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이티 콜레라 책임 논쟁...8000명 사망

유엔 평화유지군 출처 콜레라로 사망...반기문 총장, 배상 거부

유엔이 아이티 콜레라 전염병으로 인한 5천여 명의 희생자 보상 요구를 거절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수많은 아이티 인명을 빼앗은 콜레라 발병과 관련해 평화유지군의 책임을 부인해왔던 유엔은 이제 면책특권을 이유로 배상도 거부하고 있다.

2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은 미셸 마르텔리 아이티 대통령에게 유엔 면책특권에 관한 1946년 조약을 인용하며, 유엔은 어떠한 청구인에게도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화로 밝혔다.

[출처: http://www.guardian.co.uk/ 화면 캡처]

2010년 초 아이티 지진 후 10월부터 발생한 콜레라로 약 8,000명이 사망해 아이티에 최악의 질병 재난을 낳았다. 아이티에선 유엔 평화유지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콜레라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엔 재난구조로 인해 이 질병이 야기됐다고 본다. 콜레라 발병 후 진행된 의학조사 작업 결과 콜레라는 네팔 유엔평화유지군으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0월 미국 콜레라 전문가 다니엘레 렌테인 박사는 “콜레라 유입의 가장 유력한 출처는 유엔 미레말레이스 캠프와 관련된 네팔 콜레라 변종 감염자”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티에서 (나타난) 콜레라 변종은 네팔의 콜레라 변종과 정확한 쌍을 이룬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엔은 불충분한 위생시설이 박테리아 출처가 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정확한 출처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고 전염병은 물, 위생, 공공보건 문제를 포함한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야기됐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

발병원인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던 유엔은 이제 배상과 사과 요구가 제기되자 면책 특권을 이유로 이 또한 거부하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유엔의 면책특권 조약 29절을 제시하고 자신의 면책을 적용하며 보상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조약은 1946년 유엔이 합의한 첫 번째 조약 중 하나로 유엔이 활동하는 국가들에서의 법적 보호를 부여하며 29절은 공식적인 자격으로 활동하는 유엔 관계자에 대한 면책을 규정한다.

보상 요구는 2011년 11월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변호사그룹인 “아이티 정의와민주주의기구(IJDH)”가 제기했다. 이들은 유엔에 국가 수자원, 전염병 통제를 위한 위생시스템 설치와 유족들에 대한 배상 그리고 “잘못된 조치”에 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IJDH 아이티 사무소 대변인은 유엔의 성명에 대해 “이는 매우 정치적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콜레라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사망한 아이티인의 수는 9.11 테러 희생자의 약 3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IJDH는 콜레라 전염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상담하고 있으며 유엔 입장을 알리기 위해 지역 순회를 계획하고 있다.

IJDH의 관계자는 “유엔은 인도주의와 면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없다”며 “시골 지방에 살고 있는 아이티인들은 유엔의 입장을 모르지만 알게 된다면 정의를 위해 우리가 싸우길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7월 콜레라에 감염됐던 한 아이티인은 “나는 콜레라 때문에 죽을 뻔했다. 유엔이 우리에게 매우 해로운 질병을 옮겼으므로 보상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콜레라를 막지 않는다면 우리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배상과 사과 요구를 거절하면서도 유엔은 전염병 억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유엔은 의료장비, 보건네트워크, 식수와 운하 개선, 학교 보건교육과 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에 1억1,800만 달러를 지출했다.

12월 유엔은 전염병 퇴치를 위한 사업에 나섰고 구두예방접종운동이 곧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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