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노동배제’ 정책, 박근혜 정권도 이어갈까

박근혜 정권의 ‘노사정위’ 활용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전, ‘늘/지/오’라는 일자리 정책을 노동공약의 핵심으로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관계를 포함한 노동현안에 대한 정책은 전무해, 이명박 정부의 ‘노동 외면 정책’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타임오프나 복수노조에 따른 창구단일화 문제 등, 노조법과 관련한 민감한 의제들은 ‘노사정위’를 통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 약속했다. 노사정위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사회적 대화 기구로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에서 노동 분야의 전문가가 배제되고, 대선전 약속했던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을 사실상 파기하면서, 박 당선인 측의 노동현안 해결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과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는 29일 오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2013 노동정책 전망과 새 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 이정식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박근혜 정권의 ‘노사정위’ 활용 방안은?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가 ‘노동 배제’ 정책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MB가 노동배제 정책을 시행해 온 것을 인정하며, 이에 따라 정부 초기부터 노사 불안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 의원은 기존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로 노사관계에 새로운 활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현재 노사정위원회의 위치보다도 훨씬 높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이를 청와대 직속으로 두고 운영해 가면 노사관계가 한층 성숙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과 운영에 대한 전망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노사정위는 국민대통합위원회와는 달리 가며, 기능 역시 분리될 것”이라며 “노사정위는 기본적으로 노사문제를 다루지만 교육, 의료, 인종, 물가 등의 아젠다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노사정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중앙노동단체와 중앙경제단체 아니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계속 참여를 하지 않고 있어 반쪽짜리에 불과하며 이 같은 구성을 탈피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대표, 협력업체 대효, 소상공인 대표 등 다양하게 위원이 구성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 노사정위가 노조법 날치기 과정에만 매몰돼 있었다는 비판을 받으며, 협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상실해 온 만큼 실효성 논란도 예견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노사정위에서는 노동정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주요한 정책은 블랙홀로 작동하게 했다”며 “노사정위나 사회적 대타협도 좋지만, 그 전에 정부의 사전 기획이 있어야 하는데 공약에도 보이지 않고 인수위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자칫하면 이명박 정권의 정책처럼 유야무야 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MB정부에서 노사정위는 노조파괴를 같이 방관했고, 정부가 나쁜 법을 만들려고 할 때 손뼉을 쳐 왔다”며 “노사관계는 노사정위가 아닌, 정부가 직접 칼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도 “무리한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은 의원은 “노조 입장에서 사회적 대화라 하면, 강간당한 노동자에게 먼저 결혼을 요청하라는 것과 같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노조파괴, 정리해고 다 해놓고 사회적 대화에 나올 의지가 있을 리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정부가 정리할 것은 정리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노조나 사용자도 나올 수 있으며, 지금의 사회적 대화는 무리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여느 선진국은 나쁜 일자리 없나”

일자리 정책과 최저임금 현실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유선 소장은 “종례에는 경제성장이 줄어들고 취업자가 늘어나는 양상인데, 이는 65세 이상의 연금대상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먹고살 방도가 없어 어떤 형태로든 노동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라며 “현상적으로는 취업자가 늘어나지만 실제 내용 자체는 삶이 핍박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수미 의원 역시 “휘발성,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양극화로 연결된다”며 “장기간 근속 가능한 일자리를 늘리고 한국사회의 일자리 구조를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박근혜 당선자가 내걸었던 고용률 70%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완영 의원은 “대한민국 노동시장은 많고, 고용하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는 사람을 못 구하고 있는데 정책 담당자는 일자리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고용률에 너무 묶이면 안 된다고 보며, 고용친화적 기업 창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매출 성장, 청년창업 육성 등의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수미 의원 등이 지적한 ‘나쁜 일자리’의 증가에 대해서도 “어느 선진국이든 나쁜 일자리가 없을 수 없으며 좋은 일자리로 100% 채워지기는 어렵다”며 “나쁜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현실화와 관련해서는 “2007년에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당시 의료가공업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물었더니, 좋지만 올리면 공장 문을 닫는다고 했다”며 “가슴 아픈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내하도급법에 대해서도 “입구는 유연성을 터 주되, 임금을 똑같이 지급하면 자연히 비정규직을 쓰지 않게 될 것”이라며 “사내하도급법에 대한 다른 대안을 주면 새로이 고민하겠지만, 저희가 볼 때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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