아이들을 위한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가 후쿠시마 의과 대학에 30억엔 가량 투자해 방사능에 유출된 어린이들을 위한 병원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이 병원은 후쿠시마현 주민과 원전 사고로 인한 피해자, 피폭된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 아니다. 주민과 피해자들을 모르모토(실험재료)로 사용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정부와 원자력 발전을 찬성하는 의사, 전문가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용서할 수 없다. 후쿠시마 어린이들과 우리의 건강을 위한 병원이 필요하다. 정작 필요한 병원 건설에는 정부가 돈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모금해서 짓기로 한 것이다.

  후쿠시마역 인근서 학생들이 서명을 받고 있다.

정부가 투자해 짓는 병원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것 같다. 방사능의 위험에 대한 입장은 전문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 지역은 특히 1945년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역 아닌가

후쿠시마현 의사들이 아니고 히로시마, 나가사키 지역의 방사능과 이에 따른 피폭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 의사들이 일부러 후쿠시마에 와서 병원을 만든다고 하는 것이 이상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후쿠시마 지역 의사들이 만드는 게 당연한 데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방사능은 안전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병원을 건설하는가? 필요 없지 않는가?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 이후 분명히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3.11 원전 사고 직후 원전으로부터 50km 떨어진 후쿠시마 주변에서 이유 없이 코피를 쏟아내는 아이들이 발생하는 등 방사능 재앙의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사고 1년인데, 후쿠시마현 주민들과 대화하다 보면 어떤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현재 아이들은 코피를 쏟아 내거나 설사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걱정하고 있다. 심지어 심장병이 발생했다고 하기도 한다. 때문에 엄마들이 걱정해서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 그런데 의사들이 방사능과 관련 없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한다. 정부에서 방사능 수치에 관한 기준을 정했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 피폭 관련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입장이 분분하고, 일반 의사들은 방사능 유출에 따른 건강 위험도를 더 모르기도 한다. 그래도 증상은 나타고 있는 것이다. 엄마들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 지 하나도 모른다. 그래서 엄마들이 믿을 수 있는 전문적인 병원을 찾고, 원하는 것이다.

정부가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주민, 일본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대책이 별로 없다는 말인가

맞다. 개인과 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주민들은 거의 다 방사능에 대해서 반대한다. 핵발전에 반대 입장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정부뿐이고, 시민들은 다 걱정하고 있다. 또, 정부가 하는 것은 아이와 임산부에게 40만엔 가량, 다른 사람들에게 8만엔 가량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게 전부이다. 정부 배상금이 모두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배상금을 받는 사람들도 우리 목숨이 그렇게 싸냐고 화내고 있다.

거리로 나와 매일 활동하고 있는가? 어느 지역 대학생들인가?

거의 매일 나와서 선전전, 모금운동,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 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 교토대학, 히로시마대학, 후쿠시마대학 등 다양한 지역의 대학생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탈핵 운동 단체인가?

우리 대학생 모임은 몇 년 전부터 있었는데, 3.11 사고 이후 ‘전학련후쿠시마현지행동대’를 구성해 탈핵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에서도 탈핵 활동을 하고 있는가?

학교 안에서 선전 활동을 하고, 핵발전을 찬성하는 교수들에게 항의하기도 한다.

  이케다 마유미 씨

구체적인 행동을 소개해 달라

선전물에도 있지만 2월 8일 <후쿠시마민보>에 후쿠시마 대학이 ‘방사선을 위한 종합 연구소’와 연계 협정을 체결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13일에 후쿠시마 대학에서 협정 체결식이 있었다. 이 연구소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년간 100미리시버트(mSv) 이하 피폭이라면 큰 일이 아니라고 계속 선전했던 기구이다. 이 연구소는 문무과학성이 소관하는 독립행정법인이고 어용학자들이 모이고 있다. 연구소가 이번 후쿠시마 대학과의 연계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방사능 오염에 대한 후쿠시마 민중의 분노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원전 재가동 강행하고 원전 수출 강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대학을 거점으로 방사능 안전 캠페인을 하는 것은 절대 인정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후쿠시마 대학은 작년 7월, 핵연료사이클 핵무장 정책을 담당하는 JAEA(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방사능 제염 분야에서 연계 협정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번에 방사선을 위한 종합 연구소와의 협정이 있다. 이젠 후쿠시마 대학 캠퍼스에 원자력발전 반대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당시 학교측은 JAEA와의 협정 때도 학교측의 입장을 설명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입장을 학장에게 전달하려고 갔지만 학교 실무자가 나와 그에게 전달했다. 대학생들이 탈핵 운동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큰 힘으로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을 저지하고 모든 원전을 폐로해야 한다.

3.11 사고 이후 1년을 돌아보니 어떤가

정부는 원전 사고는 이제 다 끝났다고 한다. 왜냐면 원전을 다시 가동시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런 입장으로 무슨 대책을 만들 수 있겠는가. 1년이 지나서 정부는 더 할 게 없다고 한다. 정부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


*통역 : 야스다(일본노동넷 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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