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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총괄 : 도영, 정재은] |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로부터 35km 가량 떨어진 해안 작은 마을 요쓰쿠라마치서 J빌리지로 향하는 길, 원전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차량이 줄지어 나온다.
가는 길목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눈에 띤다. 노동자들은 대부분 혼자였고, 가끔 우동집에서 둘이 저녁을 먹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다른 곳과 다르게 원전 인근 마을 편의점에는 여러 개의 분진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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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도 입지 않은 경계구역 경찰 “감기 걸려 마스크 착용했다”
원전에 투입되는 비정규직...“2, 3차 하청구조가 아닌 18차 다단계까지”
제1원전으로 들어가는 J빌리지 앞은 경찰과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의 철저한 통제로 막혀 있다. 붉은 불빛이 맴돌고, 경계가 삼엄하다.
경비서는 경찰들은 방사능 수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방호복조차 입지 않고 있다. 일반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고, 안 쓴 사람도 있다. 장화 착용 역시 마찬가지다. 경찰관들의 방사능 피폭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취재진이 마스크 착용에 대해 질문하자 한 경찰관은 당황하며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경찰에게 출신을 묻자 “아이치현에서 왔다”고 말해, 일본 전역에서 경찰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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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계를 지나 세상 밖으로 나서는 노동자들은 제1원전에 하루 3천여 명이 투입되고 있다. J빌리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20㎞ 떨어진 사고 수습 전진기지로, 모두 남성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빌리지에서 출퇴근하며, 주로 사고 원전 주변의 쓰나미 잔해 처리와 오염 제거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얼굴 없는 노동자’라 불리는 이들, 작업복을 입고 차로 출퇴근하며 혼자 뚜벅 뚜벅 편의점으로 걸어가는 그들은 마치 강시 같아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이주, 일용직 노동자가 대다수라 ‘원전 집시’라 불리기도 한다.
또, 하청에 하청 구조로 원청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조차 힘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전노련 세라마 테이지 정책실장은 “다단계 하청구조인데, 상담 해 왔던 한 노동자는 18차 다단계였다. 2, 3차 수준이 아니었다”며 “종합 건설 회사 그 밑, 그 밑으로 계속 내려가고, 누가 기업주인지 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청 노동자 구조에 “조폭들과 관련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노동이다 보니 직접 스스로 원전에 와서 일하겠다는 노동자들이 많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빈곤층이 사는 동네에 조폭들이 가서 신용불량자 등을 끌고 와서 차량에 태워 원전에서 일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그에 의하면, 80년대 타 원자력 발전소에서 전국 최초의 핵발전소 일용직노동자노조가 결성되었는데, 노조 결성 뒤 조폭 등이 동원되어 노조를 파괴했다.
피폭 무릅쓰고 일하는 노동자...생명 위협
노동자 피폭과 희생으로 유지돼도 사회적으로 가려진 삶
다른 비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을 많이 받다 보니 이들은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한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청에 의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쿄전력 직원에 비해 16배나 높은 피폭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정부는 작년 3월 15일 비상상태에 남성 핵발전소노동자의 한 해 동안 피폭한계치를 100밀리시버트(mSv)에서 250밀리시버트로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배관 전문 현장감독으로 수십 년간 일했으며, 지난 1997년 1월 암으로 사망한 고인 히라이 씨에 글에 의하면 원전에서 일할 때 노동자들은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알람 메타를 갖고 들어가는데, 알람이 울리면 당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1분 1초를 다투는 곳이다.
그는 “원전에는 방사능 피폭 문제가 있기 때문에, 후계자를 양성하기가 쉽지 않다”며 “원전의 작업 현장은 어둡고 더우며, 보호 마스크도 쓰고 있어서, 상호간에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려운 곳이라서, 손짓발짓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예를 들어, 용접 전문 기술자라면 눈이 쉬 약해진다. 30세를 넘기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고,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세밀한 작업이 많은 정유 공장 등에서는 쓸모가 없게 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일당이 낮더라도, 원전이라도 갈까라고 하는 식이 되어버린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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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빌리지 입구, 20km 경계구역 |
원전운영사 텝코는 예를 들어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오사카의 카마가사키 같은 곳에서 노숙자나 실직자를 대상으로 인력을 구했다. 이렇게 동원된 사람들에게는 투입지역이나 위험들에 대해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고 언론을 통해 폭로된 바 있다.
사실상 원자력발전, 그리고 정부의 노동정책은 수많은 노동자들을 생명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올해 2월 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직후 복구공사에 투입됐다가 숨진 노동자에 대해 처음으로 ‘과로사’ 판정을 했지만, 드문 경우이다. 더욱이 피폭으로 인한 산업재해 인정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원전이 노동자들의 피폭과 희생으로 유지, 복구되고 있지만 이들의 노동 환경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일본 노조, 환경단체 등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원전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은 이와키 곳곳 온천장이나 모텔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와키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노동자들은 3교대를 하기 때문에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쉬고 있고, 온천장이나 모텔에서 머물거나 이곳 선술집에서 술 한 잔 씩 하며 숙소로 돌아간다”며 “이들을 만나는 일은 어렵다. 아마도 도쿄전력 등 회사측에서 관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키 역 인근 술집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성인다. 베일에 싸인 노동자들이 침묵하는 그곳 거리엔 기타를 맨 가수의 처량한 노랫소리만 울려 퍼진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 통역 : 야스다(일본노동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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