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잉크(EIH)사가 실질적 대주주인 하이디스는 작년 말 대규모 권고사직을 실시하고 올 1월부터 휴업에 돌입했다. 올 5월 만기도래하는 하이디스의 366억원 채무를 값기 위해서는 본사의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현재까지 사측의 자금 투입계획이 부재한 상황이다. 때문에 회사 설립 뒤 2번의 부도와 매각사태를 겪었던 노조와 지자체는 투자 없이 기술유출에만 전념해온 이잉크사의 하이디스 자본철수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디스는 현대전자가 2001년 최종 부도가 난 이후 분리 매각되던 2002년 중국 비오이에 매각되었다. 하이디스는 8천억원 매출에 1천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는 기업에서 비오이가 경영한 4년간 3천억원 매출에 2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기술 먹튀를 끝낸 비오이는 2006년 하이디스를 부도처리하고 중국으로 철수했다. 하이디스는 약 2년간의 법정관리를 거쳐 대만의 이잉크 사에 재매각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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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디스의 10년 손익 추이 [출처: 한지원 발제문(‘외투기업 규제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 |
발제자로 나선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4천 3백여 건의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고 2006년 하이디스를 부도처리 하고 중국으로 철수한 비오이에 이어 현재 하이디스의 대주주인 이잉크 역시 투자 없이 하이디스의 기술을 이용한 대만 본사의 영업 확대에만 주력해왔다”고 비판했다. 실례로 이잉크사는 2009년부터 하이디스의 기술로 특허 공유 계약을 맺어 이득을 챙겼고, 경영위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지난해에는 하이디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LCD 외주 생산 전문 업체들과도 특허공유 계약을 체결해 하이디스에는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가 비단 하이디스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지원 씨는 “정부와 지자체에게 법인세와 소득세, 취득세 등의 조세 감면을 비롯해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외투 기업들의 경영 행태는 노동탄압과 자본유출, 기술유출 등 그야말로 막장에 가깝다”며 여러 사례들을 설명했다. 현재 금속노조에 대해 탄압을 계속하고 있는 3M과 파카한일유압, 발레오전장, 포레시아, 보쉬전장 등은 모두 외투기업들이며, 상하이차의 쌍용차 기획 부도를 비롯해 르노삼성, 한국GM, 론스타 등에서 보듯이 외투기업들의 자본유출도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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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 씨는 “상하이차가 2007년부터 전산망 통합으로 쌍용차 기술을 유출한 수법은 이미 2004년에 비오이가 하이디스에서 해왔던 일이며, 기술진들을 중국으로 데려가 본사 투자 사업에 이용하고 핵심 기술을 이전 뒤 한국회사를 부도처리하는 방식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기업에 의해 부도가 난 뒤 본사에서 투자 없이 기존 시설만 갖고 최대 이익을 뽑아내는 기업 운영도 하이디스의 이잉크 사나 쌍용차의 마힌드라나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외투기업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회가 외투기업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하며, 이잉크사는 지금까지 하이디스를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만큼 장기적 투자 계획과 단기적 자금 확보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뒤에는 노조와 지자체,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정부의 무분별한 해외매각과 그로 인한 자본유출과 기술유출, 구조조정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토론자 모두가 공감하는 바였으나 방안에 있어서는 시각 차가 있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정부의 외투기업에 대한 규제 등을 필요한 조치로 꼽았다.
배재형 금속노조 하이디스 지회장은 “서바이벌플랜을 마련하겠다는 회사가 말하는 핵심은 비용절감과 정리해고, 구조조정”이라며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정부차원의 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강화와 해외자본의 관리감독 강화,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우정 금속노련 하이디스노조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투자가 안 됐기 때문에 발생했다. 당장 큰 액수가 어렵더라면 ‘보안투자’ 수준이라도 필요하다”며 “또한 지식경제부에서 원천기술도 보호해줘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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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셀] |
지자체와 정부관련 부처 관계자들은 무분별한 해외매각의 책임이 정부에게도 있으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노사 상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홍 이천시 기업지원과장은 “알짜 첨단기업의 무분별한 매각을 진행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기술유출을 제재해야 한다”면서도 “노사 공동으로 협력해야 상생과 합리적인 고통분담으로 대만본사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도 “사태 해결의 핵심은 대만 본사에 있다”면서 “노조 측에서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니,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한 고동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장은 “현재까지 하이디스 사측은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있어 노동관계법상 위반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후추라도 발생하면 조취를 취할 것이다”면서 하이디스 사태 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들이 대책회의를 상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처장은 “하이디스 상태는 명백하게 국가의 책임”이라며 “무분별한 정부의 해외매각 정책이 실패해 발생한 일을, 왜 노사상생 혹은 고통분담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떠넘기냐”고 반박했다.
그는 “하이디스의 경우 무방비 상태로 자신들의 고급기술과 자산에 대한 불법유출을 감내해야 했다. 현행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58종의 기술만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놨는데, 어떤 기업을 보호하고 어떤 자본을 경영에서 배제해야 하는지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 러시다 등 동종업계의 후발업체나 정체불명의 사모펀드, 투자은행 등 투기자본은 경영권에 접근할 수준의 주식취득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꼽았다.
또한 “기술인력에 대한 보호조치가 절실하다”며 “정리해고의 문제는 노동인권의 사항이지만, 산업보호라는 관점에서도 중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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