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동자정당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에서부터, 현재의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통한 진보정당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공공운수 노동정치추진위’ 건설을 확정한 공공운수노조, 연맹 역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10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와 새로운 노동자정치세력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확인했다.
토론회는 △통합진보당 사태의 교훈과 이후 진보정당이 극복해야 할, 또는 갖춰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 추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12년 대선에 노동조합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등 3가지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상수 공공운수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 이성우 공공연구노조 위원장, 이규태 에너지관리공단노조 위원장, 이호동 전 공공연맹 위원장,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본부장,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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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운동의 한계극복, 노동자 정치세력화 방안은?
토론자 중 다수는 기존 진보정당 운동의 한계점 극복하기 위한 과제로 ‘민주노총의 혁신’을 주요하게 꼽았다.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 추진 방법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의 정치투쟁의 강화를 제시했다.
조상수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민주노총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제도정당일수록 의회주의와 정파주의에 경도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위해 노동자 당원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민주노총은 당원을 집단가입시킨 후 노동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과 프로그램을 가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그는 “진보정당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혁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 추진 방향과 관련해서는 “의회주의 경도를 막기 위해 먼저 우리가 정립해야 할 기본 입장은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진보정당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진보정당, 정치투쟁전선체(민중의 힘), 노동조합(민주노총)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또한 진보정당이 가치 지향에서 노동중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모순 극복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노동자계급성과 투쟁성,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의회주의의 폐해가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원 중심의 당구조와 운영이 척결돼야 하며, 의원과 당지도부는 당원들에 의해 소환되고 일상적으로 책임질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또한 당이 노동자 투쟁의 산물인 만큼, 정당은 노동자투쟁에 복무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 추진과 관련해서는 “우선 현재의 민주노총 노선과 이념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노동조합의 이념과 노선이 변혁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노동조합 내에서의 정치활동은 근본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노동조합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정치투쟁을 할 수 있는 만큼, 노동조합의 정치투쟁을 일상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성우 위원장은 노동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해, 수많은 부문 운동들을 결합시켜 노동현장의 담장을 벗어난 대중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중의 집 혹은 비정규센터, 교육원 등의 지역 거점 확보를 통해 현장의 조합원들은 일상적으로 사업장을 벗어난 실천활동을 통해 실천적인 진보정치운동에 참여함으로써 대중적으로 진보의 토대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동 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노동계급의 이상과 지향을 반영하고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뚜렷하게 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이름만 당원이 아니라 당의 주체적이고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하며, 당원 숫자에서 노동자 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대중적 진보정당의 결합에 따른 당과 노조의 역할을 재정립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대안은 민주노총당이 아니라 강력한 민주노총과 대중적 진보정당의 결합”이라며 “무엇보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흩어져있는 노동 정치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중간지대에 머물고 잇는 그룹들이 모여 대중조직이 중심이 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한 제2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규태 에너지관리공단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진보정당이나 노동자정치조직이 주로 담당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규태 위원장은 “이번 통진당 선거에서 선거 자체를 무위로 돌릴 정도로 광범위한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만, 통합진보당에 비합법적인 운동 중심의 관행이 많이 남아있었던 만큼, 이번 통진당 사태로 우리 운동 방식을 이전의 비합법적 운동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보다 대중적이고 합법적인 운동방식으로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현재 진보정당 운동의 토대가 튼튼히 구축돼 있기 때문에,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는 진보정당이나 정치조직이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는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있는 것이며,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는 근로조건 개선에 복무하는 한에서 의미 있는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대중성 확보를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망하는 길이며, 조합원들의 정치수준을 높이는 것은 엄청난 식간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정치활동을 한다거나 정치활동체계를 독자적으로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12년, 야권연대에 맞서는 독자적 노동자 후보 배출해야”
올해 대선에서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조상수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확인한 것처럼 이번 대선투쟁에서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야권연대만으로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결집을 통한 정권교체 동력의 확장이 용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노동자 민중의 독자후보 전술을 구사하되, 주객관적 조건을 면밀히 타산해 야권후보 단일화 또는 정책협약 전술을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부위원장은 “야권후보 단일화는 무조건적인 단일화가 아니라 완주의 가능성을 열어놓아 최대의 정책합의를 이끌어내고 독자의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긴장된 단일화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호동 전 위원장 역시 독자적인 노동자후보 전술을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기승을 부릴 야권연대 후보에 맞서는 대선공동대응이 필요하며, 대선에서는 정리해고철폐, 비정규직 철폐, 사유화 반대 등 노동자들의 핵심적 요구를 중심으로 공동대응해야 한다”며 “후보는 특정정당 후보 또는 명망가 중심이 아닌 검증된 비정규직 후보 등의 노동자 후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성윤 민주노총 새로운노동자정치세력화특위 운영위원장은 “현장의 냉소와 불신이 민주노총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노총은 내부 기존 정치라인 교체를 완료한 상태다.
양성윤 위원장은 “새정치특위는 과거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의 한계와 문제점을 냉철히 평가하고 방향을 선거방침 중심의 정치노선이 아니라 ‘현장 조합원을 주체로 세우고 일상적 정치활동에 기반을 둔 가치와 노선의 재구성’을 핵심으로 삼아 신음하고 있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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