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김용두 판사는 성희롱 가해자 두 명의 유죄를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선고했지만, 성희롱 사실을 국가인권위에 제소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해고한 금양물류 대표이사에게는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지는 사용자나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예방의무책임을 지는 사업주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독립된 법인격을 갖는 회사 자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잘못은 회사 자체에 있지 대표이사 개인에 있지 않다는 의미다.
법원은 현대자동차에게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가해자들이 사적인 수단을 통하여 근무시간 외에 가해를 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및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지방법원의 해당 판결을 규탄하고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사용자의 책임 인정을 촉구했다. 피해자와 지원대책위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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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속노동자]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금양물류 대표이사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은 이번 판결이 “성희롱 피해자의 고통만 가중시키며 간접고용노동자의 권리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와 가해자 당사자들만의 우발적인 갈등이 아니며,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위계질서와 성별 권력관계가 작용해 피해자는 폭력적인 상황을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러한 점을 노린 가해자들의 폭력행위가 속출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은 또 “이번 판결이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양벌규정을 무시해 직장 내 성희롱을 용인한 대표이사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현대자동차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규탄의 말을 쏟아냈다. 이들은 “사업주가 1년에 한 번 이상 반드시 시행하도록 돼 있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현대자동차는 지난 14년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다”며 법원이 현대차의 관리소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 사측이 “작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직접 돌며 ‘금양물류 성희롱 주장 사건에 관하여'라는 문건을 배포하며 피해자에 대해 근거 없는 악의적 소문을 유포,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며 현대차 역시 이번 성희롱, 부당해고 사건의 직접 가해자임을 강조했다.
피해자와 지원대책위는 성희롱 피해자를 모함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현대자동차의 책임과 피해자를 부당 해고하고 가해자를 비호한 금양물류 사장의 책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며 항소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는 금양물류 직원으로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다 소장과 조장에게 수 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당했다. 이후 피해자가 2010년, 피해사실을 국가인권위에 제소했고 금양물류로부터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후 국가인권위가 성희롱 사실을 인정했지만 금양물류는 폐업을 신고했다. 이후 금양물류 대표이사는 피해자를 부당해고해 ‘남여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구형받았다. 근로복지공단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증세 등과 관련하여 이 사건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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