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4일 쌍용차 본사를 찾아 이사회를 주재해 쌍용차가 기록한 실적과 재무재표 등을 확정하고 앞으로 투자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 기업노조와 만나 투자계획과 더불어 오는 3월 1일자로 복귀하는 무급휴직자 454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마힌드라측은 지난해 10월 향후 4~5년 동안 1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외신을 통해서도 9억 달러(1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3종의 신차와 6종의 엔진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마힌드라 투자 없이 쌍용차 가지고 있을 이유 없어”
이번 이사회의 주요안건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 프로젝트와 이에 따른 1.6리터 디젤엔진 개발 계획 확정이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2014년 말 출시 목표로 1.6리터로 작아진 소형 배기량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을 탑재한 소형 SUV ‘X10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마힌드라, 쌍용차 사측 입장에서는 향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X100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대부분의 SUV는 디젤 엔진을 탑재해 가솔린 엔진보다 경제성과 실용성이 월등해 SUV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UV 차량은 국내에서 25만6,923대 팔려 승용차 전체 117만5,891대 중 21.8%를 차지했다. 1년 사이 9.9%나 증가했고, 중형과 준중형을 웃도는 수치로 팔린다.
국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소형 SUV 모델이 등장하는 데,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캡처’ 등 소형 SUV 차량이 각사의 전략차종으로 출시된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마힌드라 입장에서는 X100과 1.6 디젤엔진 계획을 무조건 결정해야 한다. 결정하지 않으면 쌍용차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소형 SUV는 한국지엠, 르노삼성에서 내놓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아서 출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때문에 SUV차량 전문업체 쌍용차와 마힌드라가 뭔가 점수를 내려면 X100 프로젝트를 빠르게 확정짓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민규 정책위원은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이번 이사회에서 투자계획을 결정하거나 한 번 미뤄 다음에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말로만 투자...“투자와 국정조사 별개”
하지만 인도 마힌드라가 이번 이사회에서 확실하게 투자계획을 확정할 지는 미지수다. 앞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차도 말로만 투자를 약속했지 신차 개발은 한 대도 하지 않았다. 기술 유출 의혹도 제기됐는데, 지난 2009년 초 국고지원으로 개발된 쌍용차의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이 상하이차로 빼돌려진 사실을 밝혀내고 검찰이 관련자들을 기소하기도 했다.
역시 말로만 투자를 약속한 마힌드라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쌍용차 국정조사 개최 요구가 들끊고 있는 상황이라 여론을 무마시키고 국정조사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이번 이사회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정조사 요구가 올라오자 3년 6개월 가량 미뤄뒀던 무급휴직자 복직을 급하게 결정한 쌍용차였다.
또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국정조사 논란 때문에 마힌드라가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혀왔다. 쌍용차 기업노조도 같은 입장으로 서명운동, 쌍용차정상화추진위 발족 등 국정조사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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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오민규 정책위원은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하는 투자계획을 한 번 미뤄 국정조사를 못하게 압박하면서 벼랑 끝 협상 내지는 투자를 안 한다고 협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계획 여부를 떠나서라도 국정조사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혁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이사회를 열어봐야 알겠지만 마힌드라는 투자한다고만 했지 실제 투자한 적은 없다. 만약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여론무마용과 국정조사 회피용을 동시에 가져갈 것”이라며 “실제 투자와 국정조사는 별개의 문제이다”고 강조했다.
베일에 쌓인 진실 게임...이사회만 열면 끝나나?
마힌드라의 투자계획이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투자계획이 눈에 보이지 않아 쌍용차 1조원 투자설 ‘진실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때, 고엔카 사장은 9억 달러 투자 예정이라며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투자비용은 엔진 6종(쌍용차 3종, 마힌드라 3종), 신차 2종(쌍용 X100, 마힌드라 B100) 개발비용으로 소요된다”고 했을 뿐 세부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환노위에서 “마힌드라는 인도현지에서 2014년까지 2년간 9억 달러를 투자하는 반면 한국 쌍용차에는 2016년까지 4년간 9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밝혔는데, ‘인도우선, 한국나중’ 조치로 마힌드라가 2,200여명의 해고자와 희망퇴직자를 복직시킬 의사가 있다면 자기자본을 인도현지에 투자하기 앞서 한국 쌍용차에 직접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1조원 투자에 대한 진실 밝히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금 확보도 문제다. 같은날 김경협 의원은 “마힌드라가 한국 쌍용차에 9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를 정상화시킬 계획이라는 국내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인도 현지의 외신보도에 의하면 마힌드라가 자기자본으로 한국 쌍용차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쌍용차 내부의 자기잉여금, 쌍용차를 담보로 하는 금융대출, 외부차입금 등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사실상 쌍용차가 네 능력껏 자금을 만들어서 회사를 살려라는 것으로 정리해고자 및 희망퇴직자의 원직복직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오민규 정책위원도 “X100과 B100이 전혀 구분이 안 된다”며 “겉으로는 9억 달러 투자한다 어쩐다 하지만 거의 지금 쌍용차에서 나오는 돈과 은행, 정부 지원 등을 요구해 사실상 마힌드라 돈이 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해 쌍용차 이사회의 상반된 의견도 의문이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한 안건이 작년 1차, 4차 이사회에서 두차례 다뤄지는데, 1차 이사회에서는 전원 찬성으로 X100과 1.6 디젤엔진 개발이 승인되지만, 4차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반대 의사로 보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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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회는 2012년 10월 31일 기준 총 6명(사외이사 3명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다.[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베일에 가린 경영은 1차 이사회가 ‘X100과 1.6 엔진 개발 승인의 건’이지만 4차 이사회는 ‘MOU(양해각서) 및 M&M(마힌드라&마힌드라)과의 거래 관련 부속계약 체결 승인건’으로 확인될 뿐이다. 오민규 정책위원은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합작 개발 문제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쌍용차 X100과 인도 마힌드라의 B100이 과연 다른 투자계획인지도 의문이다. 오민규 정책위원은 “B100 계획이 완전히 베일에 쌓여 있어 알긴 어려우나 두 개의 투자 계획이 과연 분리되어 있는 지도 의심스럽다”며 “X100을 만들어야 B100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민규 정책위원은 “B100은 한국 시장이 아니라 경차, 소형차가 80%를 차지하는 인도 시장에 내 놓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사측이 X100을 2014년 말 출시해 연간 19만 대를 만든다고 한다. 쌍용차가 올해 총 12만대를 팔았는데,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꼬집으며 “한국에서 만든다는 건지, 인도에서 병행생산 한다는 건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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