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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의원단은 23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중앙당기위의 제명 처리 결정에 따른 두 의원의 제명 안건을 상정하고 진통 끝에 “지난 5월 12일 제1차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이 의원직을 자진 사퇴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자진 사퇴를 수용하지 않으면, 26일 제4차 의원총회에서 제명 처리의 건을 일괄하여 최종 의결한다”고 발표했다.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오늘의 결정은 3차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6인의 의원들이 중앙위 직후 의원총회에는 전원 참석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제남 의원, 구당권파 입장으로 정리하나
이날 의총엔 의원단 13명중 7명이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정당법은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소속 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그 동안 두 의원 제명 문제에 이렇다 할 입장을 내 놓지 않아 중립으로 분류됐던 김제남 의원이 의총에 참석해 제명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회의 시작 후 구당권파인 이상규 의원이 의총에 참석해 25일 중앙위 이후 처리를 강력히 주장하고, 김제남 의원도 여기에 동조하고 버티면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저녁 7시께 끝난 의총의 결론은 강력한 자진 사퇴 권고와 중앙위 이후 의총을 개최하면 구당권파 의원들도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의총 결과만 놓고 보면 그동안 중립으로 알려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김제남 의원이 최종 표결 단계에서 구당권파 쪽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25일 중앙위원회 이후로 의총을 미루자는 주장은 지난 18일 의원단 워크샵에서 구당권파 쪽 의원들이 일관되게 한 주장과 똑같다. 하지만 당시 김제남 의원은 신당권파 쪽 의원들과 함께 25일 중앙위 이전에 제명 의총을 하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제남 의원의 동의가 없으면 제명 의총을 해도 부결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신당권파 쪽도 김제남 의원의 의견을 무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의원단 총회에서는 최종 제명 의총 일정을 원내대표단에 넘겼고, 박원석 원대대변인은 원내부대표인 김제남 의원도 23일 제명 의총 일정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총 논의 과정과 결론은 구당권파들이 원하는 대로 됐고, 김제남 의원은 23일 제명 의총 일정에 합의를 하지 않았던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가 나왔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김제남 의원이 동의해 23일 의총이 소집됐는데, 실제 의총이 열리자 김 의원이 구당권파와 똑같은 주장을 하면서 사실상 김 의원이 신당권파 연합 원내지도부를 무너뜨릴 트로이목마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원내지도부를 이끈 심상정 원내대표나 본격적인 지도체제도 갖추지 못한 강기갑 대표의 지도력은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김제남 의원은 의총이 난항을 겪는 상황을 두고 “어찌 보면 (제명) 결정은 한 순간”이라며 “국민이 보시기에는 조금 천천히 가는 것 같고 쇄신의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더 제대로 된 논의를 하고 의원들이 흔쾌하게 결론을 내릴 때 훨씬 단단하게 책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는 의총이 시작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화를 나누고 설득하며 제명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보려 했다”며 “동료의원의 제명의 건을 처리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당대표 선거에서 드러난 당원의 뜻, ‘당심’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제명절차 강행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또 당원을 향해 “수 없이 자문해 보았지만 (두 의원의 제명은) 저희 통합진보당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과제”라며 “우리 통합진보당에 주어진 이 ‘가혹한 형벌’을 끝내고 새롭게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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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5일 중앙위원회 이후 의총인가?
구당권파들은 왜 25일 중앙위원회 이후로 의원총회를 미루자고 했을까. 당내에선 구당권파들이 중앙위원회에서 두 의원의 징계 원인 자체를 무효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진당 당규의 재심청구 조항에는 “징계결정의 원인된 사실이 당대회 또는 중앙위원회의 의결에 의해 소멸된 때”라는 요건이 있다. 이는 지난 과도기 중앙위(당대회)의 경쟁명부 비례후보 전원 사퇴 권고 자체를 새로 구성된 중앙위에서 뒤집을 경우 재심청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원은 당연직으로 당대표 및 최고위원, 광역시·도당위원장, 소속 국회의원과 이번 당직선거에서 중앙위원으로 당선된 자로 구성된다. 여기에 최고위원회가 추천하는 부문 중앙위원(지명직 중앙위원)이 포함된다.
현재 통진당 중앙위 구성은 지명직 중앙위원을 빼면 구당권파와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강병기 후보를 내고 구당권파와 같은 이해관계에서 선거를 치른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의 주요세력이 박빙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당대표와 최고위원회를 장악한 신당권파 연합이 최고위원과 중앙위원을 지명할 경우 숫자는 역전된다. 지명직 중앙위원은 중앙위원회에서 인준해야 하며, 부문 할당 최고위원은 당대회에서 인준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위가 개최되면 구당권파 쪽에선 회순 변경을 통해 지명직 중앙위원 인준 안건을 뒤로 미루고,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철회 관련 안건을 먼저 처리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도 한 가지 변수가 있기는 하다. 부울경 중앙위원들이 두 의원의 제명 철회 안건에 모두 찬성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통진당의 한 관계자는 “부울경 쪽은 신당권파 쪽과 사무총장 선임 건으로 입장 차이가 나지만, 두 의원의 제명 철회에 손을 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울경은 각종 의결에서 무조건 한 쪽을 따라가기보다는 교차 투표를 통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위에서 두 의원의 제명 철회 의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울경이 복당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강기갑 후보와 강병기 후보가 제명 찬성과 철회를 놓고 대결을 벌인 결과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강기갑 후보의 제명 찬성에 손을 들어 줬기 때문이다. 평소 구당권파나 부울경 모두 진성당원제에 따른 당원의 뜻을 무엇보다 중심에 놓고 왔기 때문에 직접 이해 당사자가 아닌 부울경이 나서서 제명 철회에 손을 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원석 원내대변인도 “26일 의총은 25일 중앙위 결정사항과는 상관이 없다. 이미 당기위 결정까지 당 절차가 종료됐기 때문에 다시 확인 하는 과정”이라며 “오늘 의총도 자진사퇴 제외한 여하한 경우에도 7.26 제명 의총에서 최종 결정한다고 했다. 중앙위 결정이 의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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