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 불산 사고 옆 공장 방문 요청하자 노동부 직원 도망”

불산 사고, 고용노동부 직무유기 논란...인근 노동자 방치

구미 불산 사고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직무유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구미 불산 사고가 발생한 ‘휴브 글로벌’의 바로 옆 공장 노동자 100여명이 사고 발생 직후 대피하지 못하고 공장 내에 갇히는 등 피해가 발생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지금까지 인근 공장 노동자들의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현장 인근의 구미공단 4단지 공장 노동자들은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조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산하 직원은 노동자들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국회의원에게 “개입 하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피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출처: 뉴스민]

황당한 고용노동부 직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현장에서 도망가

불산 사고가 발생한 ‘휴브 글로벌’ 공장 정문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10여개의 사업장들이 있지만, 해당 사업장 노동자들은 사고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휴브 글로벌’과 담벼락을 맞대고 있는 ‘아사히 글라스’라는 기업은 노동자 100여 명은 사고 당일 대피하지 못하고 공장 내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저녁 7시까지 공장 내에 머물다가, 저녁 7시가 돼서야 회사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공장을 빠져나왔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더욱 심각한 것은 ‘아사히 글라스’ 노동자들은 그 이후에도 추석 당일 하루만 쉬었을 뿐, 현재까지 계속 출근하고 있다”며 “불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상태라 이들의 건강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 의원은 “인근 5개 업체는 사고 다음 날인 28일 하루만 휴업했는데, 휴업 이유는 건물외벽이 내려앉고 설비가 문제 되었기 때문이지 노동자들의 건강은 이유가 아니었다는 게 주변 노동자들의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 직원은, 장 의원이 ‘아사히 글라스’ 현장 방문을 요청하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장하나 의원실의 이대원 비서관은 “아사히 글라스 공장을 가니, 경비용역이 현장 방문을 막아 구미지청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파견 나온 대구 경북 ‘중대산업사고 예방센터’ 직원은 이 문제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도망가 버렸다”고 전했다.

인근노동자 방치한 고용노동부
이채필 “법령상 한계...아쉽게 생각한다”


8일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고용노동부가 구미 불산 사고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장하나 의원은 “사고 인근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킬 때, 사고 현장에서 불과 50m떨어진 노동자들은 대피시키지 않는 이유는 뭐냐”며 “노동자는 국민이 아닌 외계인이냐”는 비난도 쏟아냈다.


장하나 의원은 “사고 현장 코앞에 있는 수 십 개의 업체들은 아직도 조업중이며, 추석 중에도 24시간 3교대로 풀가동 했다”며 “주민 대피와 달리, 이곳 노동자들은 대피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당시 현장은 통제되고 있었지만, 야간조와 새벽 주간조도 통제 없이 정상 출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행 법령상으로는 구체적 조항이 없는 한계가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혀 책임 방기 논란이 불붙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본청, 지청 모두 노동자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장 조업중단 지시를 내리고,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현재 공장은 조업중단 없이 일을 하고 있고,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 수도 있다”며 “뒤늦었지만 본청에서 사람을 파견해 구미지역 사업장 내부의 노동자 건강상태와 노동자 피해 실태, 조치 등을 별도로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 역시 “사고 현장 인근업체 근로자들의 건강과 생명의 직접적 피해가 예상됨에도 조업을 계속한 기업들과 이에 대한 지도나 사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의 안전불감증과 직무유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미공단 4단지내의 14,400여명의 근로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근로자들의 건강검진 및 사후조치가 정부차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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