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문용린 지지선언,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

현직 교원에 언론사도 참여... 문용린 캠프와 연관의혹도 제기

보수단체들의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후보 지지선언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지지를 선언한 보수단체 명단에는 공직선거법상 지지선언을 할 수 없는 교원 및 교원 단체뿐 아니라 동창회나 향우회, 심지어 언론사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실체를 알 수 없는 유령단체나 사교육단체, 영리기업까지도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다른 보수후보들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수호 후보 측은 이들 보수단체와 문용린 후보 측의 ‘모종의 개연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10일 문용린 후보 지지를 선언한 1000여 개 보수단체의 명단을 살펴보면 홍익고등학교 교장, 자유교원노조, 창원중등선임교장협의회 등 교원과 교원 단체들이 눈에 띈다. 인터넷독립신문, 뉴스앤피플, KNS 뉴스통신, 시사오늘, 인터넷타임즈 등 언론사들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뿐 아니라 신동초등학교 동창회, 영동산악회, 덕수상고 47회 동창회 등 법적으로 선거운동이 금지된 향우회, 동창회 등도 다수 포함돼 있다.

공직선거법 제87조는 “향우회·종친회·동창회, 산악회 등 동호인회, 계모임 등 개인 간의 사적모임”의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다. ‘명의도용’의 의심도 일고 있다. 지지단체에 이름이 올라 있는 ‘학벌없는 사회 만들기’는 자신들은 “지지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은 문용린 후보를 제외한 3인의 보수후보에 대한 사퇴권고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남승희 후보는 지난 10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보수단체로부터 “사퇴를 권고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협박전화 녹취를 공개했다.

남 후보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 후보에게 전화를 건 이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의 이경자 상임대표다. 이경자 대표는 지난 달 26일 남승희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좌파교육감이 들어서서 교육이 망가졌으니 (문용린 후보 당선을 위해) 사퇴하라”며 남승희 후보에게 사퇴를 권유했다. 그러나 남승희 후보가 요구에 응하지 않고 완주의사를 밝히자 이경자 대표는 “화가 난다.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남 후보를 압박했다. 남승희 후보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협박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온다”고 밝혔다. 현재 남승희 후보는 신변에 위협을 느껴 개인 경호원의 경호를 받고 있다.


이수호 후보 측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협박사건과 선거법 위반에 대해 즉시 조사에 착수하고 법적 처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수호 캠프는 12일 오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후보를 협박하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문용린 지지선언 관련자들의 불법 선거운동을 조사하라”고 요구하며 서울시 선관위에 조사의뢰서를 전달했다.

이수호 캠프는 “지지선언 관련자들에 대해 선관위는 엄중한 조사를 즉시 개시하고 불법성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공직선거법 87조 위반”과 “상대후보들에 대한 사퇴강박 및 협박” 등 선관위가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서울시 선관위 측은 “남 후보가 협박을 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식으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이수호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이 친고죄도 아닌데 왜 피해자의 신고를 기다리느냐”며 “선관위는 위법의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움직여 적절하고 정확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의혹을 인지했음에도 아직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선관위 측은 “남승희 후보가 협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을 인지한 이후 조사계획을 수립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조사의뢰서를 전달받았으니 이제부터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제껏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수호 후보 캠프는 이번 사건과 문용린 후보 측이 모종의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수호 후보 캠프관계자는 “지지선언을 주도한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는 문용린 후보를 ‘단일후보’라고 추천한 단체”임을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를 위해 다른 후보들에게 사퇴를 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문용린 후보 측과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고발은 지지선언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검찰에서 사건을 정확히 인지하고 수사하면 개연성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용린 후보 측은 “지지선언은 문용린 후보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연관을 부인했다. 문 후보 측은 “오히려 이번 일로 곤란한 입장”이라며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수호 후보 선거캠프는 12일 오후 3시에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 관련자들을 고발하고 조사와 처벌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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