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아버지, 힘내라 아들" 우리는 비정규직 부자

현대차 통합사업부 비정규직 부자 오왕식, 오승원 부자

지난 21일 '힘내라 비정규직'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 무대위에 두 부자가 섰다. 같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이고 같은 업체에 다닌다고 했다. 흔치 않은 경우였다. 현대자동차 통합사업부 신영기업에 다니는 오왕식(52) 오승원(31) 부자가 그들이다.

만나고 보니 아버지와 아들 둘 다 장골이다. 아버지는 울산 현대백화점 소속 축구 선수로 6년간 뛰었다고 한다. 태권도도 5년 동안 단련했다. 아들은 해병대에서 군생활을 했다. 유도가 2단이고 지금도 수영장을 찾아 몸을 단련하고 있다. 운동(?) 부자다. 두 분이 태권도장을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부자간 나이 차가 그리 많지 않아 "결혼 일찍 하셨네요. 사모님 보쌈해오신건 아니에요?"라고 농담을 건네니 "운동을 하다보니 일찍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운동도 해서 그런지 오왕식 씨는 바깥 활동도 열심이다. 북구 염포동 새마을 협의회와 체육회의 부회장을 하고 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같은 업체에 다니는 동료들을 노조에 가입시키려고 하자 회사가 탄압하기 시작했다. 동료들이 사무실로 불려가 노조에 가입하지마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다 짤리고 나만 살아 남았다. 괴로워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러자 아들이 그러지 마시라고 힘내시라고 했다. 아들 덕분에 힘을 많이 받는다."

"아버지가 제일 먼저 조합원이 되시고 다른 곳에서 일하다 같은 공정으로 돌아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조합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당시 조합원이다 보니 회사가 겁을 줘도 물러나지 않았다. 세게 나갔다. 이제는 업체에서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아버지인 오왕식 씨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조합원 생활이 행동에 녹록치 않게 묻어났다. 부당하게 내려오는 업체의 지시에 단호하게 대처한다고 말한다. "하도 대들다 보니 조반장들도 내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다"고 한다.

아버지인 오왕식 씨는 정육점을 하다 잘 안되자 2002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오씨가 있었던 업체는 계속 바뀌었다. 일자리가 불안했다.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 2008년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아들인 오원식 씨는 2004년 군에서 제대를 하자마자 아버지의 권유로 같은 업체에 들어왔다고 한다. 입사초기 아들은 아버지와는 다른 공정에 있어서 업체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몰랐다. 일자리가 불안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 초 최병승 씨가 대법원에서 현대차가 불법파견을 했다고 그래서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원식 씨는 노동조합에 바로 가입하게 된다. 동료 12명과 함께. 아버지는 물론이고 어머니의 반대도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일이니까 자신이 결정해야죠" 아버지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제는 노동조합이 안정화되어 일할 맛이 난다는 두 부자. 업체 사장이 윽박지르거나 강제로 특근을 시키거나 하는 경우에도 이제는 노동조합이 있어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 힘으로 직장 동료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적극 권유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행하게도 오승연 씨의 동생도 이 사회가 낳은 피해자였다. 대학을 나온 청년 실업자다. 아버지도 작은 아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버지의 웃음 속에서도 작은 아들에 대한 걱정이 묻어났다.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자 집안.

오는 8월 2일 개정 파견법이 시행된다. 주 내용은 "불법파견 사실이 인정되면 노동자가 단 하루를 일해도 사업주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아들 오원식 씨는 노동법률원 '새날'을 찾아 재판 소장을 작성했다. 피고는 현대차. 자신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말이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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