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학생인권 경쟁폐지 vs 문용린, 교권강화 경쟁력 제고

서울교육감 선건 대척점...이수호, 문용린 정책비교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수호 후보와 문용린 후보의 접전이 치열하다. 각각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양 후보는 현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부터 당선 이후를 제시하는 비전까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6일 방송된 TV 토론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와 고교선택제 등을 둘러싸고 이수호 후보와 문용린 후보는 판이한 시각을 드러낸다.

[출처: MBC 서울시 교육감 토론회 방송화면 캡쳐]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논쟁

문용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학교현장이 혼란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으로 교권이 실추되고 교사와 학생이 대립하게 됐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거나 대거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수호 후보는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정신과 교육기본법의 인권보장 내용, 국제아동인권규약 등에 보장된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보편적인 권리”라는 것이다.

두 후보간의 이같은 입장차이는 ‘학생인권’과 ‘교육의 역할’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차에 기인한다. 문 후보는 6일 토론회를 통해서 “학생들은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인권은 교사가 보장해주는 것이 정도(正道)”라거나 “학생들이 인권을 찾도록 가르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같은 학생인권에 대한 인식이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만을 너무 강조해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지도력이 약화되고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문 후보는 ‘2012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의 정책평가 질의에서 “학생의 권리만 강조하여 교권이 무시되고 교사들이 교단에서 마음을 떠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학생인권조례를 설명했다.

문용린 후보의 ‘인권 감수성’ 역시 문 후보가 학생인권조례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에 한 몫을 하고있다. 문 후보는 TV 토론회에서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된)동성애 내용은,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지 그런 권리가 있다고 가르쳐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두발자유화는 학생의 권리만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체벌금지로 인해 교권이 약화돼 학교현장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말하는 등 평소 학교현장의 인권침해 사례들에서 둔감한 인권 감수성을 드러냈다.

지난 11월 20일 출연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는 “학생들의 가방조사나 주머니조사는 교사의 교육자적인 판단”이라며 “이를 막아놓은 인권조례 자체는 선생님들의 교육행위 자체를 억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수호 후보는 “학생들이 스스로 인권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이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 후보의 주장과는 정면을 배치되는 주장이다.

이수호 후보는 TV 토론회를 통해 “교육의 핵심은 자주성을 키우도록 돕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자신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수호 후보는 ‘학생인권’ 교육에 대해서도 “인권교육은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두발자유화에 대해서도 “96년 No Cut 운동이 확대된 이후 학생들의 기본적인 요구지만 10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것이 없다”며 “21세기 미래교육을 위해 근본적으로 두발, 복장규제는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통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와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다. 이수호 후보는 또 “학생들의 인권과 관련해 학교에 일임하기 보다는 사회적 인식전환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학생인권조례를 통한 인권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출처: 이수호 선거대책본부]

고교 선택제, 자율형 사립고

두 후보의 차이는 자사고와 특목고 설치, 고교선택제에 대한 입장에서 더욱 극명해진다. 이수호 후보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나 자율학교 등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학교”라는 입장이다. 이수호 후보는 교육감이 되면 이들 학교를 차츰 줄여나가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힌다. 또한 특목고와 자사고는 이미 입시교육기관으로 전락했으며 설립목적과 다른 편법적 운영이 성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문용린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 고교선택제 등이 “나름대로 탄생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만들어졌으니까 그것을 잘 보듬고 쓰다듬어 가야할 제도”라고 주장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진학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이수호 후보는 고교선택제로 인해 학교서열화가 가중되고 그로인해 과도한 경쟁이 유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명목상의 학교선택제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고교선택제 이후로 정작 학교선택은 미미하고 오히려 비선호학교만 양산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1년에는 비선호학교가 서울시내 180개교 중 15%인 27개교에 이르지만 교육청의 교육격차 해소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수호 후보는 “고교선택제로 인해 과도한 경쟁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 엄청나게 팽창하고 이어 학부모들이 사교육 그 비용을 대느라고 허리가 휘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 붕괴의 원인이 고교선택제로 대변되는 서열화에 있다는 것.

반면 문용린 후보는 다양한 진학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교선택제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비선호 학교의 발생이라는 문제점은 교원인사와 예산지원, 교육과정 다양화 등으로 보완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문 후보는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이해도 이수호 후보와 다르다. 문 후보는 “현재 특목고와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을 뽑아 대학입시에 맞는 교육을 시키는 형태로 변질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특목고와 자사고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출처: 문용린 선거대책본부]

일제고사에 대한 입장 차이

고교선택제에 대한 양 후보의 입장차이는 그대로 일제고사로 대변되는 평가제도에 대한 차이로 이어진다.

문용린 후보는 “일제고사는 교육력을 점검하는 체제로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적 규모에서 학업성취도를 평가해야하고 기초학력이 뒤처지는 학생들을 없애기 위해서도 일제고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이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할 만큼 일제고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용린 후보는 현행 평가에 더해 다양한 특기적성에 대한 성취도 평가와 기존의 정기시험외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특기적성 성취도 기록도 확대하겠다고 밝힌다.

반면 이수호 후보는 획일적 일제고사를 즉각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수호 후보는 학업성취도를 점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한날 한시에 치르는 시험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표집을 통한 평가만으로도 학업성취도 점검이라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수호 후보는 일제히 전국의 모든 학생들의 성적을 기록하는 것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세우는데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수호 후보는 일제고사를 폐지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도달 정도를 교사별로 평가하고 평가방식도 교사집단에 일임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시험도 학기당 1회로 축소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시험을 확대해 실시하겠다는 문 후보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수호 - 학생인권 강화, 경쟁폐지 / 문용린 - 교권, 경쟁력강화

두 후보의 정책은 정확히 대척하는 지점을 기리키고 있다. 이수호 후보가 자율성, 학생인권, 서열화 폐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문 후보는 교권을 안정화하고 학생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대표를 자처하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교육감 선거에서 두 후보의 정책과 공약 역시 각각의 진영을 대표하는 의제들로 구성돼 있다.
태그

이수호 , 교육감선거 , 문용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성지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