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직선제 유예’ 무효...초유의 대의원대회 투표 부실

“투표 과정에서 규약·규정 위반...대대 유회, 임원선거 무산될 전망”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유예를 결정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규약,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돼 직선제 3년 유예안이 무효화됐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1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간선제 임원선거 역시 무산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3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임원 직선제 유예안을 가결했다. ‘직선제 유예에 관한 규약 개정의 건’을 놓고 대의원 찬반투표가 진행됐으며, 총 426명 중 찬성 292표(68.5%)로 가결정족수인 284표를 넘겼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하지만 지난 22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동도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이 대의원대회 찬반투표과정에서의 부실,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산별연맹 후보대의원 40여 명이 위임장 없이 대의원대회에 참가해 투표를 했으며, 대의원 명단이 변경됐다는 것이다.

또한 김 본부장은 참가자 서명과 투표자 서명의 필체가 다르며, 참가 서명이 없는 대의원이 투표부에 서명하고 투표를 진행했다며 ‘부실,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26일부터 28일까지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날 중집에서, 찬반투표의 규약, 규정 위반으로 성원부족에 따른 대의원대회 유회 확인을 결과보고서로 발표했으며 중집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후보대의원 중 28명이 위임장 없이 참가하거나 대회 현장에서 명부를 교체해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임장이 없었던 대의원은 21명이며, 현장에서 교체된 대의원은 7명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는 그간의 대의원대회에서 관행상 이어져 온 것이지만, 원칙적으로 대의원대회 관련 규약, 규정을 위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진상조사위는 해당 대의원 28명을 의결정족수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진상조사위 판단에 따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투표한 대의원 426명 중 규약, 규정을 위반한 28명을 제외하면, 의결정족수인 421명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민주노총은 “결국 대회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유회된 것으로 결정했다”며 “또한 과반이상 투표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직선제 유예 ‘규약개정’ 투표도 자동 무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리투표 등의 부정요소는 발견되지 않아, 통합진보당 사태와 같은 부정투표 논란은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날, 중앙선관위에 대의원대회 투표결과를 근거로 진행된 제7기 임원선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선관위는 30일 중 선거중단을 공식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백석근 전국건설산업연맹 위원장과 전병덕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각각 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단독 입후보한 상태다.

또한 민주노총은 12월 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중집에서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직무대행 체제를 대신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인지, 대의원대회를 다시 개최할 것인지 등을 판단하게 된다. 중집에서 결정된 사항은 12월 11일, 중앙위원회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