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 국감 파행...태광실업 표적조사 논란

[2012국감] 한상률 전 국세청장, 태광 표적조사 시인 동영상 공개

안원구 전 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의 등장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감이 파행을 겪었다. 안원구 전 국장이 국세청에 등장하자 청사관리 직원들은 안 전원장이 탄 엘리베이터의 전원을 내리고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안 전 국장의 국감장 진입을 막았다.

안 전 국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골프접대로비와 그림로비 등으로 물러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을 표적수사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증언을 했다.

당초 안 전 국장이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안 전 국장이 언론의 인터뷰와 자신의 저서 ‘잃어버린 퍼즐’ 등에서 주장한 내용대로라면 2008년 실시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린 표적조사임이 사실로 밝혀지고 포스코 소유 도곡동 땅의 실 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기 때문이다. 안 전 국장은 이같은 사실을 목격한 이후 한상률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사퇴압박과 불법사찰, 불법구금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안 전 국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나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이 선거를 의식해 이번 국감을 정치국감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전 국장은 “2008년 7월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나를 불러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금줄이다. 그쪽을 치려면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 계좌를 까야 하는데, 박 회장이 베트남에서 국빈 대우를 받고 있어 어렵다. 안 국장이 베트남 국세청 사람들과 친분이 있으니 협조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안 전 국장의 저서에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TK 출신 안원구 전 국장에게 국세청 차장을 제의하며 3억 원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청장 직속 특별감찰팀을 동원, 안원구 국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안 전 국장은 자신이 사퇴압박에 응하지 않자 한 전 청장이 안원구 전 국장의 아내가 운영하는 화랑과 그 거래처를 내사하고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협박하고 안 전 국장의 사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술을 조작, 언론과 검찰에 제공하는 등 불법감찰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박원석 의원은 “이현동 국세청장이 서울지방국세청장 재직 시절, 본청 소속 안동범 감찰과장을 불러 ‘본청이 안원구 국장의 사직을 원한다’는 의견 지시했고, 안동범 과장이 유윤상 감찰계장에게 안원구 전 국장을 만나 전달케 한 사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시 유원상 계장이 안 전 국장을 만나사직을 권유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안 전 국장은 국감 증인으로 직접 나서지는 못했으나 한상률 전 청장과 안원구 전 국장의 검찰진술 동영상이 공개됐다. 3분 가량의 이 동영상에서 한 전 청장은 안 전 국장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하려 했으나 만찬장에서 만난 베트남 국세청장이 안 전 국장을 알아보지 못해 세무조사에 관여치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도은 이 동영상 진술을 토대로 태광실업에 대한 표적조사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태광실업 탈루의혹을 조사하려면 베트남 국세청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안 전 국장이 베트남 국세청장을 안다고 하자 한 청장이 이를 이용하려 했다”면서 “태광실업의 세무조사가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현동 국세청장은 “태광실업 교차 세무조사는 법률적 근거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첨예한 정치대립이 벌어진 국감 현장은 정회요구와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었다. 안민석 의원이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질의를 하는 도중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고 강길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질의도중에 무슨 의사발언 진행이냐”며 반발했다. 결국 나성린 새누리당 간사가 정회를 요청했고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더욱이 국감장 바깥에서 국세청이 국정감사 출석 참고인에게 소지품 검사를 실시한 사실이 드러나 또 한 번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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