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정치 공학에 매몰된 후보단일화 안 한다”

진보정의당 독자성과 정체성 강조...“독립적 가치 정립 못하면 소멸”

박원석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은 2단계 재창당 과정에서 2011-12년의 진보대연합 과정처럼 세력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공학적 접근보다는 당 정체성과 노선을 분명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진보정당의 독자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재보궐 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에 다시 매몰될 경우 진보정당은 소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2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보정의당은 길게 보면 올해 후반기까지도 정체성과 비전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다른 한편 원내외에서 그때그때 발생하는 현안 과제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내년 지방 선거 때 또 야권연대나 후보단일화 같은 방식에 실려 갈 수 없다. 그렇게 될 상황도 아니다”고 밝혔다.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지방선거에서 공학적으로 판단해 후보단일화 같은 방식은 우리도 안 할 생각이다. 진보정당이 독자로 가야 진보정당”이라며 “다만 위로부터 공학적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국민적 압력에 의해 민주당과 통진당까지 포함해 누군가 하나로 해야 할 조건이 되면 할 수밖에 없지만, 이제부터는 민주당과 차별성도 없고 연대 원칙도 없이 정권교체가 급하다고 하니까 몰려갔던 방식으로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진보정당이 독립적으로 설 가치와 이유를 스스로 발견하고 정립하지 못하면 우리는 소멸할 것”이라며 “지역기반도 없고 의원 수도 작은 진보정당은 굉장히 냉혹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계급정당 노선을 표방한 김소연.김순자 후보가 보여줬듯이 우리는 계급정당 노선으로 다시 환원해서 어정쩡하게 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우리는 가치와 비전에 있어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사회주의 정당이나 통진당의 엔엘피디알(NLPDR) 노선이 대두되는 정치 노선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현대화된 생활정당과 민생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사회주의 정당이나 공산당도 있어도 되지만 그 길은 우리가 갈 길은 아니”라며 “마찬가지로 반대쪽의 민주당이나 안철수의 길도 우리의 길은 아니다. 진보정당은 민주당이나 안철수와 다른 선명한 무엇이 필요하며, 당분간 다수대중에게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더라도 그걸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한다”고 설명했다.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최근 노회찬 공동대표가 당노선으로 제시한 사회민주주의를 두고는 “당내에 고민은 많는데 ‘~주의’가 선언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주의’가 ‘~주의’에 갇히면 역동성이 떨어진다”며 “이미 민주노동당부터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등에서 사민주의적 시도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민주의 표방이 갖는 현존 사회 체제와 정치 세력으로서의 정치적 의미는 있다”면서도 “사민주의가 복지국가처럼 한번 유행하다 끝날게 아니라면 사민주의의 독특한 이데올로기적 특징과 나름의 가치와 조합 등을 갖춰야 하는데 흩어져 있는 여러 문제의식과 경험을 모으고 공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급한 조직현안, “당정체성 수립”

한편 진보정의당의 주요 간부들은 당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조직 현안으로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 수립’(56.3%)을 첫 손에 꼽았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당이 추구해야 할 기본 방향도 ‘당의 정체성 확보와 내적 실력 쌓기’(70.7%)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박원석 원내대표의 지적처럼 대선이후 진보정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는 진보정의당 부설 진보정의연구소(이사장 최순영, 소장 조현연)가 지난 1월 14일~17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광역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까지를 포괄하는 주요 간부 263명을 대상으로 벌인 ‘당 주요간부 1차 의식조사’에서 나왔다.

이 조사에선 당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복지국가 모델(당 노선)로 ‘스웨덴형 복지국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이 지향해야 할 성격은 ‘시민 참여 진보정당’을 꼽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민주통합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공조’(65.6%)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일부와의 통합’(14.0%)이나 ‘독자 행보’(14.0%)보다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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