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친환경에너지라구?

[탈핵기획연재](5) 핵발전소를 만드는 신화와 거짓말-1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 원자력”
“아빠! 원자력이 탄소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친환경에너지래요”

2011년 3,4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제작한 홍보물의 문구이다. 이 홍보물과 함께 2011년 5월 교과부, 지경부,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 공모전’을 시행하였고, 이를 통해 원자력의 홍보에 열을 올렸다. 2011년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세상이 난리가 난 직후의 일이다.

이땅에 핵발전소가 유지,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신화들을 만들어냈고, 그 신화들은 대부분 거짓말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탄소배출없는 친환경에너지’라는 것이다.

“수돗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니까
상수원과 수도관리와는 상관없다?”


핵마피아들은 기후변화 위기의 대안으로 핵발전소를 선전하고 있다. 핵발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우라늄이 핵분열을 할 때엔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실은 딱 거기까지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블로그 대문 이미지

핵발전은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의 핵분열만 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 핵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료가 되는 우라늄을 광산에서 ‘채굴’한다. 채굴된 우라늄은 ‘수송’되어, 제련소에서 ‘제련’된 뒤 다시 ‘농축’하는 과정을 갖는다. 농축된 우라늄을 가공처리하여 연료봉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과정에 드는 에너지는 대부분 석유 등 화석연료이다. 즉 핵발전소는 이미 가동되기 전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를 건설할 때 들어가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빼놓을 수 없다. 핵발전소는 거대한 콘크리트 괴물이고, 그 내부는 강철 괴물이다. 기본적인 공사기간은 십년 정도 걸리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한 핵폐기물을 24만년간 보관해야하는 보관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 역시 우라늄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핵폐기물은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의 폐기까지 포함된다. 핵발전소 건설기간이 수년이라고 할 경우 핵발전소 해체와 폐기기간은 수십년에 이른다. 그 기간 동안 소모되는 에너지는 역시 우라늄이 아니다. 핵발전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해야 맞는 말일 것이다.

이를 두고 김종환(연세대 대기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씨는 “핵발전 옹호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고의로 누락시키는데, 이는 마치 수돗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온다고 하면서, 상수원과 수도 관리는 무시하는 것과 같다”(<이명박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사기다>, 2008-10-27, 레프트 21)고 비꼬았다.

화석연료 대체를 위해 필요한 핵발전소 2000기 이상,
전세계를 지뢰밭으로 만들어야 하나?


백번 양보해 핵발전소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전세계 핵발전소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 440여개의 핵발전소가 있다. 전세계 에너지 중 핵발전을 통한 전력비중은 14% 정도이다. 반면에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6%. 그렇다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핵발전소를 대안으로 세운다면 앞으로 전세계에 2000기 정도는 지어야만 2035년까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다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수송과 난방 에너지까지 핵발전으로 대체하려면 2000기 보다 훨씬 많은 핵발전소와 인프라가 필요하게 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세계 곳곳이 지뢰밭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핵발전소는 ‘바다 데우기 장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핵발전소는 발전의 과정상 반드시 필요한 냉각수를 위해 대부분 바다나 강가에 설치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핵발전소도 동해안과 전남 영광에 설치되어 있다. 표준적인 핵발전소의 발전량은 100만kw인데 그것은 전기가 된 부분만의 이야기이다. 실제 원자로 안에서는 모두 300만kw의 열이 발생하고 이중 3분의 1만을 전기로 바꾸고 있다. 나머지 3분의 2는 버리고 있는데 버려지는 곳이 바다이다.

냉각수로 쓰이는 바닷물이 원자로를 통과하고 난 뒤 버려지는 바닷물의 온도는 섭씨 7도나 상승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1초에 약 70톤씩 버려지고 있다. 더워진 바닷물이 1초에 70톤씩 바다로 다시 버려지면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동시에 그 물들은 이미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 물이다. 이것이 동해안 일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것을 두고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 고리1호기 앞바다에는 이렇게 데워지고 방사능에 오염된 온배수가 수십년째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앞에는 어민들의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이것이 기장지역의 미역과 다시마이다.

핵마피아들은 핵발전소가 깨끗하다고 한다. 핵이 친환경적인 청정에너지라고 강조한다. 그 뻔뻔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핵발전 자체가 엄청난 환경파괴와 인류의 재앙의 불씨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끝없이 강조되는 역설의 논리이다.

이러한 저들의 논리를 홍보하기 위해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의 3.7%가 전력산업기반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빠져나가고 이것이 원자력문화재단의 홍보비로 매년 100억원 이상씩 들어간다. 전체 에너지원 중 유일하게 홍보재단이 설립되어 있는 원자력발전. 그리고 국민들의 동의도 없이 세금으로 걷어가는 원자력 홍보비. 참 기가 찬 현실이 아닌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광고 뿐만아니라 경품을 걸로 핵발전 찬성 여론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평화적 핵이용? 핵 이용의 패권적 독점 야욕!

핵발전소의 신화가 만들어진 배경

1938년 독일의 과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이 우라늄에 의한 핵분열 현상을 발견하였고, 독일 나치는 이에 고무되어 1939년부터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당시 미국과 영국의 망명 과학자들은 핵무기가 히틀러의 수중에 들어가면 전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빚어질 거라고 우려하며,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 사실에 대한 경고메세지와 함께 미국이 독일보다 먼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미국의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가 194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비밀 프로젝트의 이름이 ‘맨해튼 프로젝트’이다.

결국 미국 정부의 주도하에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진행되었고, 수많은 원자폭탄 실험의 성공과 함께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2차 대전은 종말을 고했다.

결국 핵폭탄으로 수십만 명의 인명이 살상되고 전쟁은 끝났으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기가 시작되고 1949년 소련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서 그동안 핵무기를 독점해온 미국에게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소련이 핵에너지를 민간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은 소련에 앞서 원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하여 핵을 전력생산용 원자로로 탄생하게 했다. 결국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고 하는 것은 핵무기를 독점 보유하고자 하는 국가안보 차원의 고려가 중심이 된 것이었고, 그것의 상업적 이용을 통해 유지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핵의 군사적 목적과 상업적 이용이라는 건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국가의 3분의 1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핵발전소의 탄생이 이러하기 때문에 핵마피아들은 핵발전소를 굳이 ‘원자력발전소’라고 지칭하며, 핵과의 연관성을 은폐하고자 하였고, 이를 계속 유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신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이 ‘안전성, 경제성, 친환경성’의 신화이다. 그리고 이 모두는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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