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이란 정해진 미국 부채 한계로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은 더 걷어 미국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각종 세금 감면 조치 만료에 따라 미국인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한편, 미국 정부는 부채가 더 증가하면 지출 폭 제한 규정에 따라 지출을 자동으로 축소해야 한다. 정부는 적자 재정을 만회할 수 있지만,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돈이 마르게 된다.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2021년까지 전체 1조2천억 달러가 자동 삭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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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washingtonpost.com/ 화면캡처] |
경기 부양을 위해 부시 시절 39.6%에서 35%로 낮아진 부유세와 함께 기업세 감면 조치가 끝나며 2% 삭감된 사회보장 지불급여세도 되살아난다. 메디케어, 교육지원비, 연방 실업 수당이 삭감되며 이와 함께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의료개혁법과 건강보험개혁법에 의한 새로운 과세도 시행된다. 미국 의회의 다른 조치가 없으면 2013년 1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논의되는 해결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제한된 부채 상한선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증액된 법정부채한도는 약 16조3940억 달러다. 10월 말 기준 미국 국가부채 규모는 약 16조2천억 달러(약 1경7천658조원)로 거의 상한선에 이르렀다.
결국 부채 상한선을 높이는 방법으로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자체를 미룰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경우 고질적인 부채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두 번째는 민주당이 내놓은 국방비 축소와 부시 시절 감세된 기업세와 부유세의 원상복구다. 삭감 대상의 절반은 국방비이며 부유세 감세를 되돌리면 2천210억 달러, 기업세의 경우 1천340억 달러가 기대되기 때문에 일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역으로 모든 대상에 대한 감세 유지와 건강보험지출을 중심으로 한 개혁을 요구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해결방안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미국 민주당도 이를 알고 있고 관철하려는 의지도 약하다.
오바마도 이미 메디케어와 사회보장과 같은 소위 재정지원해택 삭감도 타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레임덕에 있는 미국 의회가 일괄적으로 타협(그랜드 바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안 과세다.
금융거래세 등 자본거래에 관한 증세와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과 탄소세 도입과 같은 생태 과세, 세계 미군기지 등 군비 삭감 등 정의롭고 공정한 과세 체계를 도입해 재정절벽을 넘자는 의견이다.
이 의견은 미국 풀뿌리운동이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대안 과세를 통해 다음 10년간 수조 달러의 세수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결국 부채 폭을 늘리고 양당이 제기했던 감세 대상과 지원 항목에 관해 타협하며 재정절벽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재정절벽’이라는 다급한 수사 아래 경제위기에 따른 희생을 노동자와 가난한 서민에게 돌리는 유럽식 긴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절벽’, 미국식 긴축 위한 트로이 목마
미국 사회운동은, ‘재정절벽’이란 수사는 미국식 긴축을 강제하는 트로이 목마라고 비판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도 지난 9월 재정절벽 효과가 최근 몇 년 간 유럽에서 대중적인 사회적 봉기와 사회 문제를 일으킨 조치와 유사한 긴축조치와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채 해결 캠페인: 기업 세금 대폭 감면을 위한 트로이목마> 보고서 공동저자 사라 앤더슨 워싱턴 정책연구기관 지구경제프로젝트팀장은 13일 <데모크라시나우>에서 ‘재정절벽’을 내세우며 부채 해결을 선동하는 이들이 부자에 대한 감세를 지키고 사회보장을 후퇴시키려는 트로이목마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기업과 이들의 로비스트가 기업세 삭감을 위해 부채위기를 이용하며 대규모 언론사업과 로비를 벌인다며 “그들이 지원 삭감과 증세 모두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사려 깊은 것처럼 연기하지만, 세금 정책의 세부사항을 보면 (그들의 요구는) 트로이 목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앤더슨에 따르면 미국 기업연합은 약 10년간 받았던 세금 삭감 혜택을 연장하고자 하며 국외 수익에 대한 과세도 면제받고자 한다. 또한 80명의 CEO가 가입한 이권단체 ‘부채 해결 캠페인’이 메디케어와 사회보장 프로그램 등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위해 로비해왔다고 지적한다.
24개 기업이 CEO에 지급한 연봉, 미국 정부에 낸 세금보다 많아
재정절벽 위기를 내세우며 기업세 감면 연장을 추진하는 그룹은 제너럴 일렉트릭, 하니웰, 보잉 등 초국적 기업이다. 앤더슨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수익을 조세피난처로 이전하며 속임수를 사용해왔다고 지목한다. 그는 “이 회사 중 24개 회사가 CEO에 지급한 연봉은 미국 정부에 낸 세금보다 많다”고 꼬집었다.
앤더슨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의 하나인 우리가 가난한 이들과 노인의 등에 짐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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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inthesetimes.com/article/14163/robin_hood_arrested_at_dick_durbins_office/ 화면 캡처] |
미국 사회운동은 이 때문에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8, 9일 양일간 시카고 풀뿌리조직연합 ‘월스트리트가 지불하게 하라, 일리노이’ 활동가는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 들어가 대량 삭감이 예고되는 사회보장,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등의 프로그램을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3일 <인디즈타임스>에 따르면 9일 활동가 8명은 원내총무 사무실에 들어가 면담을 요구했고 15분 만에 연행됐다. 이후 활동가 11명이 다시 현수막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왔지만, 이들도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시위 중 연행된 시카고대학 학생 제이콥 스웬슨은 “두 번의 전쟁(이라크, 아프카니스탄)으로 10년 간 부채를 만든 그들은 이제 부채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활동가 연행에 대해 “이는 더빈이 누구를 만나려고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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