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개방형 화장실 ‘인격 침해’ 국가배상 소송

천주교인권위, “유치인 감시 CCTV도 현행법 위반”

천주교인권위원회가 경찰서 유치장에 설치된 개방형 화장실과 CCTV에 대해 국가배상청구 소송이 제기됐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0년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됐던 피해자 45명은 각각 50만 원씩 모두 2천25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 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소송 대상이 된 경찰서는 서울청 산하 12개 경찰서 등 전국 6개 지방청 산하 21개 경찰서이다.

이들은 유치장 화장실이 밀폐돼 있지 않아 용변 보는 모습이 다른 유치인과 경찰관에게 노출돼 수치심을 느꼈다고 소송제기 이유를 밝혔다. 또 “유치인보호관이 감시하는 곳에서 유치실을 향해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용변을 보는 모습이 감시 및 녹화될 수도 있음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1년 유치장의 개방형 화장실이 유치인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경찰청은 2006년 유치장 화장실을 밀폐형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지만 천주교인권위원회가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정보공개 자료에 의하면 전체 화장실 925곳 중 밀폐형 화장실은 12.5%인 116곳에 불과했다. 밀폐형 화장실이 한 곳도 없는 경찰서가 전국 112개 경찰서 중 70개로 62.5%에 달했다.

지난 2월 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광역유치장 3곳에 대한 방문조사 결과, 일부 광역유치장의 경우 유치실 내 화장실의 높이가 1미터의 여닫이문으로 되어 있고, 밀폐되지 않아 냄새 및 소리를 차단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는 “이는 경찰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유치장 설계 표준규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경찰청장에게 시설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천주교인권위는 “여성 유치인의 경우 유치장 공간이 여성과 남성 영역으로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다수가 남성인 유치인 보호관의 감시를 받음에 따라 더 큰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천주교인권위가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매년 10만 명 안팎의 유치인 중 여성이 약 1만 명인 반면 여성 유치인보호관은 전국적으로 105명에 불과하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또 “자살 우려를 따지지 않고 유치인을 감시하는 CCTV설치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유치장 CCTV는 설치 목적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유치인의 프라이버시를 필요 이상으로 침해한다는 점에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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