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기요금 국민세금으로 도와주는 꼴”

6차 전력수급계획, 수요예측부터 오류

정부의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발표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전력민영화의 우려가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2027년까지 전력 예비량을 22%까지 확보하기 위해 민간 화력발전량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의 6차 기본계획이 그대로 실행되면 6차 계획에 반영될 전체 1580만 KW의 화력발전용량 중 민간기업이 생산하는 양이 1176만KW로 전체의 74.4%를 차지하게 된다. 전체 발전총량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율도 현재 15%수준에서 30%까지 상승한다. “사실상 전력민영화”라는 지적도 있다.

야권과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전력수요를 과다하게 산정해 불필요한 전력확보를 위해 발전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핵없는사회공동행동은 “전기요금 등 수요예측 전제를 비현실적으로 잡아 전기수요증가율은 5차 계획보다 높게 잡아, 결과적으로 기준수요가 매우 부풀려져 지식경제부 계획대로라면 2024년에 세계 6개 전기과소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력수급 공청회 단상점거한 환경단체들 [출처: 녹색당 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groups/koreagreen/)]

민주통합당도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모형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홍의락 의원은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뽑아낸 결과(전력수급 기본계획)도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의락 민주통합당 의원은 4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 예측 중) 가장 큰 오류는 전기요금인상률을 물가상승률로 1/3만 반영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9년부터 전기요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실제 물가인상률보다 전기요금인상률을 낮게 책정해 수요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결론을 내놨다는 것이다.

홍의락 의원은 산업용 전력이 전기소비량의 55%를 차지하고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의 전력수요는 전체의 18%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현실화가 되지 않으면 국민세금으로 대기업을 도와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탈핵에너지국장도 지난 1일,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지경위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방만한 전기 소비 탓에 발생한 전력난을 해결하려고 국민 세금으로 기업들을 지원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2008년부터 3년간 30대그룹 대기업에 전기요금으로 2조9500억 원, 연간 약 1조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는 가스, 석유보다 월등히 저렴해 지난 10년간 산업용 전기사용량은 63% 증가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도 “에너지가격의 왜곡이 심각해, 연간 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으로 에너지의 공적개념이 희박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인다. 이번 6차 기본계획에서 사업권을 따낸 기업은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와 GS EPS, SK E&S, 동양파워 등 대기업 계열사인 민간발전사 등 총 8곳이다. 홍의락 의원은 “(전력생산에) 민간기업이 들어오면 우리 산업자체가 대기업에 특혜를 주게 돼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대기업의 정유업 진출 이후 유가를 관리하지 못하듯 전기요금도 관리를 못하게 되는 일이 올 수 있고, 요금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전 측에서도 이번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지난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력수급 기본계획 공청회는 발전노조와 환경단체들의 단상점거로 무산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한전 측에서도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지경부와 한전이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데다가 한전은 내심 분사된 발전자회사에서 재통합을 원하고 있어 민간발전사 확대를 반길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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