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벌금 폭탄’ 3억

1년 10개월 동안 505명 연행, 22명 구속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사업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이 3억 원가량의 ‘벌금 폭탄’과 반복되는 연행과 구속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조차 해군기지 사업이 ‘사기’라고 지적해 국회 예산이 삭감된 바 있고, 최근 군항뿐만 아니라 민항 기능도 못하는 사업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국회가 예산 부대의견으로 70일간의 재검증 기간을 둬 사실상 해군기지 공사가 일단 중단되어야 함에도 해군 측은 공사를 강행해 왔다.

  [자료사진]

강정마을회에 의하면 2010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1년 10개월 동안 총 505명이 연행되거나 체포되었고, 이중 22명이 구속되었다. 공사 차량 막기, 공사 감시 활동 등 불법적인 공사 중단을 요구한 행위가 업무방해, 집시법위반, 일반교통방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소고발 됐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납부된 벌금액과 선고 금액은 3억 원가량이다. 문상빈 제주군사기지범대위 법률팀장은 “2012년까지 납부된 벌금액이 5천30만 원가량이고, 선고받거나 항소심이 진행되는 사건은 벌금액만 2억3천955만 원가량이다”며 “보석금으로 가납부된 금액과 소송비용 등은 전부 제외한 비용이 이 정도다”라고 전했다.

사건별로는 법원이 지난 2월 6일, 5천7백만 원가량의 벌금을 선고한 게 가장 많다. 강동균 마을회장을 포함해 여러 명의 병합 사건으로, 주되게 작년 3월 해군이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고 하자 주민 등이 화약 차량을 몸으로 막은 사건이다.

또 오탁방지막 미설치 등 해군이 불법 공사를 강행하자 2011년 바지선을 막은 사건으로 3천4백90만 원가량의 벌금이 지난 1월 31일 선고되기도 했다.

문상빈 법률팀장은 “명백한 불법 공사이기 때문에 공사 차량을 막으며 항의했는데,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의도적으로 벌금을 세게 때리는 것 같다”며 “예를 들어 덤프트럭을 5분만 막아도 벌금이 세다.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등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목인데, 다른 사건에 비해 유난히 벌금액이 많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신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업무방해 사건을 무겁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며 “마구잡이 고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옥 변호사는 이어 “공사 차량 범퍼를 팔로 5분 정도 잡고 항의한 사람에게 200만 원을 내라고 한다. 연좌농성도 CCTV로 찍어 경찰, 해군 등이 고소하는데, 활동가 1명에게 40건의 업무방해가 쌓였다”고 말했다.

고권일 강정해군기지반대책위원장은 “불법 공사인데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공안 사태로 규정해 벌금 폭탄을 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이어 “불법은 국가와 해군이 저질렀다. 원인을 제공한 쪽이 처벌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순서다”며 “우리만 처벌받는 것은 사법 정의가 무너져 돈 많고 힘 있는 자의 편이라는 것을 반증할 뿐이다”고 비난했다.

고 위원장은 “정부가 잘못된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하고, 사태 유발자를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을 사면해야 한다”며 최근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행보를 비판했다.

우근민 도지사는 지난 4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사법 처리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특별사면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고 위원장은 “불법 공사에 사과도 없이 사면 운운하는 게, 고향 지키는 불쌍한 사람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선처해 주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한편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오는 23일 서울 을지로에서 제주 해군기지건설 저지 평화활동과 법률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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