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압박’ 불씨 당겼나

폭력사태 일파만파...정규직 채용 방안 ‘꼼수’, 비정규직 압박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사측의 폭력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현대차 사측이 제시한 ‘비정규직 3000명 정규직 채용’ 방안이 발표된 직후 비정규직 폭력사태가 일어나면서, 사측이 비정규직 노조 와해를 위해 전면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현대차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비정규직 전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20일에도 주야 4시간 부분파업과 야간조 전면파업 등에 돌입하며 사측에 맞서고 있다.


SJM에 이어...현대차 ‘폭행사태’ 일파만파

지난 18일 오전 1시 30분 경, 울산 공장 안에서 현대차비정규직 지회 간부 2명이 현대차 보안팀 20~30여 명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안팀은 이들 두 명을 스타렉스 차량에 강제 납치해 동부경찰서로 연행했다.

오후 1시 40분경에는 경비대가 비정규직노조 사무실에 있던 간부에 대해 납치를 시도 하다 실패했다. 곧이어 오후 6시 40분 경에는 대형버스를 이용한 30여 명의 경비대가 본관식당 옆에서 노조간부 2명을 폭행, 납치한 뒤 동구 꽃바위와 중공업 근처에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SJM사태 등 용역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상황에서, 현대차 폭행사건은 또 다른 용역폭력 사태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현대차비정규직3지회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시민사회 등은 20일 오전,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의 납치와 폭행 사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폭력이 역사적으로 긴 시간동안 이어지고 있다”며 “현대자동차는 납치, 폭력 사태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아울러 정몽구 회장역시 각성하고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자회견단은 “현대자동차에서 벌어진 테러와 납치, 집단폭력은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나아가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라고 규정한다”며 “현대자동차와 정몽구 회장은 야만적인 테러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와 임금,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차지부 역시 사측에 이번 폭력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묻고 나섰다.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20일 17차 교섭에 앞서, 사측에 비정규직 폭력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처벌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또한 회사 측이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차는 이날 오후, 대표이사 명의의 공개 사과문을 공장에 부착하고 책임자 전출, 기존에 합의된 14명의 지회 간부들의 출입 허용, 지회 사무실 앞 차량 철수 등을 약속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20일 오후, 국회에서 신계륜 환노위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비정규직 3000명 정규직 채용’ 방안...비정규직 압박

폭력사태 뿐 아니라, 현대차가 제시한 ‘비정규직 3000명 정규직 채용’ 방안 역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17일 오전 현대차지부가 교섭에 들어가기 전 비정규직지회 파업 참가 조합원들이 지부 독자적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협상을 반대하며 교섭장 진입로에 드러누웠고 지부가 오늘 교섭에서 그 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하자 길을 틔웠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현대자동차는 지난 16일, 현대차지부와의 단체교섭에서 ‘정년퇴직 소요, 신규소요 등을 포함해 2016년도까지 현재 사내협력업체 근무자 중 약 3,000명을 노사간 별도협의를 통해 당사 채용기준에 적합한 자를 채용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약 1,000명을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고, 나머지 2000명은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방침을 놓고 비정규직지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016년까지 정년퇴직자 2,845명의 자리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하지 않고, 사내하청노동자들로 대체하기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또한 회사는 “사내하청업체 인원의 직영채용 등으로 인해 자리이동이 불가피할 시 원하청 공정 재배치를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공정을 재배치해 ‘합법도급’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도다. 때문에 노조는 “대법원에서 명백하게 판정한 불법파견을 계속 유지하고,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약 8000명의 현대차 비정규직 중 3000명만이 선별적으로 정규직화가 이행될 경우, 회사의 비정규직 ‘솎아내기’로 비정규직 노조 와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회사 측은 현대차지부와의 본 교섭에서 해당 비정규직 방안을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지회는 지부 측에, ‘불법파견 원하청 특별교섭’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협상을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17일 열린 현대차-지부와의 교섭에서 비정규직 지회는 교섭 진입로를 봉쇄하기도 했다.

지부 측은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지부의 요구안에 들어 있는 만큼, 본교섭에서 이를 다루겠다는 입장이며, 이후 원하청 특별교섭에서도 논의를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 폭력사태와 ‘정규직 전환’ 방안 등을 놓고 사회적 비난이 확산되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의가 원하청 특별교섭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측과 지부는 20일 오후 4시경, 본교섭을 재개한 상태며, 20~21일에 걸친 막판 마라톤 협상이 예고되고 있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20일 교섭의 경우, 여론을 감안해 교섭장 봉쇄에는 나서지 않은 상태”라며 “본교섭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관련한 문제가 일부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신규채용의 대상자가 아니며, 정규직 전환 대상자”라며 “현대자동차는 전체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 비정규직지회는 20일 오후 1시부터 주간조 4시간 부분파업과 야간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울산공장에서 ‘집단폭행, 감금납치 현대차 규탄과 비정규직관련 제시안 폐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이후 본관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전주비정규직지회 역시 20~21일, 주야 4시간 파업과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아산사내하청지회는 20일 주야 4시간 파업 후 본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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