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께 의원총회에서 제명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원 게시판은 당원들의 원망섞인 탄식으로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졌다. 제명안 부결이 알려진 7시를 기해 당원 게시판에는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당원들은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을 제명시키지 못한 지도부를 성토하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고 일부 당원들은 당 해산과 재창당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김제남 의원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의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서로 치열한 논박을 벌이던 구 당권파 계열의 당원들은 의총 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잠잠해졌다.
이 날 당원게시판을 달군 폭로전에서 선공을 날린 건 이청호 부산 금정구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의총이 한창이던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 사태와 관련한 유령당원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 의원은 “입수한 광주지역 당원 명부를 분석한 결과, 같은 주민등록번호로 등록된 당원이 17명, 주민등록번호 오류로 성별이 불분명하게 처리된 당원이 36명 확인되는 등 모두 83명이 유령 당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확보한 유령당원 명부는 83명이지만 “자신에게 제보를 해준 이는 200명 이상의 명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 전남 지역에만 200 명의 유령당원이 있다면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유령당원이 있을지는 장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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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호 의원이 공개한 자술서 일부 [출처: 통합진보당 당원게시판] |
이 의원은 또 이석기 의원이 대표로 재직했던 CNP(현 CNC)의 회계부정을 고백하는 자필 문건을 공개했다. 이 자술서에는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의 총무실장이 각 선거캠프의 회계책임자들을 불러모아 “CNP와 합의해 가격을 최대한 부풀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자술서는 유세차, 공보물 등 가격대가 높아 가격을 부풀리기가 용이한 것들을 최우선 고려하라는 세세한 지시도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석기 의원 측과 CNC는 그동안 제기돼온 회계부정 논란을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이석기 의원과 CNC의 회계부정을 지적하는 구체적 증언과 진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청호 의원의 폭로 기자회견이 있은지 얼마 후 이번에는 구 당권파 인사이자 김미희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이 반격에 나섰다. 참여계 이청호 의원의 ‘윗 선’인 천호선 최고위원을 겨냥한 폭로를 통합진보당 당원 게시판에 올린 것.
백 전 사무부총장은 천호선 최고위원의 22살, 20살 자녀의 계좌에 각각 1억여 원과 5700여만 원의 예금이 들어있음을 지적하며 “2006년에는 장남 250만원, 차남 750만원의 예금을 신고했음을 감안한다면 자녀 2명은 중고생 시절을 포함해 약 6년 동안 재산이 크게 늘었다”며 만약 천 최고위원이 자녀들에게 증여한 것이라면 증여세를 포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전 사무부총장은 천 최고위원의 세금 탈루 의혹과 함께 “인천연합 계열의 한 당직자가 당비로 노래주점과 룸싸롱을 가는가 하면 대선후보였던 모 후보 정무수석은 당비로 퇴폐 안마시술소와 고급 룸싸롱을 가다 적발되고, 정책연구소 연구실장이었던 모씨는 매달 2번은 고급 술집과 룸싸롱을 국고보조금으로 사용하기도 했었다”면서 대치관계에 있는 정파 인사들의 도덕성을 문제삼았다.
한편 1차 진상조사위원회의 온라인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박무 조사위원도 이 논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2차 진상조사위에서 제출한 이른바 ‘김인성 보고서’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인성 보고서가 동일 IP 중복투표의 기준으로 ‘같은 IP에서 30건의 투표가 발생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무 조사위원은 “왜 이번 당직선거의 기준으로 정한 중복IP 허용기준인 4표를 초과한 5표 이상의 중복집계표 기준을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 기준에 의한 표를 만들었을까”라며 김인성 보고서가 “나쁜 의도로 소위 ‘조사서’를 왜곡 작성하였다”고 주장했다. 박무 조사위원은 “보고서를 작성한 김인성이야 말로 검찰조사를 받아야 할 것” 이라며 중앙위원회가 당을 재정비하고 사무총장을 인선하는데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했다.
비례대표 후보경선 부정 파문과 그 여파로 지난 3개월 동안 바람잘 날 없었던 통합진보당은 강기갑-심상정 지도부의 무능과 구당권파의 버티기로 멘붕상태에 빠진 당원들을 어떻게 수습하고 추스려 나갈지, 푹푹찌는 더위 만큼이나 답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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