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교권보호대책이 학부모와 학생을 예비범죄자 취급해 교권보호라기보다는 사실상 학부모통제대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8일, 학부모의 ‘학교방문 사전예약제도’ 등 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은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등 교권을 침해할 경우 형사상 처벌의 50%를 가중처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교권을 침해한 학생이나 학부모는 교육감이 지정한 전문교육기관에서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교과부가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자 학부모단체들을 비롯한 교육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데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학교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근원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교과부의 교권보호대책 발표 이후 참교육학부모회는 성명을 내 “교원정책 실패의 문제를 가정과 학부모에게 전가하고 학부모와 학생을 준범죄자로 취급하는 비교육적 조치”라고 비난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교사에게 그릇된 행동을 보이는 학부모가 분명히 존재함이 안타깝다”고 인정하면서도 “교육 분쟁 해결 과정에서 학교가 진지하게 대화하고 협의하는 열린 자세를 보이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기 마련이고 일방적으로 학부모를 비교육적 폭력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를 분리시켜 교육 공동체를 와해 시킨다”고 주장했다.
교과부의 교권대책에 대해 교사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도 성명을 내고 “교과부의 교권보호대책에 정작 교권이 없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과부의 교권보호대책이 “교권 침해 학생ㆍ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 및 가중 처벌과 학부모의 학교방문 사전 예약제 실시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를 지나치게 교권침해의 주범인 것처럼 대상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교조는 또 “최근의 교권침해 사례들은 권위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용의복장지도, 휴대폰 등 소지품 관련 지도, 근태 문제, 학교생활부적응 지도, 위협적인 수업분위기와 강제적인 보충자율학습,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갈등 등 국가ㆍ학부모ㆍ학생ㆍ교원의 인권과 교육권에 관련된 갈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교권 보장을 위해서는 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인 학교, 교육문화가 선행 정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생,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사례가 2009년 1천570건에서 2011년에는 4천801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며 교권보호대책을 즉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주희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정책과장은 29일 아침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교권침해 사례에) 현행 법령과 제도로는 대응 시스템이 미흡한 실정이어서 적극적인 교권 침해를 예방하고 엄정한 대응과 피해교사의 적극적인 치유 지원으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교권보호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프로그램이 뒤이어 출연한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특정 교원 단체가 조사한 것을 근거로 교과부가 대책을 마련했다”며 정책 수립의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범이 수석부회장은 “교사들을 경쟁시키고 평가하고 기간제화하는 일이 현 정부 들어 심각해졌는데 그런 교사들의 직무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학생이나 학부모, 가정에게 전가하는 시각”이라고 교권보호대책을 비판했다.
교과부는 교육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권보호대책을 강행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학부모 특별 교육이나 교권 침해 가중처벌 등 법률개정이 필요한 과정들은 올해 안에 정부 법률안을 발의, 내년 상반기 중에 시행하고, 법령 개정 없이 실시 가능한 대책들은 시도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서 즉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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