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주)가 한라그룹 계열사이자,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한라건설을 상대로 ‘일감 몰아주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7일, 한라건설은 계열사인 만도와 648억 3058만 원 규모의 한라그룹 연수원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사비는 지난해 한라건설 매출액 대비 3.85%에 달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올 11월 30일까지로 1년 내 연수원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만도 역시 지난해 11월 26일, 한라건설과 연수원 신축공사 계약 금액으로 452억 8백만 원(4/4분기 지급 가능액)을 공시했다. 거래 조건은 ‘현금’ 거래이며, 계약 체결방식은 ‘지명경쟁입찰’이었다.
현재 한라건설은 현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한라건설은 만도 지분 전량(364만주)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3000억 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만도가 한라건설에 ‘현금 퍼주기’에 나서며 계열사 부당지원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속노조 만도지부 관계자는 “갑자기 600억이 넘는 돈을 들여 그룹연수원 설립에 나선 것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할 만큼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한라건설에 ‘현금 몰아주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설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공사 진척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기공식 이후 400억이 넘는 공사비를 공시해 현금으로 지급한 것은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회사 측은 계약금액 20% 수준을 지급했다고 해명했지만, 그렇다면 452억이라는 공시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부당지원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경제법 등의 부당지원행위는 단편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다만 신고가 들어왔을 경우 위원회에서 복합적인 조사를 통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간 부당거래는 이미 오래된 사회적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내부거래 규제 강화 방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만도는 ‘부당지원행위’ 의혹과 함께 도덕적 해이 논란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만도는 지난해 공격적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 복수노조 건설 등으로 ‘노조파괴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안은 곳이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에 복수노조가 설립된 이후인 작년 10월, 만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한라건설 회장직만 맡으며, ‘한라건설’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만도의 최대주주(19.99%)인 한라건설은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로부터 24년간 무분규를 유지했다며 ‘노사 상생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구설에 올랐다. 한라건설의 최대 주주는 정몽원 회장으로, 지분율은 24.28%에 달한다.
당시 금속노조는 “만도지부의 노사관계를 파탄 낸 장본인인 한라자본에게 고용노동부가 앞장서서 노사상생협력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며 “지금이라도 즉각 박탈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비판했다.
김희준 만도지부 비대위원장은 “건강한 노조활동을 할 때는 한라건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언로가 차단돼 재벌총수가 마음대로 전횡을 일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만도 회사 측 관계자는 “만도지부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그룹들도 다 (부당지원행위에) 포함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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