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가 스스로 신나를 뿌린 점, 이 모씨가 사측과 사납금 납부 문제와 사고 처리 비용 부담 문제로 다툰 점 등으로 미루어 경찰은 분신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유족 측은 타살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5일, 고인은 택시 운행을 하지 않는 날에도 사납금을 입금하라는 회사 측 관리자와 다툼을 벌였다. 사납금 문제 외에도 접촉사고 발생 시 보험수가 상승을 문제삼아 운전자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에 대한 항의였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목격자들의 증언으로는 고인은 두 시간가량 관리자들과 다툼을 벌였으며 이 씨가 항의를 하던 차고지에는 사측 관리 간부들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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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가량의 다툼 끝에 고인은 1층 화장실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2층 사무실로 올라갔으며 이 때 사측 관리 간부 중 한 명이 이 씨의 몸에서 나는 시너 냄새를 맡고 이 씨를 말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또 다른 관리직 간부가 이 씨의 팔을 붙잡고 이 씨를 말리려고 시도했으나 이를 뿌리친 이 씨가 사무실로 들어갔고 결국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사고가 발생하기 10여 분 전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관리자들과 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또 아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과 함께 회사로 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사납금과 사고처리비용 등의 문제로 이 씨가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택시 운전 노동자들의 이 같은 분노는 노사간 부당한 계약조건에서 기인한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의 이상우 사무국장은 택시 운전 노동자들과 택시 회사가 맺는 계약을 “노예계약”이라고 표현한다. 이 사무국장은 “병환, 결근, 애경사등의 사정으로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한 달 26일의 영업수익을 기사에게 책임지게 하는 제도가 택시 업계에 성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의 말대로라면 근로기준법 60조가 보장하는 연차 유급휴가도 택시 운전 노동자들은 쓸 수 없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택시 운전 노동자들은 변형된 도급업체”라고 말했다.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일정한 액수의 사납금을 추징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인이 사측과 마찰을 빚은 부분도 이 과도한사납금 추징에서 기인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택시 운전 노동자들의 부당한 근로계약은 이 뿐이 아니다. 유류비와 사고처리 비용 등 대부분의 운송원가를 노동자 개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업계 관행이 택시 운전 노동자들의 불만을 가중하고 있다. 대다수의 서울 시내 택시회사는 보통 하루에 25리터의 가스비를 유류비로 지원하지만 실제 택시 운행에 소요되는 연료는 40리터를 훨씬 웃돈다는 것이 택시 기사들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고인이 사측과 다퉈야 했던 또 다른 이유인 사고처리 비용도 보험수가를 이유로 노동자 개인에게 전액 부담을 요구하는 택시 사업주가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유류비와 사고처리비용 등 운송 원가 사업주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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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무국장은 “택시 운전 노동자가 그 날 벌어들인 수입 전액을 회사에 입금하고 일정한 기본급과 성과 수당을 받는 제도가 사업장의 투병한 경영을 위해서도, 노동자의 생활임금을 위해서도 훨씬 마땅한 제도지만 현재 대부분의 택시업체가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씨의 유가족들은 이 씨가 평소 무모한 행동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과 사고 당시의 CCTV 화면이 사라진 점, 분신장소가 사람이 많은 곳이 아니라 밀폐된 사무실 안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같은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 사측은 “이 씨가 평소 행실에 문제를 보이는 편은 아니었으나 사고 전날에 일을 하지 않았으며 사고 당일 오전부터 술을 마시고 차고지에서 소란을 피웠으며 이를 말리는 조합원들과 실갱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 씨의 사납금 납부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고 더 이상의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타살로 볼 수 있는 요소가 없다”면서 이 씨의 분신자살 사건으로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족들은 분신 직후 구급차에 현장에 있던 사측 관계자 누구도 동승하지 않고 이 씨를 방치하다가 병원에 찾아와 합의금부터 제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며 차고지에 분향소를 차려놓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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