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불법 선거조직 적발되자 “흑색선전 엄단” 대반격

불법 선거 논란 북풍으로 돌파?... 민주당, “물타기 기자회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국정원 직원 댓글 조작 문제와 2차 TV 토론 커닝 문제 등을 두고 초강경 대반격을 선언했다.

하지만 흑색선전과 네거티브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던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문에는 오히려 왜곡과 네거티브가 담겨 있었다. 특히 전날 밤 새누리당의 불법 댓글 조직이 선관위에 적발돼 선관위가 검찰 고발까지 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언급조차 없어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지적까지 일었다. 이 와중에 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 유세를 하던 한 배우의 안철수 전 후보 막말 비난 파문에는 사과와 재발방지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근혜 후보 발언 중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기자회견문 시작부터 언급한 북한 3차 핵실험 문제다. 박근혜 후보는 “저는 오늘, 정말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지금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대륙간 탄도 탄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3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출처: 생중계 화면 캡쳐]

모두서 북한 핵실험 언급 후, 국정원 의혹제기를 국기문란으로 규정

박근혜 후보는 이어 “이렇게 세계가 우려하고, 우리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나라의 국운이 달려있다”며 “마땅히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급기야는 한 여성을 집에 가둬놓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심지어 물도 밥도 끊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말 참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로켓발사와 3차 핵실험을 언급한 뒤 바로 국정원은 전혀 거론하지 않은 채 한 여성을 감금했다고만 한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바로 국정원 문제가 아닌 문재인 후보 캠프의 네거티브 문제를 언급하며, 아이패드와 굿판 논란, 신천지 논란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런 후 박 후보는 다시 국정원 여직원 문제를 전면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박근혜 후보는 “며칠 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캠프의 유력인사들이 한꺼번에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을 급습해서 밤새워 생중계하며 국가정보원의 여직원을 감금한 사건을 보셨을 것”이라며 “이 나라 정보기관이 정치공작을 하는 아지트로 민주당이 지목한 그곳은 스물여덟 살 미혼 여직원의 개인 집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열 평정도 밖에 안 되는 개인 오피스텔에 컴퓨터 한 대를 두고 국정원 여직원이 대통령선거를 좌우할 정치공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과연 믿기시냐”며 “이 말은 곧 국가정보원이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일을 벌이면서 민주당과 선거캠프는 제보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단 한 가지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이번 사건이 저를 흠집 내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진다면 문재인 후보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마저 자신들의 선거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정쟁의 도구로 만들려했다면 이는 좌시할 수 없는 국기문란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거티브 문제를 대반격하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맥락 없이 거론한 북한 로켓과 3차 핵실험 문제는 대북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정쟁의 도구로 만들어 국기문란행위를 했다는 주장과 묘하게 연결돼 북풍의 여운이 남는 지점이다.

또한 박 후보는 “심지어 그들은 이 여직원의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경비실에서 주소를 알아냈다”며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해 여직원의 집을 알아냈고, 이것을 SNS를 통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했다”고 맹비난하며 여성의 인권문제로 재차 규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이런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만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 공포정치를 하지 않겠느냐”며 “이번 선거과정에서 흑색선전을 청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또 다시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정원의 정치공작 의혹을 여직원 개인 표현의 자유 문제로 국한시키고, 컴퓨터를 내놓으라고 한 행위를 공포정치로 규정해, 전날 발각된 불법 센터와 컴퓨터를 통한 불법 댓글 조작 행위 적발도 공포정치로 연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세균, “선관위에 고발된 댓글부대 사건 덮으려는 기자회견”

민주통합당은 이날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을 두고 정세균 공동선대위위원장이 직접 나서 “박근혜 후보의 오늘 아침 기자회견은 어젯밤 선관위에 의해 적발된 새누리당 오피스텔 불법 댓글부대 사건을 덮으려는 물타기용 기자회견”이라고 반박했다.

정세균 위원장은 “어제 적발된 불법 선거운동 사건은 치명적 문제가 될 것이라 이것을 덮으려는 공세”라며 “불법 선거운동 센터 적발 사건이 새누리당 후보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지적을 두고는 “국정원 여직원이 동원된 댓글 의혹 사건은 여의도 오피스텔 사건보다 한 단계 높은 국기문란행위”라며 “국정원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미뤄두고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엄청나 행위로, 본질을 챙긴 연후 곁가지를 따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회는 박근혜 후보의 유사 선거사무실을 적발, 위법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며 “박근혜 캠프가 SNS를 통한 여론조작을 위하여 지난 9월부터 불법유사기관을 차려놓고,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악성 허위 비방 댓글을 트위터에 게시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하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펜션에 불법콜센터를 차려놓고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했던 DNA를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오피스텔에 불법댓글부대를 설치해 불법 여론조작을 자행한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는 다른 무엇보다 이 사실에 대하여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는 불리한 판세를 만회해 보려고 문재인 후보와 야당을 음해하고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이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사건도 어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인정했듯이, 문제의 여성 직원은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 소속 요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정원은 선관위와 경찰의 조사 요구에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 증거 인멸을 위해 시간을 끌면서 수사를 거부해 왔다. 이것이 어떻게 감금이냐”고 박 후보의 여성인권 침해 주장을 반박했다.
태그

국정원 , 박근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