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000조, 불법 채권추심 남의 일 아니다

박원석 의원 토론회...‘가족 상환 요구’, 폭언·욕설에 신변 위협도

“50대 중반의 그녀는 아들 나이와 비슷한 추심원의 협박에 아무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들었으면 나이 값을 해야지. 아들 같은 사람한테 뜨거운 맛을 보겠어요. 남편한테 알려서 가정을 파탄시키겠다’ 등 차마 다시 떠올릴 수도 없는 폭언을 들어야 했다”

“채권추심이 시작되었는데 본인에게 하루에도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하는 등의 직접 추심으로 그치지 않았다.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방문을 하고 친구인 척 집으로 전화를 거는 등의 빚 독촉도 병행됐다”

“채권 추심원이 딸에게까지 전화를 해 대신 갚을 것을 강요했다는 이야기는 그녀를 거의 최악의 낙담에 빠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추심원은 딸에게 대신 상환하지 않으면 대학 교수에게 찾아가 사실대로 이야기 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했다고 한다. 딸은 심한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며 정상적인 학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도를 넘은 불법 채권추심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이 30일 개최한 불법 채권추심 상담사례 발표 및 대안마련 토론회에서 나온 ‘가족에게 상환 요구’, ‘10년 전 빚까지 상환 독촉’, ‘직장에 전화’ 등 불법 채권추심 사례는 가계부채 1,000조 시대에 남의 일이 아니었다.

‘채권추심 상담사례 발표 및 제도 개선 모색’ 발제를 맡은 제윤경 (사)희망살림 상임이사는 상담자들의 다양한 불법채권추심 피해사례를 전하고, “현행 채권추심관련 법과 제도가 다소 모호하고 금융당국이 단속과 처벌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불법 채권추심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관련 법령의 개정을 촉구했다.

제윤경 이사는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악화되고 있어 더 많은 서민들이 불법채권추심에 노출될 수 있다”며 “조속히 불법 채권추심 근절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추심 상담 유형별 분류 [출처: 박원석 의원실]

토론자로 나온 백주선 변호사는 “불법 추심행위는 가계부채 해결이라는 큰 줄기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채무자에 우호적인 개인파산제도와 개인회생제도를 확립하고 과중채무자들에게 채무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효연 국회 입법 조사처 입법조사관(변호사)은 “부실채권이 원 금융회사가 아닌 제2금융권, 대부업체로 매각이 되고 있어 채무재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채권 매각 시 채무자에게 통지절차를 정비하고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석 의원은 “가계부채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채무자의 삶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며 “특히 언어폭력을 넘어 신변위협에 이르는 불법 채권추심은 가계부채의 대표적 폐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의원은 “일부 채권추심업자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부당한 방식으로 채권추심을 자행하고 있었다”며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더 많은 서민의 삶이 급속히 위협에 처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원석 의원이 지난 해 9월 2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사)희망살림 및 빚갚사와 함께 상담전화를 개설해 3개월 여 간 진행한 결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상담은 총 106건이 이뤄졌으며 이중 53건이 불법 채권추심 상담이었다. 토론회에선 10여 건의 대표사례가 발표됐다.
태그

가계부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