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현대자동차 브랜드 슬로건은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다. |
김씨는 원래 2010년 11월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했다. 투싼에 연료탱크를 부착하는 일이었다. 일은 고됐지만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다. 2012년 7월 김씨는 현대차 직원이 됐다. 비록 6개월짜리 ‘촉탁직’이지만 현대차 대표이사와 계약을 맺은 엄연한 ‘직영’이었다. 이미 한 달 전쯤부터 현장에는 ‘하청업체에서 일한지 2년이 안 된 사람들은 현대차 촉탁직으로 넘어간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편으로는 ‘촉탁직은 얼마 못 가 잘릴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을 방법도 없었다. 김 씨는 “만약 촉탁직 안 간다고 했으면 업체 계약만료될 때 잘렸겠지요.”라고 말했다.
촉탁계약서를 쓴 다음날 회사는 김 씨와 함께 촉탁으로 넘어온 사람들을 모아놓고 안전교육을 했다. 그 자리에서 현대차 관리자는 “(6개월 계약했어도) 근태만 좋으면 2년 동안 계속 할 수 있고 정규직을 뽑을 때도 촉탁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김 씨는 촉탁직으로 최소 2년은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면 정규직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관리자는 6개월 후 김씨를 해고하며 “업체에서 일한 기간도 ‘2년’에 포함하는 것으로 인사팀의 정책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를 때는 업체에서 일한 기간 다 따져서 2년이라면서 막상 퇴직금 한 푼 받아본 적 없다”며 억울해했다. 촉탁직으로 일한 건 빼고 업체에서 일한 기간만 따져도 1년 8개월인데 김씨는 퇴직금 한 푼 받지 못 했다. 일을 한지 1년이 되기 며칠전 회사에서 김씨를 불러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다시 계약서를 쓰고 일을 했다. 회사는 퇴직금 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대놓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에 나올 때도 ‘사직서’를 썼다. 사직서를 쓰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건 며칠 후에야 알았다. 김씨는 “차라리 파견법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 비정규직이라도 안 잘리고 일할 수 있었을 거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4공장에서 촉탁직으로 일하고 있는 최 모씨는 2월 27일이면 회사를 나가야 한다. 최씨는 2011년 3월 1일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했다. 김 씨와 마찬가지로 2012년 7월 15일 6개월짜리 계약서를 쓰고 촉탁직이 됐다. 2013년 1월 14일 계약이 만료됐지만 계약서를 다시 쓰지는 않았다. 최 씨는 계약이 6개월 더 연장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7일 회사는 최 씨를 불러 “2월 27일까지만 일을 한다”는 계약서를 쓰라고 했다. 2월 28일이 되면 최 씨가 현대자동차에서 일을 한지 꼭 2년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계약서 작성일을 이틀전인 15일로 적으라고 했다. 현대차 본관 아반떼룸에는 최 씨 뿐만 아니라 작년 1월 15일 촉탁직으로 함께 넘어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관리자들은 그들에게 최 씨와 마찬가지로 현대차에서 일한지 2년이 되기 하루 전날의 날짜를 불러주며 계약서에 싸인하라고 했다.
작년 7월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파견대상업무가 아닌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불법파견’의 경우 사용기간에 관계없이, 즉 단 하루라도 ‘불법파견’으로 일을 했으면 사용사업주(원청)는 해당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현대차는 불법파견의 소지가 있는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1,600여명을 촉탁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하청업체와 촉탁직으로 일한 기간을 합쳐서 2년이 넘은 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잘라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에서 비정규직 담당 업무를 하고 있는 손태현 비정규직부장은 “산재나 결근 등의 이유로 항시적으로 필요한 여유 인원이 1,500여 명 가량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와 최 씨는 산재를 당해 쉬고 있는 노동자 자리에서 일을 하거나, 결근을 한 노동자 대신 일을 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최소 2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해왔다.
좌파노동자회 울산위원회는 지난 11일 현대차 공장에 대자보를 붙여 촉탁직으로 일하다 해고됐거나 해고될 예정인 사람들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다. 22일까지 연락 온 사람 중 해고된 사람은 10명, 해고 통보를 받은 사람은 15명에 달했다. 좌파노동자회 측은 “현대차 노동조합은 유니온샵으로 현대차 입사와 동시에 자동으로 가입된다고 정해져 있다”며 “노동조합이 촉탁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촉탁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휴=울산저널)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