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은 ‘기아유발자’... 곡물투기, 식량위기 촉진

밀 50%, 옥수수 45%, 대두 30% 인상... 식량대란 오나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미국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곡물거래 투기가 대폭 증가하며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촉진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은 17%까지 축소될 예정이며 인도에서도 몬순기간 강우량의 20%가 줄어들어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의 농산물 수확 전망도 밝지 않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9일 올해 식량 위기가 2008년의 상황처럼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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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곡물시장에 몰려든 투기자본들이 생산량 감소로 위기에 빠진 식량 공급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6월 이후 밀 가격은 50%, 옥수수는 45%, 대두는 30% 급격하게 인상됐다.

곡물가격은 이미 지난 5년간 3차례에 걸쳐 인상돼 온 가운데 인상 수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최악의 경우는 2008년이었고, 당시 쌀 가격은 3배로 뛴 바 있다. 원료파생상품 거래도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1년 6월 세계 원료자본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농업원료에 대한 투자는 2003년 이래 90억에서 99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렇게 최근 곡물 시장에 대한 금융자본의 투기가 집중되자 이에 대한 비판도 증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푸드와치 등 소비자 단체들은 알리안츠, 도이치방크, 콤메르츠방크, LBBW 등 금융기관들에 대해 “기아유발자”라며 곡물시장에 대한 투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곡물가 인상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옥수수 생산물의 40%로 생산하는 바이오 연료 생산을 재검토하고 식량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옥수수 농업자본의 로비리스트들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적은 옥수수 생산량이 이들의 가격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미 2008년 곡물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약 1억 명의 인구가 기아를 겪었다. 이 수는 2010년에는 4천4백만 명을 기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가나, 방글라데시, 말라위, 파키스탄 빈곤층 가정의 식료품에 지출하는 가계 비용은 70%로 올라갔다. 말리에서는 지난 해 주로 먹는 곡물 중의 하나인 옥수수 가격이 80% 인상되기도 했다.

최근 사례에 따라 이러한 식량 위기는 또한 곡물수입국에서의 사회적 불안과 봉기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푸드와치에 따르면 2008년 기초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인해 61개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군대가 곡미 보관소를 감시했고, 하이티에서는 곡물가 인상으로 인한 시위 중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곡물가 인상은 튀니지, 이집트 등 아랍국가에서의 민중봉기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 연간 식료품비가 2010년 12월 17.2%에서 2011년 1월 18.9%로 확대됐으며 당시 봉기 물결이 파급됐던 알제리에서는 2011년 1월부터 식료품 가격이 평균 25% 상승했고 특히 밀가루, 설탕 그리고 식용유 값은 두 배로 오른 바 있다.

옥수수와 밀 등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은 가공식품의 원료이자 가축사료에 사용되기 때문에 해당 식품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및 육류 등 전반적인 식품비용의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8.1% 인상된 국내 식료품비도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와 미국은 급격하게 치솟는 곡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G20 긴급 포럼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회의는 빨라도 9월에 열릴 것으로 알려져 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치솟은 곡물가격이 곡물 수입국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3개월이 걸리며 이에 따라 올해 6월 중순 시작된 곡물가격은 이미 9월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 G20은 공동 농업정보시스템 구축과 곡물가에 대한 위기 대응을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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