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식량위기, 투기자본을 잡아야

알맹이 빠진 식량위기 국가간 협력...“곡물투기 헤지펀드를 잡아라”

식료품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으며 식량 위기에 대한 염려가 증대되고 있다. 주요 국제기관들은 증가하는 곡물가와 식료품비를 우려하면서도 2007년과 2008년 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식량 수입국 위기는 이미 심각하며 곡물 수입이 원활하더라도 투기로 상승된 곡물가는 고스란히 정부의 세금이나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해 투기자본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30일 전세계 식료품비가 7월 한 달간 10%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6월과 7월 두달간 옥수수와 밀 가격은 25%, 대두 가격은 17% 증가했고 쌀가격 만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식료품비가 다시 심각하게 치솟아 수백만의 건강이 위협되고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이 식량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처: http://data.cnbc.com]


세계은행은 2008년과 같은 최악의 식량 위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엇다. 낮은 수확 또는 에너지비용의 급격한 증가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만이 식료품비를 4년 전과 같이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IMF도 2007년과 2008년과 같은 곡물가 가격 상승의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았다.

유엔도 최근 2007년과 같은 위기에 대한 우려는 경계했지만 세계 각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전 지구적인 식량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수출 금지, 관세와 필요 없는 대량 수매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몇몇 나라에서 곡물가는 이미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모잠비크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113% 상승했으며 사헬지방과 아프리카 동부에서 기장은 약 3배가 올랐다.

식료품비의 급격한 인상은 세계 옥수수 절반 이상, 밀의 4분의 1을 수출하는 미국을 덮친 수십년만의 가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 인도와 동유럽에서의 지속적인 가뭄도 문제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등 곡물시장으로 몰려온 헤지펀드 투기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분석된다.

소비자 단체 '푸드와치' 등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6000억 달러(약 660조4천억 원) 이상이 곡물 등 원료시장에 투자됐고 이중 실제 수요가 아닌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는 80%에 해당한다.

알맹이 빠진 국제 협력.. 투기자본 규제 필요해

국제 기관들의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 달래기 한편에서 각 국들은 대책 논의로 분주하지만 그러나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세계 주요 20개국(G20)은 27일 세계 곡물가격 상승과 관련한 긴급 전화회의를 가진 한편 G20 정상회의를 통해 곡물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가늠 중이다. 세계은행은 식량 위기국에 대한 농업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증액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29,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국제 곡물가 급등에 관해 논의하고 곡물수출 통제 등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곡물 수출입에 관한 국가간의 협의와 위기국에 대한 제한적인 지원이 이뤄진다하더라도 곡물가와 식료품비가 이미 치솟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알맹이 없는 대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간 협력으로 곡물 투기에 대한 제재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부 간의 협력은 단지 사후적인 수출입 통제에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이 투기해 곡물 가격을 급등시키고 정부는 투기된 곡물을 수매하면 국민들이 낸 세금과 비용은 결국 투기자본의 손에 주어진다. 유럽 정부들이 금융위기를 국민들의 세금으로 해결하며 공공자금을 쏟아 붓는 모양새와 같다.

한편 곡물가 인상은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식량수급률이 높은 국가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투기의 대상이 되면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 외에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식량 자급률은 100%를 넘는다. 중국도 최근 식량자급률이 95%에 달하며 단지 사료 수급만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량수급률이 116.4%를 기록하는 독일에서만도 올해 전년도보다 많은 곡물을 생산했지만 밀과 호밀 가격은 25년 만에 가장 높이 상승해 전년도보다 25-35% 증가했다. 미국 농산부는 이미 2013년 식료품가격이 3%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식량자급률이 약 26%로 쌀을 제외한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을 거의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장기화되는 식량 위기

유엔 세계식량기구(FAO)의 예측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식료품 가격은 고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식량기구는 식량안보를 위해 기초 식량에 대한 국가적인 비축을 조언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 세계 곡물 선물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등 곡물시장에 대한 투기자본 규제 필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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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 식량위기 , 곡물투기 , 시카고상품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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