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 전남 고흥에서 전기가 끊겨 촛불을 켜고 잠을 자다 화재로 60대 할머니와 6살 손자가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의 에너지 복지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에너지정의공동행동은 21일 오후, 성명을 발표해 “고흥 화재 사고는 에너지복지를 외면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에너지법 개정과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전은 전기공급 약관에 따라 전기요금이 2개월 이상 미납된 경우 전기사용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전력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전류제한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순간 사용량이 220w를 넘거나 일정 전력 이상 사용하면 차단기가 내려가 전력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전류제한조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의 소비전력이 36W, 소형냉장고가 200W, 텔레비전이 200W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제한조치가 취해지는 220W는 최소한의 생활이 불가능한 전기공급량이라는 비판이 있다.
에너지 정의행동은 “에너지는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이고 그 중 전기에너지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에너지를 경제적인 이유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의 ‘소득구간별 광열비 지출비중’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소득 50만 원 미만 가구의 경우 소득 대비 광열비 비율은 평균 38.2%로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광열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과 소득양극화로 인해 저소득층일수록 전기요금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전력인권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빚어낸 참사”라며 “기업에 대한 전기세 혜택의 일부만이라도 저소득층의 전기 기본권 보장을 위해 쓰겠다는 정부와 사회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22일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전기세 할인 등으로 편중되어 있는 정부정책을 조정하여 저소득층의 전력기본권을 지켜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NS 여론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상반기 전류제한 조처를 당한 가구가 전국에서 10만 가구가 넘는다. 추운 겨울이다. 정부의 존재이유를 묻는다”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했다.
에너지 정의행동은 “이번 사건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한 조손가정의 실수 탓이 아니라 에너지 복지에 눈감고 있는 정부와 사업자의 합작품”이라며 “정부는 에너지빈곤층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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